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커뮤니티 추천게시물       운영진 선정 | 추천순 | 최근댓글달린순 | 갤러리(포토)

 
 
 
사는이야기(자유게시판)

고 노무현 대통령의 수행비서가 쓴 일기...


라면맨 미디어로그가기

조회 : 2837
작성일 : 2011/05/06 15:11
간편 URL : http://www.bodnara.co.kr/bbs/bbs.html?D=2&num=130966
트위터    페이스북
2009년 5월 23일 새벽 5시.

대통령님의 헛기침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눈을 뜨고 보니 사저가 아니라 저의 집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베란다도 나가보고 현관문 앞도 살펴보다가 참, 이 시간에 여기에 오실리가 없지. 라고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 누웠습니다.

7시경 경호원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세영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사고에 경험이 많은 경호본부장을쳐다보았습니다. 그가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앞이 캄캄했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순간 저의 마음이 외쳤습니다. 너는 수행비서다.

이 분을 끝까지 수행해야 한다. 이를 악물었습니다.

1992년 8월 15일 여의도 노무현후원회 사무실.

학교선배의 부탁으로 후원회 사무를 보고 있는데 당시 우리 사이에 대장이라고 불리던 노무현대통령님께서 오셨습니다. 첫 만남이었습니다.저를 쳐다보시더니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곤 추천한 학교선배를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뭐 시키려고 저런 뚱한 친구를 뽑았소?"

2009년 5월 26일.

강금원회장께서 감옥에서 보석으로 풀려나오자마자 전화를 했습니다. 서거 5일전에 대통령님을 대신해서 면회 갔을 때 자기가 나갈 때까지 잘 모셔달라고 하시면서 우시던 바로 그 분의 전화였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제 잘못입니다."란 말이 울음으로 이어졌습니다. 빈방을 찾아 한나절을 울었습니다.

2002년 국민경선.

수행비서가 되었습니다. 조수석에 타는데 당시 노무현후보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기 말고 뒷좌석 내 옆에 타소. 나는 지시받는 비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같이 의논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한 것이오."

2009년 5월 29일.

광화문 장례식장에서 연화장까지 가는 길 , 길가의 모든 이들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유족을 수행해야했던 저는 울 권리가 없었습니다. 비서는 보이지 않아야 한다. 화장장에 유족들을 들여보내고 저는 화장장 바깥 모퉁이에서 저 방식으로 대통령님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너는 수행비서다. 그 분이 누울 자리를 준비해야 한다.

2004년 1월.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있는 저를 대통령님께서 불렀습니다. "자네 집이 어딘가?" "네, 일산입니다." "청와대 주위로 이사를 왔으면 좋겠네." 그 말씀이 곧 부속실 발령이었습니다.

2010년 5월 23일 1주기 추모식.

하루 종일 비가 왔습니다. 추모객의 눈물과 비. 그날 비는 짠맛이 났습니다. 하지만 저로선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릅니다. 묘역이 완공되었기때문입니다. 아, 이제 뭘 하지? 대학 졸업하자마자부터 17년, 그 분을 수행하는 것 외에는 배운 것도 없습니다. 그래 이제부터는 그 분의 말씀을 수행하자.

2007년 4월 대통령 1호기 안.

행사일정관련 자료는 너무 빨리 드려도 너무 늦게 드려도 안됩니다. 행사 20분전이 가장 적당합니다. 주무시는 대통령님을 깨워서 자료를 드렸더니 자료는 보지 않으시고 저의 얼굴을 애잔한 표정으로 보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문실장... 고맙네."

12


라면맨 님의 다른글 보기
좋은 내용의 글이라면 추천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추천 하실 수 있습니다.
116.123.163.xxx
불법 광고글 신고하기
I
   이 게시물의 댓글 보기
추천제안내
좋은 게시물에는 추천을 할 수 있습니다.추천이 5 이상이면 메인페이지 헤드라인에 게시물을 걸어 드립니다.
적립된 포인트로 진행중인 이벤트에 참여하시어 경품을 받아가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안내 글작성 : 20점, 추천클릭 : 2점, 추천받은사람 2점, 댓글작성 : 4점 (2008.12.29일부터)
  허접프로그래머 valkyrie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05-06 15:45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새삼 고인을 추모해 봅니다. 앞으로의 역사에서는 이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터미널 uncompress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05-06 15:48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그냥... 추천 드리고 갑니다..

생각이 많아지네요..
  종건 whdrjs0731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05-06 16:40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잘 읽고 갑니다.
영원한 나의 대통령.... 아마도,
  주동성 bsbday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05-06 16:43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정말 너무 보고싶은 분입니다.
  닉넴매니아 /  2011-05-06 19:46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ㅠㅠ
  처런 ohloveajk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05-06 23:16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정말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만 같습니다 ㅜㅜ.
  4대 멸족 kyta123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05-07 00:25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아! 짜증나게 부슬비 오는 날
이런 글 올립니까? 아! 또 눈물나네...
사는이야기(자유게시판)
36397 끄적끄적   타행이체와 타은행 ATM 무료 통장.. 7 폰생폰사 6 11.05.12 3238
36395 끄적끄적   나는 가수다.. 새로 출연하는 가수.. (노스포) 8 북극곰 7 11.05.11 1816
36394 끄적끄적   대한민국... 정말 사람 많다... 9 인생한방 13 11.05.11 2180
36393 끄적끄적   보드나라 아이패드 작동 동영상 6 감자나무 8 11.05.11 1941
36392 끄적끄적   보드나라 for iPad 사용해 보신 분 후기 좀 올려주세요. ^^; 2 막동이 1 11.05.11 2133
36390 끄적끄적   어제 컴퓨터 고장 원인.. 8 폰생폰사 10 11.05.11 1830
36389 끄적끄적   보드나라 10주년 기념 첫번째 선물 공개 14 감자나무 9 11.05.11 2647
36387 끄적끄적   구글 IO 시작했군요. (이런..센스쟁이들~) 4 북극곰 4 11.05.11 2769
36386 끄적끄적   요즘 넥서스원 풀리는거 보면.... 5 공부하자 3 11.05.10 2009
36385 끄적끄적   ANDYSON AD-600 파워공구 4 4대 멸족 9 11.05.10 3020
36384 끄적끄적   오늘도 아쉬운 하루가 가는군요 ㅜㅜ 4 처런 3 11.05.10 1364
36383 끄적끄적   흑흑 처런님이 제 자료를 빼았어 갔네요..우앙 3 제스트 10 11.05.10 2008
36382 끄적끄적   두번째 휴식 3 연방대총통 7 11.05.10 1774
36381 끄적끄적   i3-2100 이나 사야 할듯.. 9 폰생폰사 6 11.05.10 4872
36379 끄적끄적   생각해보니까요 6 BOT입니다 3 11.05.10 1763
36378 끄적끄적   2131일(5년 10개월)간의 짧은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10 북극곰 4 11.05.10 1968
36377 끄적끄적   밖이 어두컴컴한게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습니다. 1 처런 2 11.05.09 1633
36376 끄적끄적   감자나무님 당구 50 달성 기념 전용 큐대 증정 예정 8 북극곰 5 11.05.09 2016
36375 끄적끄적   당구실력 급상승? 17 감자나무 4 11.05.09 1715
36374 끄적끄적   부산에 다녀 왔습니다. 5 폰생폰사 18 11.05.09 1940
36371 끄적끄적   새로운 프리징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8 BOT입니다 7 11.05.07 3883
36368 끄적끄적   스마트패드 유심을 이렇게 이용이 가능한가요? 9 화성까지30초 5 11.05.06 4401
36367 끄적끄적   고 노무현 대통령의 수행비서가 쓴 일기... 7 라면맨 12 11.05.06 2837
36365 끄적끄적   괴산 산막이 옛길 여행지로 추천드립니다. 2 처런 9 11.05.06 2473
36364 끄적끄적   갤럭시s2 집단배상 카페.. 11 공부하자 6 11.05.05 3164
[291][292][293][294] 295 [296][297][298][299][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