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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자유게시판)

태조 이성계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


라면맨 미디어로그가기

조회 : 9204
작성일 : 2011/11/03 14:54
간편 URL : http://www.bodnara.co.kr/bbs/bbs.html?D=2&num=13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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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조와 무학대사의 대화중에 이런말이 전해진다.

이성계 "대사의 얼굴은 꼭 돼지 같이 보입니다." 허허...

무학 "예, 잘 보셨습니다. 소승의 눈에는 상감이 부처님같이 보입니다."

이성계가 의아한듯 무학을 바라보며 말하기를

"아니 나는 대사를 돼지같다고 했는데 어찌 날보고 부처같다고 하는거요?"

하니 무학이 왈,

"부처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돼지로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도둑의 눈에는 모두 도둑으로 보이고, 개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했던가.

아마도 심증적 예단을 하는 사람들에게 경계하는 말이 아니었나 한다.

(내가 보는 시각이 개눈과 같을 수도 있고 부처의 눈과 같을 수도 있으니.....)

보는 시각에 따라서 마음이 일어나고 듣는 청각에 따라서 판단이 생긴다.

옳은것도 없고 그른것도 없거늘,

왈가왈부 함은 결국 자기 마음대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니...


蘭明學會 난곡


[걸승(乞僧)의 해몽과 금관(金棺)의 이야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비화가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할아버지 때부터 일기 시작한 명당금관설(明堂金棺設)은 이성계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천도(天道)에 의해 정해져 있음을 실증하고 있다.

이성계의 할아버지 이춘(李春)은 그렇게 극빈한 가세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넉넉한 집안도 아니었다. 어느 봄날, 아지랑이 가물거리고 따가운 햇볕에 웬일인지 몸의 마디마디를 풀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나른하게 늘어져 마루에 걸터앉은 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한참을 졸고 있는데, 귓전에 청천벽력 같은 뇌성이 들려오고 많은 군졸들과 말발굽소리가 밀려오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삿갓을 푹 내려쓴 걸승(乞僧)이 그의 앞에서 목탁을 치며 시주를 부탁했다. 이춘은 걸승에게 시주를 넉넉히 주고 자신이 방금 꿈속에서 보았던 일을 소상하게 말했다. 그러자, 걸승은, "인간에게는 인연이란 것이 있는 것, 내가 친 목탁소리가 우뢰소리로 들렸다는 것은 당신과 내가 인연이 있어 그러하오. 말발굽소리가 들리는 것은 이 집안에 큰 장수가 나올 징조이외이다." 는 해몽을 해 주었다.

그러자. 이춘은, "고려는 지금 풍수지리설에 따라 집을 짓거나 묘를 쓰는데, 대사께서 명당자리 하나만 점지해 주시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오이다."라고 간청을 하니 걸승은 이춘의 청을 받아들여 몇 달 동안 산을 돌아다닌 끝에 청룡·백호·현무·주작등 산수가 수려한 진명당(眞明堂)자리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그 명당은 자칫하다가는 그림 속의 떡이나 매한가지였다. 왜냐하면. 그 명당자리는 장사를 지낼 때 반드시 시신을 황금으로 된 관(棺)을 사용해서 모셔야 한다는 걸승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걸승의 말대로 황금관을 이용해서 장사를 지낼 경우 향후 3대째 가서는 창업주(創業主), 즉 일국(一國)을 건설할 임금이 나올 수 있다는 기상천외한 말을 들은 이춘은 걱정은 제쳐둔 채 마음이 금새 들떠 흥분되었다. 더욱이 고려에서는 앞으로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것이란 소문이 공공연하게 퍼져가고 있던 터라 이춘의 마음은 더욱 부풀었다.

하지만, 자신의 집안 형편으로는 황금관 하나를 만들만한 재력이 없었고 설령 재력이 있다 하여도 고래등같은 기와집 수백 채와 문전옥답 수천 마지기를 살수 있는 무지수(천문학적숫자)인 황금관을 만들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그렇게만 하면 틀림없이 일국의 군왕이 배출된다는 걸승의 말에 그냥 단념하기에는 너무도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백방으로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런 방법을 찾지 못한 채 한해를 보내고 말았다. 봄이 지나 초여름이 될 무렵에 지난 봄에 왔던 걸승이 다시 나타나자. 이춘은 걸승의 두 다리를 붙잡고 애원하다 시피했다. "대사님, 사람하나 살려주는 셈치고 그 명당자리에 선조의 묘를 쓸 수 있는 비책을 가르쳐 주시옵소서." 라며 통사정을 했다. 이춘의 이와 같은 애원은 애처로울 정도의 사정이었다. 걸승은 붙들고 늘어진 이춘의 손목을 잡고 진정시키고는 마루에 앉아서 이렇게 말했다.

"비책이 있기는 하나 어느 누구도 그 비책을 눈치채서는 아니 되며, 장사를 하되 꼭 밤에 치르도록 하오."라고 하면서 황금 대신에 황금처럼 보이는 보릿대를 이용하라고 했다. 이춘은 걸승이 보릿대라고 하자.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다가 이윽고 진짜로 낱알을 떨어낸 보릿대임을 알고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띄었다.

걸승은, "보릿대는 황금과 같이 그 빛깔이 누렇고 윤기마저 있어 밤에 보면 황금처럼 반짝거려 그것으로 관을 에워싸서 장사를 지내게 되면 아마 천지신명(天地神明)께서도 감응할 것이니, 다음 달 무술일(戊戌日) 축시(丑時)에 은밀히 장사를 지내도록 하시오"라는 비답을 내렸다.

걸승의 이와 같은 비답에 이춘은 너무 고마웠으나, 한편으로는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아 "왜? 하필이면 다음 달 무술일에 장사를 치러야만 되오?"하며 연유를 물었다. 그러자. 걸승은 한 사발 가득 담긴 찬물을 꿀컥꿀컥 마시고는 이춘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인간에게도 가끔 쉬는 날이 있는 것처럼 하늘(天界)에도 신관(神官)들이 쉬는 날이 있소이다. 그 날이 바로 다음 날 무술일(戊戌日)로 소위 천지개공일(天地皆空日)이므로 하늘과 땅을 관장하는 신관들이 쉬는 날입니다. 그리하여 설령 인간들이 잘못을 범했다 하더라도 벌을 주지 않고, 벌준다 해도 감소 될 수 있는 무술(戊戌)과 축시라는 일진은 음양오행상 흙(土)이라서 그 빛깔이 누런 황색으로 치성을 다했으므로 황금이나 진배없이 천기(天氣)나 지기(地氣), 모두가 감응할 것이외다." 라고 소상히 가르쳐 줄뿐만 아니라, "시주님과 내가 인연이 있다는 것은 이미 하늘의 뜻이며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천연이외다. 일국을 개국한 창업주께서도 후세에 나와 같은 걸승을 만나게 될 것이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인연이 점차 쇠약해져 우여곡절도 있을 것이외다." 라는 예언까지 했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모습을 감춘 걸승을 그 이후로는 보았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춘은 걸승이 시키는 대로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를 정성스레 받들어 아무도 모르게 장사를 지냈다. 그런데 과연 그 묘를 쓰고 난 이후부터 가세가 흥왕해지고, 이춘의 아들인 이자춘(李自春)을 걸쳐 이성계(李成桂) 때에 이르러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성계는 고려의 명장으로써 위화도(威化島) 회군을 계기로 조선(朝鮮)을 개국(開國)하기에 이르렀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 걸승의 예언대로 장사를 지낸 때로부터 꼭 3대째에 해당하는 이성계가 임금이 되었다는 점이다. 임금이 되기까지는 무학대사(無學大師)와 같은 고승과의 만남, 전장에 나갔던 군사들을 회유하여 청천벽력과 같은 말발굽소리로 무능한 고려 왕실을 무너뜨렸던 것 등은 하나같이 다 신기하게도 그 걸승의 예언대로 되었다.


[ 이성계와 무학. 그리고 걸승(乞僧)]

고려 말기. 이성계가 일취월장(日就月將) 승승가도를 달리며, 그 기세가 하루가 멀다하게 강해져 가는 것을 보고 세상의 이목(耳目)이 이성계에게로 쏠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씨(李氏) 성을 가진 사람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것이란 소문을 믿지 않으려 했다가 차츰 날이 갈수록 이씨란 곧 자신을 두고 일컬음을 알고 난 후부터 점차 남모르는 기대감에 부풀게 되었다.

때로는 꿈에서도 일국을 건설하여 용상에 앉아 있는 자신의 의젓함을 보기도 했고, 양이 싸우다 두 개의 뿔이 부러져버린 일이나, 서까래 3개를 짊어지고 나오는 꿈을 꾸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성계에게 왕이 될지도 모른다는 결정적인 감동을 준 것은 항간에, "목자승저하 목정삼한경(木子乘猪下 復政三韓境)이라 하여 이씨(李氏) 성을 갖고 있는 돼지띠(乘猪下)인 사람이 삼한(三韓)을 다시 회복시켜 정사를 펴나가리라."는 소문이 나돌면서였다.

이성계는 마침 자신의 띠가 돼지띠였으므로 언제쯤인가 제왕이 되어보겠다는 대야망을 마음 속에 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불이 훨훨 타고 있는 집에서 서까래 3개를 짊어지고 나오는데 바로 눈앞에서 숫양이 싸움을 하다가 두 개의 뿔이 일시에 부러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 신기하게 여긴 이성계는 세상사 일을 거울처럼 훤히 내다본다는 무학대사(無學大師)를 찾아가 해몽을 부탁했다.

이성계의 이야기를 신중히 듣고 있던 무학대사는 느닷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면서 합장을 하여 이성계에게 황제의 예의를 올렸다. 그러자. 이성계는, "대사님, 왜 이러십니까? 저에게 대례(大禮)를 올리시다니요?" 이성계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상감마마가 될 것이외다." 하고 신중한 어조로 해몽의 비답(批答)을 내렸다.

그리고, 그 연유를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집이 불에 타는 형상은 앞으로 병화(兵火)를 뜻하고 서까래 3 개를 짊어지고 나온 것은 석 삼자(三字)나 임금 주자(主字)가 되니, 필시 임금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또한, 두 개의 뿔이 빠진 양(羊)을 친히 보았다는 것도 임금이 된다는 암시인데, 아마 두 개의 뿔이 빠진 것 이외에 그 양은 반드시 꼬리까지 빠졌을 것이외다."

이성계는 무학대사의 말을 듣고 꿈속에서 있었던 일을 골똘히 생각하고는 무릎을 탁 치며, "맞습니다. 대사님! 정말 대사님은 하늘과 사람, 그리고 신(神)을 삼합(三合)하여 내려보내신 하늘의 아들(天子)이자 신승(神僧)이시고 인간으로서도 가장 현명하신 귀인(貴人)이십니다." 무학대사를 극찬한 이성계는 무학대사가 말한 대로 꿈속에서 서까래를 짊어지고 정신 없이 나오다가 양의 꼬리를 밟았는데 이상하게도 꼬리가 쑥 빠져버렸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무학대사는 그 연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옛날 중국 한나라 시대에도 귀공(貴公:이성계)의 현몽에서와 같이 유방(劉邦)이 젊었을 때 어느 정자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양거각미(羊去角尾)라 하여 양의 두 개의 뿔과 꼬리가 빠져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꿈의 해몽을 당대 유명한 역술가(易術家)에게 부탁한 결과, 양 양자(羊字)가 거두절미(去頭截尾)가 되었으니, 이는 필연적으로 임금 왕자(王字)로 장차 임금이 될 징조이라'고 비답(泌答)을 내렸던 바 후일에 한왕(漢王)이 되니 장차 임금이 될 것이오. 딱히 내 말이 믿어지지 않으면 귀공과 내가 밀약(密約) 하심을 어찌 생각하시오." 하고 단호하게 자신의 의중을 밝혔다.

무학대사와 이성계는 그 자리에서 이성계가 임금이 되지 못할 경우, 무학대사는 이성계로부터 무식쟁이 돌중, 그리고 대사의 돼지 같은 얼굴 생김을 들어 미륵돼지 등 혹평을 하며 놀려주어도 달게 받을 것과 반대로 임금이 될 경우엔 아주 큰절을 지어주고 왕사(王師)로 까지 모시겠다는 둘만의 밀약을 하였다.

이성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군사들과 병영(兵營)으로 돌아왔다. 이성계는 속마음으로 무학대사의 말처럼 임금이 되었을 경우를 상상해보고 부푼 야망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얼굴에 웃음을 가득 지었다.

그러자. 이성계의 부장(副將)은 이성계의 마음을 읽고 있었는지, "장군님, 안변(安邊)이란 곳에 글자를 짚어내면 그 짚어낸 글씨를 여러 각도로 분리시켜 인간들의 앞날을 훤히 내다보는 일정의 파자정단(破字正斷)으로 이름이 나 있는 걸승(乞僧)이 있다는데, 거기 한 번 가보심이 어떠신지요?" 부장의 이러한 말에 이성계는 마음속으로 귀가 번쩍 뜨였지만, 헛기침을 두어 번하고는, "뭐 그게 그렇게 대단하다고?" 하며 슬며시 사양했다.

그러나. 부장은 이성계의 마음 속을 꿰뚫어 보고 있는 터라 이성계에게, "장군님, 그러면 소장이 대신 안변을 다녀올까요?" 하고 슬쩍 말하자, 이성계는 큰소리로, "일국의 녹을 받는 장수가 사사로운 일에 심신을 쓰다니?……" 하고 부장을 힐책하면서도, "그럼, 차라리 변방의 방위 태세도 볼겸 같이 가십시다." 하면서 은근슬쩍 으름장을 놓았다. 이렇게 하여 안변에 온 이성계는 수소문 끝에 유명하다는 걸승의 거처를 찾아갔다.

산기슭에 토굴을 파고들어 앉아 있는 걸승은 중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천하에 빌어먹는 거지 중에서도 상거지라고 하는 게 훨씬 적격인 듯이 보였다. 이성계 자신은 물론이고 같이 간 군졸까지도 허수름한 백성으로 변복을 하고 서 있었기 때문에 누구도 이성계란 인물을 알아 볼 수 없었다.

걸승이 있는 토굴 앞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서 있었고 파자정단을 보고 나온 사람들은 혀를 차며, "어쩌면 그렇게 귀신같이 꼭 맞추는지 모르겠다?" 라며 감탄하는 모습들이었다. 이성계도 다른 사람과 같이 줄을 서 있다가 차례가 되어 굴 안으로 들어갔다. 굴 안에는 삼사십대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 하나가 수심이 가득 찬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성계는 그가 어떻게 정단을 하고 있는가를 유심히 보았다.

걸승은 먼저 와 있는 남자에게, "당신이 큼직큼직하게 써 놓은 여러 가지의 글자 중에서 하나만 골라 짚으시오." 하고 말하자. 그 남자는 자신의 운명을 물은 다음 물을 문자(問字)를 짚었다. 걸승은 그 남자가 짚었던 문자(問字)를 한참이나 들여다보고 있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허, 당신은 내 친구여 내 친구로구먼!" 걸승의 이와 같은 큰 소리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 남자는, "그게 무슨 말씀이셔유?" 하고 반문하자. 걸승은 재차 큰소리를 치며, "당신 거지 아니야? 거지, 거지도 몰라? 당신이나 나나 깨진 바가지에 밥 얻어먹는 것은 똑같잖아. 그러니까 당신과 나는 친구지 허허……." 라고 미친 듯이 큰 소리를 치고 일갈 성토를 하자. 걸승의 말에 감탄한 사내는, "대사님, 맞습니다. 맞아요. 저는 거지예요. 한때는 그런 대로 살았는데, 오랑캐들이 쳐들어 왔을 때 처자를 잃고 한을 가슴에 안은 채, 하늘을 지붕 삼아 문전걸식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하며 눈물을 흘리며 그 남자는 그만 토굴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러자. 지금껏 기다리고 있던 여인이 걸승 곁으로 다가가서 세상살이가 하도 비관적이나 앞으로는 즐거운 일이 있을까 하는 뜻에서 즐거울 락자(樂字)를 짚었다. 걸승은 글자를 짚고 있던 여인의 손가락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투명한 소리로, "체에엣, 과부구만, 당신 남편이 목매달아 죽었지?" 걸승이 추상같은 목소리로 말을 하는 동안 여인의 눈에는 어느덧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무엇인가 원망하는 목소리로, "그래요. 도사님. 남편은 약초를 캐러가서 목매달아 자살을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아시나요? 정말 신기하네요?" 여인의 이 같은 말에 걸승은 가파른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수와 같이 하나도 주저하는 기색도 없이, "허, 즐거울 락자는 흰 백(白)자변을 상층 중심부, 즉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목부위에 해당하는데, 그 목부위 양쪽에 흰 실타래가 있어 이는 마치 목을 맨 끈과 같고 맨 아래의 나무 목(木)변은 사람이 죽으면 죽은 이의 칠성판(七星板)과 같으니 이 모두를 종합해보면 흰 노끈으로 목을 매 칠성 판에 누워있는 게 아닌가? 헛허허……."하는 것이었다.

여인이 토굴을 나가자. 이어서 이성계가 허름하고 초라하게 보이려고 짚고 왔던 나무 막대기를 토굴 벽 쪽에 기대놓고 걸승의 면전에 정숙한 모습으로 앉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세워 논 막대기가 옆으로 댕그렁하고 토굴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러자. 걸승은 뭔가 심상치 않다는 태도로 그 막대기를 한참이나 응시하더니, "에헴, 허, 배가 부르도다." 아무 영문도 모르는 이성계는, "도사님, 저의 운세 좀 봐주세요?" 하고 정중하게 청하자. 걸승은 눈썹을 위아래로 몇 번 올렸다 내렸다 하더니 이성계에게 글씨를 짚어보라고 하고는 곁에 있는 바가지에 찬밥 한 덩어리를 볼이 터지도록 입 속으로 밀어 넣고 허리에 차고 있던 호리병 모양의 물통을 입에 갖다대고 절반은 흘리면서 절반이나 겨우 마시는데 지저분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이성계는 아까 걸인이 짚었던 물을 문자(問字)를 짚었다. 걸승은 큰 소리로 파안대소(破顔大笑)를 하면서, "지존이요, 지존(至尊)!" 하고 외쳐 됐다.

이성계는, "지존이라니요, 대사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러자. 걸승은 방금 까지 만도 미친 듯이 파안대소하던 모습을 바꾸어 조용한 어조로, "귀공께서 짚은 물을 문자(問字)는 좌군우군(左君右君) 상(象)이므로 이는 장차 임금이 될 징조이고 일장토상지락(一杖土上之落) 또한, 필유지존지인(必有之尊之人)이니 장차 임금이 될 것은 의심할 바가 없소이다." 라며 단호한 어조로 장담했다. 그러자. 이성계는 걸승에게, "같은 물을 문자(問字)인데, 아까 그 남자에게는 문 앞에 입이 있으니(門前口置) 문전걸인(門前乞人)이라고 하시고, 이제 와서는 좌군우군(左君右君)하며 손바닥 뒤짚듯이 평하시는지요?" 조금은 불만스럽다는 어조로 이성계가 따지고 들자 걸승은 시간이 흐를수록 침착해지며, "해와 달이 춘하추동을 이루고 세상만유(世上萬有)는 돌고 돌아 시시각각으로 천차만별(千差萬別)하여 같은 글자를 가지고도 짚는 사람이 앉아있는 방향이나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 질 수 있소이다." 라는 논리 정연하게 지적하면서, "아까 그 사람은 내가 얻어다 놓은 밥 옆에 가까이 앉아 있으면서 물을 문자를 짚었으니, 이는 마땅히 문전구치(門前口置), 즉 걸인이라 할 수 있고 귀공께서는 임금 왕자 곁에서 똑같은 물을 문자를 짚었으니 좌군우군, 즉 임금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이성계는 걸승의 이야기에 이해가 가는지 고래를 연거푸 끄덕대며, 다그치듯 걸승에게 물었다. "대사님. 방금 말씀에 임금 왕자 곁에 앉아 있다고 하셨는데, 이 토굴 속에 임금 왕자가 어디에 있는지요?" 이성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헛허허……. 하고 웃어내던 걸승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소. 허허, 일장토상지락(一杖土上之落), 즉 한 개의 막대기가 흙(土)위에 떨어졌으니 이게 바로 임금 왕자 아니고 무엇이요" 그제야 이성계는 속이 후련한지 걸승에게 자신이 항간에서 말한 이성계라고 밝혔다.

그러자. 걸승은 처음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나타난 자괘(字卦)를 보고 알았노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물을 문자를 자세히 보면, "한 임금(君)은 분명하나 또 다른 임금(君)은 분명치 않아, 입 구자(口字) 하나를 갖고 서로 끌어가려고 난투극을 벌이다. 입마저 찢어진 형상이라 불길하며 흙(土)위에 막대기(一) 하나를 더하니 이는 완벽한 임금 왕(王)자가 되므로 결국 임금을 뜻한 글자는 셋이 돼, 앞으로 귀공께서 임금이 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이 삼대까지는 왕위찬탈이 있게 될 것이옵니다." 라고 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성계를 향해 정중하게 예의를 올렸다. 토굴에서 나온 이성계는 자신이 임금이 되는 것은 하늘의 소명이라 확신하고 그 위치를 확보하며 흉중에는 그 기회만을 노리고 있던 차 마침내 위화도회군(威化島回軍)을 계기로 고려조를 멸망시키고 조선왕조를 창건하게 되었다.

이성계는 임금이 되자마자. 전의 밀약대로 무학대사를 왕사(王師)로 봉했고, 석왕사(釋王寺)란 절을 지어주었다. 혁명으로 왕권을 찬탈한 일이며, 이성계가 물러나자 왕위 찬탈을 목적으로 1, 2차에 걸쳐 왕자난(王子亂)이 일었던 일은 걸승이 예언한 대로였으며, 4대 째인 세종대왕에 이르러 바야흐로 태평성국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이곳은 정씨의 도읍지니라.]

조선을 개국하여 태조(太祖)가 된 이성계는 중엄하고 위세당당한 명실상부한 왕실을 구축하고자, 모든 문무제도를 개폐하고, 그 중에서도 도읍(都邑)을 옮기는 대역사에 착수했다. 태조의 생각으로는 고려도 한때 5백년의 지기(至氣)가 다 쇠퇴했다하여 한양에 남경(南京)을 두어 쇠퇴해 가는 땅의 기운 을 보강한 사실이 있었고 때마침 명나라에서도 북경의 지기가 쇠퇴했다 하여 남경으로 옮기는 대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백발도사가 현몽하기를, "이곳(개성)은 지덕(地德)이 없어 마땅치 않으니 다른 길지(吉地)를 찾아보라" 고 하며 송도(개성)에 흐르는 강물을 모두 마셔버리자, 꿈속에서도 너무 걱정이 큰 나머지, "당신이 강물을 다 마셔버리면 우리 백성들은 어떤 물을 마시란 말이요?"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그 도사는, "송도의 강물이 당신 것이요? 당신 백성들은 다른 강물을 마시면 될 게 아니요?" 하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강바닥이 들어 나도록 강물을 모두 마셔버렸다.

꿈에서 깬 태조는 무엇인가 꺼림직한 생각에 도읍을 옮기는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고 나섰다. 따라서 고려 문종 때 남경(南京)이라 일컫던 한양을 이괄(李括)을 실무책임자로 삼아 궁궐을 보수하는 등 새로운 도읍으로 그 면모를 갖춰가고 있을 때였다. 의외로 계룡산(鷄龍山)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태조는 몇 번이나 계룡산의 산세를 답사한 후, 그 곳을 도읍지로 정하고 기초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피곤하여 잠깐 낮잠을 자고 있는데, 꿈에 산신(山神)이 나타나, "여기는 그대의 도읍지가 아니라 정씨의 도읍지이니라." 하고 사라져 버렸다. 이상하게 생각한 태조는 풍수지리설에 능통한 하륜에게 명하여 계룡산이 도읍지로 타당한지를 신중히 살펴보도록 하였다. 그러자. 하륜 역시도 계룡산은 도읍지로 마땅한 곳이 못 되며 무악(母岳:지금의 신촌)이란 곳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많은 대소 신하들이 무악은 도읍지로써 적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다른 곳을 물색한 결과 창경궁(昌慶宮)이 개성 다음으로 길지(吉地)란 결론을 얻어 그곳을 도읍지로 확정하여 대역사를 시작했다.

창경궁에 건물을 세우고 좌향(坐向:집의 앉는 자리와 바라보는 곳)이 설정되자. 갑론 을박의 구구한 찬반론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천자(天子)나 군왕(君王)들이 거처하는 궁궐 등은 남명정치(南明政治)라 하여 반드시 북좌(北坐)에 남향(南向)이 되어야 하오." 하고 주장하고 나섰고, 정도전(鄭道傳)은, "서좌(西坐) 동향(東向)을 택해야 하오. 만약 내 말대로 궁궐을 짓지 아니하면 한 2백년 뒤에는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며 내 생각을 하게 될 것이오. 중(무학대사를 지칭)의 말을 듣게 되면 후일에 반드시 대흉사(大凶事)가 있게 될 것이오." 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아무튼 이러한 다툼이 있어서였는지, 아니면 풍수지리설(風水地理說)에 의해서 였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지금의 창경궁의 건물 모양으로 볼 때, 무학대사의 의견과 정도전의 의견을 고루 분배라도 하듯이, 주 건물은 남향 위주이고, 대문은 동향 위주로 하여 독특한 건축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한양 전체를 비둘기 형상으로 봐서 사대문(四大門)을 지었다거나, 오행상 불산(火山)이라 하여 관악산(冠岳山) 정상봉에 한우물(天井池)이란 연못을 파두었다던가 해태상을 만들어 강한 화기(火氣)에 해당하는 문의 현판을 가로로 썼다던가 하는 것 등은 모두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윤회법칙에 의해 구성 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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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e jukheb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11-03 18:19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전 짧고 굵은것을 좋아하죠. 글 또한 그림과 글과 뭔가조화가잘된다면더욱더흥미롭게 읽겠지만그게아니라면.왠지 ..패스 ..^^;
  허접프로그래머 valkyrie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11-03 18:21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우와~ 길다. 전 개인적으로는 이성계를 별로 안좋아 합니다. 그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역사가 바뀌었을지 모르니까요.
  종건 whdrjs0731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11-11-04 12:10 / IP/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하극상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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