2014년 4월 8일로 예정된 MS의 윈도XP 지원 중단은, 풀어 쓰면 더이상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MS의 선언이다.
MS 입장에선, 자동차도 팔고나서 2~3년만 A/S 하면 되는데 제품 팔고 10년 넘게 A/S를 했으니 할 일을 다한것을 넘어 너무 많이
해서 이제는 '그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시일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쏟아지는 언론보도나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의 반응이 좀 뭔가 미덥다. 마치 지원 종료일이 지나면 윈도XP
PC가 가동이 멈추는것과 같은 뉘앙스를 풍기면서 업그레이드를 서둘러야 한다고 부추기거나, 윈도XP를 사용하는 ATM기기에서 문제가 생겨 혹시나
하는 대란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염려들을 늘어놓거나, 지원종료와 함께 윈도XP PC가 해킹을 당해 나의 소중한(?) 개인정보나 소중한
자료들이 유출될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비전문 기자들이 쓰는 기사들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 기사에 자기 이름 석자 알려보겠다고 친절하게 윈도XP를
교체하고 업그레이드를 해야한다는 코멘트를 날려주시는 전문가들이 진심을 담아 그런 말씀들을 하시는 것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맞는 윈도XP 교체론자들
필자는 왜 수많은 윈도XP 교체론자들이 지원 종료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ATM기 이야기를 자꾸 꺼내는지, 그러면서 사회적 불안이
발생할것이라는 둥,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것이라는 등의 소비자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이해는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는 일차적으로 ATM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과, 은행에 부품을 납품하는 MS의 문제이다. 부품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것으로 예상되니, 서비스 제공자는 부품을 교체하든, 기계를 통채로 바꾸든, 아니면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유지하든, 은행이 결정할 일이며,
은행이 책임을 질 일이다. 소비자가 일일히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상관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정말로 지원 종료가 보안에 정말 치명적이고, 은행들이 이를 중요시한다면 큰 돈을 들여 ATM을 다 바꾸던, MS에 업데이트를 따로
구입하던 해결을 하겠지만, 2주가량 밖에 남지 않은 현재도 큰 변화가 없는것을 보니, 결론은 두가지로 대략 유추된다. 윈도XP 지원종료가
ATM기 운영과 보안에 큰 문제가 없어서 현재대로 유지해도 되는 케이스이거나, 아니면 은행들이 정말 보안에 둔감하거나. 전자라면 교체론자들은 왜
쓸데없이 불안감을 조성하는지 답들을 해야 할 것이고, 후자라면 은행들은 다시한번 사회적 암덩어리가 되어야 할 것이고.
(하긴 개인정보도 열라게 유출했으니 후자의 경우도 가능은 하겠다. 필자도
털렸다)
교체론자들은 윈도XP가 보안을 고려하지 않은 OS이기 때문에 상위 OS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지원 가능한
지금이나, 지원 중단되는 4월 8일 이후나 윈도XP는 항상 보안에 문제가 있고, ATM기들은 지금이나 그 이후나 똑같이 해킹에 노출되어 있다는
말이 된다. 아니라면 MS의 지원을 전제로 윈도XP는 보안에 완벽한 OS가 되어 MS의 지원이 존속되는 한 굳이 상위 OS로 교체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교체론자들이 여전히 위험하다 주장하는것을 보니 이는 MS의 지원 하에도 윈도XP는
보안에 여전히 위험하다는 뜻이며, 지원 종료 이후나 지금이나 위험 LEVEL에는 차이가 없다는 논리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윈도XP의 지원 종료와 상관없이 ATM기던, 공공 영역에서 사용되는 윈도XP 기반의 컨트롤 PC이던,
상업적 서비스 제공자는
보안을 최우선으로 장비를 관리해야 하며, 보안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즉시 해결해야 한다. 전문가를 두고
장비를 잘 관리하는 그들이 알아서 할 문제이고, 그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정부와 사회가 강제 이행명령을 내리면 된다.
교체론자들의 언론보도를 포함한 주장같이 지원종료로 인해 당장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기정 사실인양, 소비자 개개인에게 불안감을 주는 식으로 기사가 쏟아져 나올 필요는
없다.
공공분야의 보안문제엔 아낌없이 투자해야. 멀쩡한 기기를 교체한다니?
또다른 윈도XP 지원 종료에 대한 반응은, 전혀 문제없는 윈도XP를 지원을 중단해 멀쩡한 장비들을 다 가져다 버리게
생겼다는 식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지난 2007년 부터 신권으로 교체된 지폐들로 인해 폐기되고 새로 설치된 그 수많은 ATM기들에 대해,
어느 곳에서도 쓸데없이 지폐모양을 바꿔서 멀쩡한 ATM기 못쓰고 버리게돼 사회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글은 본적이 없다.
공공의 서비스 영역에서 사용되는 장비라면, 그리고 윈도XP가 정말 문제가 있고 상위 제품이 조금이라도 보안과 성능이 좋다면 그 효용성과
비용을 가리지 않고 좋은 장비를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옳은 것이며, 소비자들이 오지랖 넓게 그들의 추가지출로 인한 수익감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개인정보 털리는 것도 짜증나는데) 0.1%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지출하는 것이 보안이다.
이러한 인식은
보안을 효율성의 잣대로 바라보며 현재와 같은 공공정보개인정보의 공공정보 사태를 만들어낸 주된
문제 일 뿐이다.
개인용 윈도XP PC 교체는 억지. 기본 관리만 제대로 해도 충분해
앞에서 상업적, 공공적으로 사용되는 PC에 대한 이야기는 했으니, 그외에 단순한 인터넷 터미널용 혹은 클라이언트용 윈도XP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보자. 윈도XP 지원이 종료되면 보안에 문제가 있으므로 집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PC의 OS역시 상위기종으로 업그레이드해야만 한다는
교체론자들의 주장에 필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필자의 회사 앞에는 흔히 말하는 동네슈퍼를 운영하시는 어르신이 한분 계신다. 어디서나 볼수있는 평범한 구멍가게
슈퍼이고, 언제나 그렇듯 어르신은 계산대 앞의 PC로 인터넷을 하면서 뉴스를 보시거나 재미있는 글이나 동영상을 보시면서 생활하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아버지시다.
그분 역시 10년도 더 된 오래된, 당연히 윈도XP가 탑재된 PC를 사용하고 계시지만, 필자는 그분께 '어르신 윈도XP가 지원
종료되어 보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것이니 OS를 업그레이드 하시거나 PC를 교체하셔야 합니다' 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지 못하겠다. 혹시나 어르신께서 물어보신다면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이랑 방화벽 프로그램만 꼭 설치하시고요, 지금까지 윈도XP업데이트만 빼먹지 마시고 설치하셨다면 계속 쓰셔도 됩니다' 라고
말씀드리겠다. 대신 'PC가 느리시면 그때 바꾸셔요' 라고 추가하는 것도 잊지 않겠다.
대부분의 단순 인터넷 터미널용 PC나, 개인용 PC는 윈도XP가 지원 종료되더라도 백신과 방화벽만 제대로 설치하고 몇일전 발표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윈도XP 전용 무료백신과 지금까지의 윈도XP 업데이트만 모두 되어 있다면 그냥 사용해도 된다. 물론 걱정이 된다면
인터넷 뱅킹은 그 PC에서 하면 안 될 것이고, 상위OS로 당연히 업그레이드 하시면 된다. (어차피 털려고 마음만 먹으면 지금도 전문가가 수십초만 작업하면 공인인증서는 뚤린다).
굳이 사족을 추가하자면그러한 윈도XP 구형 PC라면 대략 사용기한이 최소 7~8년 정도 된 제품일 터이니 느리고 전력 소비가 많은 PC
인내심 기르면서 쓰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빠르고 쾌적한 새PC를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가격도 싸다. 30만원이면
날라다니는 PC를 구매할 수 있다.
교체론자들, 무엇을 원하기에 필요이상으로 호들갑을 떠는가?
금번 윈도XP 지원종료와 관련된 언론 반응이나 기타 사항들을 살펴보면서, 갑자기 14년전의 Y2K 사태가 떠오르는 것은 왜인지 잘
모르겠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젊고 패기넘치는 그시절로) 온 나라가 난리나는 것으로도 모자라, 연일 모든
미디어를 통해 PC가 고장을 일으켜 병원에 기계가 망가진다는 둥, 은행에 예금이 사라진다는 등 연일 시끄럽게 떠들어댔지만, 정작 2000년 1월
1일이 되어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놀라운 사건 말이다.
윈도XP가 첫번째로 업데이트가 종료되는 OS도 아니다. 서버로 사용되는 그 수많은 리눅스들, 수년째 커널 업데이트 없이 서버로서 잘
돌아가고 있다. 진정한 보안위협은 그런곳에 있지 윈도XP에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MS의 윈도XP 지원이 종료된다고 해도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남아있는 업데이트도 제대로 되지 않은 좀비 가능성이 농후한 구형
윈도XP PC들도 그대로일 것이고, 당장 비용이 없거나 필요성을 못느껴 업그레이드 없이 잘 관리하며 사용하는 윈도XP PC들도 그대로일 것이다.
혼란은 없고 바뀌는 것도 없다.
교체론자들은 무엇을 위해 ATM과 공공영역의 컨트롤 PC까지 들먹거리면서 윈도XP 지원종료 이후의 불안감을 부추기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낫겠다. 그 PC들은 너무 느려터져 인내심이 있어야만 쓸 수 있고, 보안문제까지 발생하니 이번기회에 새것으로 바꾸심이
어떠하시냐고 말이다.
물론, 그로인해 MS와 관련자들의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교체에 동조하는 이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지 모르는 뒷 이야기들은 절대로
수면위로 부상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뉴스] 인텔 11세대 CPU의 윈도우 11 업그레이드 불가 이슈, 약 2년 반만에 완전 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