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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상당히 주관적임을 미리 밝힙니다. 거기다 나름 생각해 뒀던 것들이 좀 돼서 꽤 길더군요. 내용도 보드나라 사설 같은 식이라 여기다 올린다기보단 차라리 제 얼음집같은 데다 올리는 게 더 낫다고 보지만 뭐 이번 런칭이벤트 참석한 댓가랄까, 아니면 그 날 발표하신 분이 파워블로거 운운하는데 뭔가 보여주긴 해야 싶달까...(어이) 뭐 막판에 결론 따로 쓸테니 좀 귀찮다 하시는 분들은 결론만 보시는걸 추천.(근데 그럼 저 울지도. OTL)
솔직히 그 날 발표하신 내용만으로는 이래저래 좀 부족 & 애매하다 느꼈는데 감자나무님이 올려주신 글로 좀 더 방향이 명확해졌기에 그걸 많이 참고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일찍 올려주신 감자나무님께 감사를. ^^
엔당이 요 근래 대대적인 삽질을 하고 있었단 건 잘 아실 겁니다. 사골 우려내기의 진수를 보여준다던가, 신제품 런칭이 엔당 답잖게 무지하게 늦었다던가, 신제품이라고 나온 놈이 상당한 변태(?)라던가 하는...
원인이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에이당의 물건이 예상 외로 뛰어났다는 점 외의 다른 건 엔당의 정책 문제니 제가 알아볼 수 있는 바가 아니고, 문제라면 그 원인으로 인한 결과에 대한 대응의 방향이 상당히 엄하게 흘러갔다는 점이더군요.
글쎄 뭐 자신은 없습니다만, 그 날 발표자분의 뉘앙스로는 아마도 엔당 수뇌부에서 차기 칩셋의 설계 방향에 대해 좀 갈팡질팡한 듯 보입니다. 과거의 엔당 방침은 신기술의 급격한 도입보다는 대중적인 기술을 고클럭(아 물론 효율적인 설계는 기본이죠)으로 포장해서 다들 고성능의 글픽을 쓰게 하자는 것이었는데, 이번 제품에 관해서는 방향이 180도 어긋났거든요.(물론 엔당이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때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전반적인 흐름에서 보자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듯 싶네요. 하드웨어 T&L, GPU개념의 정립, 쉐이더 적용 등인데 쉐이더야 다이렉트X에서 적용한 기술이라고 봐야 하는 게 더 맞지 않나 싶으니. 하드웨어 T&L은 GPU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이었으니 이것도 GPU에 종속된 신기술이라고 보면 될듯)
제 생각으로는 엔당이 새 글픽 제작 사이클의 주기가 짧아져 가는 부담을 덜기 위해서 이번같은 모험을 했다고 보는데, 인텔이 펜 2 넘어가면서 소켓을 슬롯형으로 바꾼 것에 비유하면 맞지 않을까 싶네요.
발표회 이전의 뉴스들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번 47(8)0은 제가 봤을 때 글픽 자체의 성능에 대해서는 그닥 신경을 안 썼다는 느낌이 역력합니다. 이게 뭔 소리냐 하시겠지만 이벤트 때 발표자님도 중간에 말씀하시더군요. "우리 기존 환경에서는 성능 낼만큼 내 봐서 우리는 이번 글픽 설계할 때 상대방이 벡터방식으로 가는 거에 경쟁한 게 아니고 스케일러 방식으로 갔다"
그럼 엔당이 주시한 건 대체 뭐였을까? DX11, 테셀레이션이나 피직스 성능향상도 있지만 전 사실 이것들보다 CUDA에 가장 촛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DX11, 테셀 등은 솔직히 당장 될 분야가 아니거든요. 패키지게임이면 모를까 게임계의 주류가 된 온라인게임은 아직도 DX 9을 쓰는 곳이 있을 지경인데.(2D긴 해도)
3D 비전마저도 당장은 아니라 봅니다. 제가 그 날 발표회장에서 데모 시연을 두 가지 해봤습니다. 모니터 3개로 연결된 니포: 쉬프트랑 1개에 연결된 아바타: 더 게임의 3D 비전요. 그런데 둘 다 가끔씩 화면이 튀더라구요. 거기다 아바타는 더 황당한 게 고개를 왼쪽으로 어느정도 돌리면 완전히 화면이 나가 버리더군요. 오른쪽으로 돌렸을 때에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는데요. 그래서 직원분한테 여쭤봤더니 아직은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사실 3D 비전같은 거 공개가 잘 안 돼서 그렇지 이것도 나름 개발역사가 있는 물건일텐데 아직까지 그런다는 걸 보면 이것도 당장 상용화는 좀 요원하다 싶더군요. 거기다 게임 자체도 아직은 문제가 있었던 게, 쉬프트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아바타는 화면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액션게임이다 보니 프레임의 변화 폭이 상당히 커서 그거에 3D비전이 잘 못 따라가는 듯 싶더라구요. 레이싱게임이야 폭이 그다지 넓진 않으니까요.
제가 CUDA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것입니다. "새로운 파이를 만들었다. 그것도 영양가가 풍부한 놈으로"라는 거죠.
에이당이 GPGPU같은 것에 신경쓰지 않는 사이에 이런 걸 쓸 시장에 파고들만큼 파고들어서 시장 장악을 하겠다는 건데, 발표자님도 이걸 언급하셨습니다. CUDA 사용자들에 대해서 라이브러리, 샘플, SDK 지원 등을 하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가 만든 것이라 업뎃 같은 것도 컨소시움에서 추진하는 OPENCL이나 다이렉트 컴퓨팅에 비해서 빠르다고. 이거 보면서 엔당에서 게임 쪽을 지원하는 정책이 생각나더군요. 그 덕에 에이당이 글픽 성능 상에서는 월등히 앞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불이익을 받고 있으니.(저도 이 정책의 피해자였었기 때문에 나름 절절하게 느끼는 건데, 진짜 에이당은 장사를 할 줄 모르는 바보들 같습니다. 내참)
거기다 이쪽 시장의 장점은 "처음 생기는 시장이라 성장력이 크고, 실구매력이 충분히 있는 집단에 판매된다"는 겁니다. 글픽 구매 대상이 개인 중 하이엔드급에서 기업 대상으로 늘어났으니까요. 이런 데서는 개인과 달리 이 정도의 제품 구입에 문제될 일은 그다지 없다고 봅니다. 웍급에 탑재하기만 해도 수요는 충분히 될 거라 보는데 이런 황금알을 낳는 시장을 놓치고 싶진 않겠죠. GTX 200대의 CUDA가 시장성을 알아보는 수준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제품은 그야말로 시장을 독점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제게는.
그런데 이게 생각 외의 단점거리를 많이 불러온 게 문제라면 문제였죠.
솔직히 페르미코어의 개념 정립 및 개발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엔당 입장에서 이 코어는 그야말로 신기술의 집합체였으니 자기들 나름대로 진짜 고생했겠죠. 허접프로그래머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말했지만 40나노 코어 개발만 해도 자기들이 실수했다고 자인했는데 그 외의 것들은? 두말하면 잔소리 수준으로 보이는데요 제겐.
이게 개인 시장에서 먹히기 위해서는 그쪽에 필요한 조건들을 채웠어야 했는데 개발이 저랬지,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 상대방은 라인업을 계속 채워나가지, 하다 보니 좀 심하게 말하자면 "대충 덮고"나온 놈으로 보이게 된 겁니다.
솔직히 470, 480은 저렇게 말 들을 게 많아도 팔릴 여지는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본 어느 분은 단지 CUDA 때문에 470을 지르신 걸 봤습니다. 동영상 편집 때문에요. 네, 개인 동영상 편집에 있어서 CUDA의 성능은 절대적입니다. 게임도 뭐 아주 나쁜 건 아니니까요. 단지 발열이나 전력소모같은 유지쪽에서 X판이라 그렇지.
그.런.데.
"이게 퍼포먼스급 시장으로 넘어가면?"
네, 이거 거의 핵폭탄급 지뢰가 되는겁니다.(N2지뢰냐)
1. 당장 경쟁사 제품에 비해서 장점이 될 기술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 같으면 DX 11게임이 하나도 없는데 퍼포먼스급으로 이거 사실건가요? 9, 10 기반으로는 성능 꽤 떨어질게 뻔해 보이는데. 퍼포먼스급은 하이엔드급에 비해서 가성비를 안 따질 수가 없는 지역입니다.
2. 유지비가 싼 것도 아닙니다. 이번에 전력 최적화에 대한 얘기가 하나도 없었던 건 잘 아실 테니까요.
3. 상대방은 라인업까지 다 짜여진 상황인데 이쪽은 제품 하나도 없습니다. 발표자님이 개발 쪽 담당이시길래 그때 이 질문을 드렸더니 "470, 80 코어를 일부분만 뚝 잘라서 내놓진 않을 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이거 새 코어 따로 개발한다는 소리일거고, 그럼 퍼포먼스급은 잘못하면 라데온 6000계열 나올 때쯤에야 페르미코어 제품이 나올 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퍼포먼스급은 전력과 발열 잡지 않고 내놨다간 뭔 일이 벌어질 지 뻔하잖습니까. 그런데 이걸 내놓으려고 보니 상대방은 체급이 다 잡혀 있습니다. 이러면 제품 내놓을때 진짜 고민좀 해야하죠. 상대방 없을 때에야 장사 좀 하겠지만 지금은 초반부터 출혈경쟁을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니. 그리고 하이엔드급이야 사실 개인 판매용으로는 수요가 한줌밖에 안 되니 실질적인 시장은 여기인데, 제품 내놓을 때부터 저러면 장사 안 되던가 일찍 접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새 코어 개발비 뽑기도 힘들듯.
그럼 나오는 소리는 단 하나뿐이죠. "뭘 어쩌라고"
제가 보기에 지금 엔당의 상황은 상당히 유동적으로 보입니다.
1. 새로운 시장의 규모와 성장 가능성은 어떠한가?
2. 퍼포먼스급 칩셋의 성능, 발표 시기, 상대방의 대응 제품에 대한 대책은 어떠한가?
3. 현재 시장의 상황에 따른 대응이 어떠한가? (이건 아바타로 인한 3D열풍을 말하는 겁니다. 이번에 3D비전 내놓은 게 이와 무관하지 않을듯. 모니터 업체에서도 차세대 성장 동력을 여기서 찾고 있으니 그쪽과 연계를 잘만 하면 나름 잘 팔릴 거라 보거든요. TV야 제작사들이 독자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지만 모니터 업체는 그럴 수가 없으니)
글쎄요. 제 생각에 엔당은 이번 개발에 대한 선례를 인텔 VS AMD에서 찾은 것 같아 보이는데, 여기에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습니다.
인텔은 그야말로 "시장의 지배자"이지만, 엔비디아는 아니란 거죠. 제가 예시 중 인텔의 슬롯형 소켓 채용을 예로 든 건 이것 때문입니다.
솔직히 요새 인텔 하는 거 보면 진짜 짜증 제대로입니다. 기존 코어2 듀오에서 상당한 격차를 냈더니 그걸 가지고 바로 장사에 활용해먹어서 나름 돈맛이 들려서 그런가 I시리즈에서는 만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더군요. 전 솔직히 I7나오면 보드칩셋도 새로 나올 줄 알았습니다. 플래그쉽 모델에서 보드칩셋이 새로 안 나오는 게 말이나 됩니까... 그런데 결국은 X58 우려먹기로 나가고, I5에서는 클락데일 시퓨를 고가에 팔아대질 않나,(성격상 저가형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놈을) 이번 샌드브리지는 I시리즈가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소켓구조를 바꾸는건지... 그런데도 시장은 인텔을 따라갈 수밖에 없죠. 지배자인데.
하지만 엔당은 지금 사실 수세인데도 저러는 걸 보면 왠지 "Now 삽질ing"이라는 생각밖에는...
이게 제가 요 근래 엔당의 행보를 보면서 느낀 점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엔당이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서 상황을 역전시킬지, 아니면 묻혀버릴지가 결정나겠지요.
결론: 1. 이번 엔당의 페르미코어 개발 건은 새로운 시장 형성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시장의 수성이란 면에서는 불만스러운 점이 많다.
2. 엔당의 상황 역전에 대한 열쇠는 새로 나올 퍼포먼스급의 페르미 코어가 쥐고 있다.
3. 엔당이나 에이당이나 정신 좀 차릴 것. 그나마 에이당은 요새 정신 좀 차린 모습인데, 엔당은 상대방한테 두 번 엊어맞고 좀 헤롱대는듯?
뱀발: 와우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부자왕 초기 시절에 38~48XX등급 사용자들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을 말합니다. 달라란에 가기만 하면 프레임 끊기고, 꺼지고... 장난도 아니었거든요. 시간대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와우 고객센터 쪽이 꽤 시끄러웠죠. 블리자드 쪽에서는 문제를 ATi의 메모리 관리 기술(터보메모리던가?) 로 봤는데 그거 적용 안 한 제품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해결된 듯 보이지만 그때 많은 에이당 유저가 떨어져나갔죠. 저도 그때 한 두 달 정도 고생고생하다 4870에서 275로 갈아탄 이후에는 돌아갈 생각을 못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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