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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자유게시판)

윤봉길의사 처형장면 사진 공개

도경태 (비회원)

조회 : 3080
작성일 : 2002/04/10 23:23
간편 URL : http://www.bodnara.co.kr/bbs/bbs.html?D=2&num=2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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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된 매헌 윤봉길(梅軒 尹奉吉·1908∼1932)의사의 처형 장면을 담은 사진은 너무나 놀랍고 충격적이다. 윤 의사의 무릎을 꿇린 채 처형함으로써 일제가 윤 의사의 기개를 꺾으려했던 점, 총탄이 너무나도 정확히 윤 의사의 이마를 관통해 오히려 피가 별로 흐르지 않은 점 등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처연하게 만든다.

지난달 초 일본 방위청 자료실에서 ‘만밀대일기(滿密大日記)’에 실린 이 사진을 발견한 ‘더 채널’의 김광만(金光萬) 대표나 신운용 근현대사 팀장, 이 사진 사본을 전해 받은 유족이나 윤병석(尹炳奭) 인하대 명예교수의 첫 반응은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윤 의사 처형 장면을 담은 사진이 처음 발견된 데다 그 모습이 너무나 끔찍하고 생생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유족들의 충격은 엄청났다. 동생인 윤남의(尹南儀·86)옹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마지막 순간을 사진으로 목격하니 참담하다”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윤옹은 이어 “총살한 뒤 윤 의사의 시신을 가네자와(金澤) 군인묘지 관리사무소 앞길에 묻어 13년 동안이나 방치했다는 것에 다시금 분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카인 윤주(尹洲)씨는 “이제야 이런 자료를 확인하다니, 그동안 우리는 무얼 했는지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탄식했다.

윤병석 교수는 “남의 나라 의사를 가마니에 무릎꿇게 하고 십자가에 묶은 뒤 미간 중앙에 총을 쏘는 잔인한 행위를 범했다니, 일본의 잔혹성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윤 의사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투사들의 처형 사진으로서도 처음 발굴된 것이다. 윤 교수는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죽었지만 이렇게 순국 순간을 포착한 사진과 기록은 처음이어서 윤 의사 순국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만밀대일기’는 윤 의사 처형과 관련해 가장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들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밀대일기’는 윤 의사 처형 이듬해인 1933년(쇼와 8년)에 일본 육군성이 작성한 극비보고서로 총 40여쪽이다. 윤 의사 처형사진과 처형장 도면을 비롯해 윤 의사 형 집행에 관한 각종 명령안, 소송 기록, 헌병사령관의 사형집행보고서, 백범 김구 선생을 추적한 밀정들의 보고서 등 윤 의사 처형과 관련된 자료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런 자료들은 윤 의사 처형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다.

윤 의사의 순국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번 사료 발굴의 성과. 그동안엔 처형된 시간이 1932년12월19일 오전 11시40분인지 오전 7시40분인지를 놓고 학자들간에 이견이 있었다. 그러나 이 ‘만밀대일기’의 사협집행보고서에 오전 7시40분으로 기록돼 있다.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의 김달수(金達洙) 부회장은 “이번 자료를 통해 윤 의사의 정신을 다시금 되살리는 기회가 됐다”면서 “특히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통해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는 윤 의사의 거사 장소인 상하이(上海) 훙커우(虹口) 공원의 매헌정에 이들 사진 사본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출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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