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CPU, VGA, M/B, SSD, HDD

드디어 고집을 꺾은 삼성의 모바일 AP, 엑시노스 2100

엑시노스 2100은 ARM Cortex CPU 기반으로 제작된 모바일 AP로 보는 관점에 따라서 삼성 모바일 AP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제품으로 볼 수 있으나, 달리 보면 삼성 모바일 AP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CPU였다. 이전 작과 달리 성능 면에서는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발열에 의한 쓰로틀링 현상 때문에 실제로는 향상된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제품이었다. 그렇기에 실질적으로 엑시노스
2100의 성능이 개선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거기에 국내외 갤럭시 라인업에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병행해서 사용하는 것도 문제다. 여러 가지 사업적 이유가 있겠지만 성능 차이가 있는
AP 두 개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건 좋게 보이지 않는다. 추가로 발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발생하는 서비스 센터 측의 회피형 답변은
앞으로 삼성이 해결해야 할 숙제를 정확히 알려주는 부분이다.
가상화폐...RTX 2060 출시요..? GTX 1060 구해요..?

올 한해는 코인 광풍이 분 해였다.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사람도 참 많았다. 하지만 비트코인 때문에 올 한해
그래픽시장은 지옥의 연속이었다. 코인 가격이 내려가건 오르건 비트코인의 채굴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블랙홀처럼 그래픽카드를
빨아들였고 일반 소비자는 돈이 있어도 그래픽카드를 살 수 없게 되었다.
채굴 붐은 중고 그래픽카드 시장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지난 7월 중국에서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하자마자 중고 그래픽카드가 쏟아져 나왔는데,
이 그래픽카드는 수개월 간 24시간 동안 높은 부하가 요구되는 연산작업을 처리한 만큼 안정성이 매우 떨어지기에 신용할 수 없는 제품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제품을 새로운 제품인 것처럼 재포장해 판매하는 사례가 있었단 점이다.
물론 엔비디아에서는 채굴에 동원되는 연산능력(Hash Rate)을 낮춘 LHR(Lite Hash Rate) 버전의 지포스 RTX
30시리즈를 출시하기도 하였는데, 그마저도 채굴 붐은 막을 수 없었으며 지금까지도 그래픽카드 품귀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예전 세대인 RTX 20 시리즈와 GTX 10시리즈, 그리고 그 전 시리즈까지 중고로 구매하며 존버(?)를 하는
실정인데, 문제는 이마저도 품귀현상이 일어나 구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그렇기에 올해의 워스트 그래픽카드는 없다. 워스트를 주고 싶어도 정가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그래픽카드에
워스트를 줄 수 있길 바란다.이건 뭐 사용을 해봐야 워스트를 주든 말든 하지...
AM4, 유종의 미는 거두기 어려웠니?

AMD CPU가 인텔에 대항할 수 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소켓 통일이다. 인텔의 소켓 장난질(?)에 맞서 AMD는 AM4를 통해 전 세대
소켓 통일을 공고했다. AM4는 2016년부터 2021년 지금까지 AMD CPU 소켓을 책임져왔으며, 소비자는 CPU와 메인보드를 함께 교체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서로가 윈윈하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AM4 소켓의 끝마무리는 좋지 못했다.
출시 전에는 일부 제조사에서 1세대 라이젠용 300시리즈 칩셋 보드에서 세잔/버미어를 지원할 것처럼 베타 바이오스 소식이 나왔지만, AMD
공식 발표로는 미지원 결정이 났고 실제 제조사들도 지원 바이오스를 내놓지 않아 실망시켰다.
하지만 A520도 나오고 다들 300 시리즈에서 지원 바이오스를 내놓지 않자 아쉽지만 포기하고 있었는데, 1년이 다되어가는 시점에서
소리소문없이 일부 A320 보드에서만 세잔/버미어 지원 바이오스를 내놓았다.
책임 소재를 따지기 전에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데, 끝마무리마저 깔끔하길 바란 건 소비자의 욕심이었을까? 인텔과의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형성된 이 시점에서 AMD의 이러한 행보는 불안 요소가
아닐까?
SSD 컴포넌트 무통보 교체는 관행인가요?

심심하면 들려오는 이야기, 컴포넌트 무통보 교체. 신용을 잃으면 끝이라는데 왜 SSD 제조사들은 욕먹을 짓을 사서 하는 걸까? 올해 SSD
부문 워스트에는 컴포넌트를 무통보 교체한 삼성 970 EVO Plus다. 작년 ADATA에서 컴포넌트 무통보 교체가 발각된 데 이어 이번 삼성
970 EVO Plus 역시 소비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컴포넌트를 교체했다.
교체된 컴포넌트는 동일한 96단 3D TLC 낸드 플래시이지만 밀도가 다른 것이 특징으로 컴포넌트가 교체된 신버전은 쓰기 속도가 절반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물론 작업환경에 따라 성능은 향상될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지만 성능의 문제보다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바뀐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건 워스트 오브 워스트다.
작년에도 거듭 강조했지만, 제조사의 사정에 의해 부품이 교체될 수는 있다. 하지만 교체한 후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게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의 신용을 지키는 일이다.
치아코인 멈춰! 이러다 다 죽어...

암호화폐 때문에 그래픽카드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와중에 올해는 스토리지마저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바로 치아코인 때문이다. 스토리지를 통해
채굴하는 방식의 암호화폐 치아코인은 비트코인이 그래픽카드를 쓸어간 것과 마찬가지로 스토리지를 쓸어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스토리지는 한동안
품귀 및 가격 인상이 이루어졌으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가 돌아왔다.
일부 업체는 스토리지의 보증 수명 기간을 최대 80% 가량으로 축소하는 등 채굴에 대비하였으며, 그래픽카드와 마찬가지로 중고 제품의
S.M.A.R.T 정보를 초기화해 새제품으로 속여서 파는 사태도 발생했다. 특히나 그래픽카드와 달리 직구가 활발한 스토리지 시장이기에 국내
소비자에게 더욱 와닿는 문제다.
정말 오징어게임의 명대사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제발...그만해...! 이러다...다...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