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트라는 담배는 예전에 잠깐 피워 본적이 있다.
요렇게 생긴 녀석 이었는데… 컴팩트한 느낌과 깔끔한 디자인. 맛은 옛날이라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냥 깔끔한 타입이었던 것 같다. 옛날 흑백영화 시절의 명화 ‘카사블랑카’의 여주인공인 ‘잉그리드 버그만’이 즐겨 피웠던 담배가 ‘켄트’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이 담배를 피웠는지도 모르겠다.
요 그림은 서비스 ~ ^^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 담배가 나랑 잘 맞는 제품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흰색으로 된 ‘Time’ 이라는 담배로 바꾸게 되었다. 그 이후 ‘켄트 슈퍼라이트’는 한동안 소매점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10년 정도가 흘렀다.
어느날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매하려다가 계산대 뒷편에서 번쩍번쩍한 신제품을 보게 되었으니 그 이름하야 바로 켄트 컨버터블 이었다.
컨버터블 하면 내가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는 바로 이것 !
담배가 윗 뚜껑을 제거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호기심과 은빛 케이스에 번쩍거리는 외관에 홀려 드디어 원래 피우던 레종을 뒤로하고 ‘켄트 컨버터블’을 구매하게 되었다.
광고 역시 심플하다. ‘맛, 당신은 바꿀 수 있습니다.’
뭐 사실 피우던 담배가 입에 안맞으면 다른 담배를 사서 피우면 되기 때문에 그다지 인상적인 문구는 아니지만 광고에 보이는 화살표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혹시 저걸 누르면 맛이 바뀐단 말인가?
그렇다 이 담배는 필터 부분의 동그랗게 표시된 부분을 누르면 맛이 변하는 담배였다. 그것도 멘솔로….
은박으로 된 번쩍번쩍한 외관이 내 시선을 자극했다면 저 파란 동그라미 버튼은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담배에 대한 기대감을 선사했다.
‘백문불여끽연’ 이라 했던가. 설명에 나온 대로 이 버튼을 눌러보았다. 무엇인가 알갱이 같은 것이 손끝에 전해져 왔다. 힘껏 누르자 ‘톡’하고 알갱이가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불을 붙였다.
진한 멘솔향이 목끝에서 전해졌다. 약간 독한 것도 같았고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말 그대로 멘솔담배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맨솔담배하면 원래 담배갑을 열었을 때부터 박하향이 진동해야 정상인데 이건 필터에 들어있는 캡슐을 터트리는 방식이라 개봉시 일반담배와 차이가 없었다.
이제는 캡슐을 터트리지 않고 한대를 더 피워 보았다. 근데…어라…이거 생각보다 담배가 잘 빨리지 않는 것이다. 생각컨데 캡슐이 필터 안에서 연기가 지나가는 길목을 막고 있어서 그런듯 하다. 그렇다면 이 담배는 반드시 캡슐을 터뜨려야 하는 담배라는 얘기다. 이 담배의 컨셉은 좀 이상하다. 맛을 바꿀 수 있는 선택권이 소비자에게 있는 담배인데 전혀 그 부분이 내게 어필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담배 맛도 그다지 내게 맞지 않았다. 서양인들에게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 좀 독한듯 싶다. 예전에 향담배들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재미삼아 친구들이랑 향담배를 사서 나눠 피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결국 그런 재미는 1회성에 그칠 따름이었다.
타르 6mg 이 어쩌면 독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담배는 다른 6mg 보다 더 독하게 느껴진다. 겉포장을 보면 이 담배가 국내에서 생산된 담배가 아니라 싱가폴에서 전량 수입된 담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3가치 정도를 피워보고 더 이상 피우지 않았다. 터트리는 재미는 있지만 매번 멘솔만 피우기는 싫었고, 그냥 피우자니 잘 안빨려서 담배맛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개성있는 은박포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능성 담배 이지만 한번의 재미 그 이상은 아닌 것이다. 이럴꺼면 굳이 20가치 전부가 멘솔캡슐이 들어 있을 필요는 없다. 결론적으로 항상 맨솔만 피우고 싶다면 말로보 맨솔을 피우던가 어쩌다가 맨솔을 피우고 싶다면 최근에 나온 레종팝을 피우는게 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