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스 CEO 팀 스위니, 3번째 방한
언리얼 시리즈와 기어즈 오브 워 게임으로 잘 알려진 에픽게임스(EPIC Games)의 CEO 팀 스위니(Team Sweeny)가 국내에서 25일 개최되는 게임테크 2010을 앞두고 방한해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에픽게임스는 팀 스위니가 대학 재학 시절인 1991년에 설립해 현재까지 약 18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게임개발사이자 수많은 게임개발사들이 이용하는 게임 엔진을 만들고 있는 업체다. 특히 언리얼 엔진은 범용으로 디자인된 엔진 구조와 각각의 컨텐츠 형태를 모두 지원하는 틀, 여러 미들 웨어와의 호환성 등을 토대로 에픽게임스의 주축인 FPS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게임 장르에서 사용하고 있는 게임 개발 엔진이다.
한국에서 파트너사들과 사업을 한지 8년째이며 이번이 3번째 한국 방문인 팀 스위니와 기자들과의 일문 일답을 옮긴다.
게임 엔진의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다른 분야도 사용 많아
Q)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언제였으며 무슨 목적으로 왔었는지 알려달라.
정확히 기억은 잘 안나는데 아마 2002년 또는 2003년에 언리얼 엔진2 라이센스와 관련해 여러나라에서 데모를 보여주었는데 한국 기업들에게도 언리얼 엔진2 데모를 보여주기 위해 방문했었다.
Q) 전세계 게임 시장에 게임 엔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또한 언리얼 엔진의 점유율과 성장률에 대해 알려달라.
정확한 조사를 한 적이 없어서 숫자적인 답변을 드릴 순 없지만 1년에 전세계에서 개발되는 게임 가운데 100여개의 게임은 언리얼 엔진과 같은 게임 엔진을 이용해 개발되고 있다. 게임 개발에는 일부만 특정 엔진을 사용하기도 하고 언리얼 엔진처럼 툴을 사용해 전체 플랫폼을 제공하는 통합형 엔진이 있다.
통합형 엔진에는 언리얼 엔진3 외에도 크라이텍 엔진, 소스 엔진 등이 있지만 현재 언리얼 엔진이 시장을 리딩하고 있지만 마켓 쉐어는 공개하기 어렵다.
게임 엔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답변한다면 아직도 대다수의 게임은 자체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게임 개발이 복잡해지고 개발 비용이 증가하면 자체 엔진을 사용하는 이러한 게임들도 언리얼 엔진3와 같은 게임 엔진을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게임 엔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높다.
Q)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언리얼 엔진이 사용되고 있는가?
그렇다. 미군에서 의학 기술을 가르치는 트레이닝 시뮬레이터에도 사용되며, TV 프로그램이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언리얼 엔진 안에 들어있는 시네마틱 툴을 이용해 실제로 CG 작업을 하기 전에 프리프로덕션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식으로도 쓰기도 한다. 언리얼 엔진3의 리얼타임 렌더링을 사용하는 TV쇼도 있다.
또 다른 예를 든다면 건축 사무소에서 축구장과 같은 건물을 설계할 때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3D로 작업해서 미리 보여주기도 한다.
Q) 에픽게임스는 엔진 뿐만 아니라 직접 게임 타이틀도 만드는 데 게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
우리는 언리얼 토너먼트와 기어즈 오브 워와 같은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게임 매출은 지속적으로 판매되는 거라 분기나 연간으로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태로 집계되는 게임 엔진 매출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뛰어난 엔진을 만들지 않으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없고, 뛰어난 게임이 나오지 않는다면 다른 개발사들의 엔진 라이센스가 줄어들 것이므로 우리에게는 양쪽 모두 중요하다.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생산성과 효율성이 엔진 철학
Q) 한국 시장에서는 언리얼 엔진 외에 크라이텍 엔진도 많이 사용된다. 크라이텍 엔진에 대한 당신의 평가는 어떤가?
크라이텍 개발자들하고는 5~6년 정도 알고 지내서 밖에서 느끼는 것보다 행사 등에서 만나면 친하게 잘 어울리는 편이다. 크라이텍 사람들도 좋고 그들의 엔진도 훌륭하다. 언리얼 엔진과 크라이텍 엔진은 철학이 다르다고 본다.
우리는 게임 엔진을 만들 때 개발 툴이나 아키텍처에 집중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상당히 유연하고 다른 장르 게임을 만들 때 변용하기 쉽다. PC에만 특화된 것이 아니라 콘솔, 최근에는 모바일 지원도 연구하고 있어 여러가지 플랫폼을 낼 때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하고 다양한 시장 기회를 줄 수 있다.
크라이텍 엔진은 아웃도어와 같은 외부 자연 경관을 보여줄 때 훌륭하다.
Q) 그렇다면 언리얼 엔진의 개발 철학은 무엇인가?
우리는 엔진을 개발할 때 생산성과 효율성을 고려한다. 실제로 아티스트가 이 툴을 사용할 때 어떻게 쓸지를 고려하고 있다. 과거에는 게임 개발에서 프로그래머가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프로그래머가 만들면 아티스트가 뒤를 따르는 방식이었지만 요즘에는 게임 개발에서 2:1 또는 3:1로 아티스트의 비율이 프로그래머보다 높아졌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툴을 사용할 때 어떨지를 고려해서 엔진을 만든다.
또 다른 철학이 있다면 굉장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진을 개발한다. 우리는 엔진에 커다란 기능이나 성능 개선을 추가했을 때 이전 버전과의 호환성과 향후 어떨게 지원할지를 고려한다. 현재의 언리얼 엔진3도 앞으로 최소 5년은 사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차세대 엔진 역시 코드 하나를 만들 때도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가를 고려해서 만들 것이다.
Q) 에픽게임스가 아닌 다른 회사 중에 언리얼 엔진3를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되는 게임이 있다면 무엇인가? 또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우리는 자식들을 다 사랑한다(웃음). 특정 타이틀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한 10개 정도의 게임 스튜디오는 우리가 보기에도 언리얼 엔진을 완전히 마스터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잘 사용한다.
우리가 파트너사의 매출을 볼 수 있는 권리를 가진게 아니라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 가운데 가장 성공을 거둔 게임을 알려드리긴 어렵지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라던지 UBI소프트의 스프린터셀 시리즈와 같은 게임들이 매출이 높은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사례들을 내가 다 기억하지 못해서 그렇지 굉장히 많을 것이다.
Q) 최근 콘솔 게임기 Wii나 PC 분야의 넷북, 그리고 스마트폰의 성공으로 게임 기기들의 성능이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되는 것 같다. 이에 대한 당신의 견해를 듣고 싶다.
사람들이 경제적인 기기를 구입하려는 트렌드는 우리도 느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러한 기기들도 성능이 올라갈 것이다. 초기의 넷북은 성능이 낮았지만 요즘 넷북들은 언리얼 토너먼트3와 같은 게임도 옵션을 조절하면 플레이가 가능하다. 미래를 내다보는 입장에서는 이런 기기들도 에픽게임스의 타겟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한국이나 중국 시장에는 최고 사양의 PC 게임을 만들고, 콘솔 게임기 인기가 높은 유럽이나 북미 시장에는 콘솔로 이를 포팅한다. 그리고 다른 국가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되는 등 하나의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과 등급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로우엔드 장치도 같은 엔진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개발자는 최고 사양으로 게임을 개발한 다음 타겟 시장에 맞춰 다양하게 내놓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UE3는 하나의 게임을 모든 플랫폼용으로 쉽게 만들도록 해준다"
에픽게임스의 팀 스위니 CEO
아이폰용 언리얼 엔진은 통합 플랫폼의 하나.
Q) 얼마 전 아이폰용으로 언리얼 엔진의 데모를 선보였는데?
그렇다. 아이폰 3G를 사용해 데모를 보였으며, 엔비디아 테그라 플랫폼에서도 돌아가는 데모도 선보였다. 우리는 이런 시장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연구용으로 언리얼 엔진이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며 정확한 모바일용 언리얼 엔진 발표 계획은 나중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폰 같은 모바일 장치는 PC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어떤 게임을 개발할 때 게임 제작사가 하나의 툴로 게임을 만들어 이를 다운그레이드해서 콘솔과 모바일용으로 만든다면 중복 투자가 없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우리는 이런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에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하나의 프로젝트로 여러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을 한번에 만드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Q) 아이폰용 언리얼 엔진은 통합형 언리얼 엔진이라는 뜻인가?
언리얼 엔진3 컴파일을 통해 지원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게임을 개발해 컴파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아이폰용으로 개발된 언리얼 엔진3는 PC에서 지원하는 기능 몇가지가 빠져있지만 완전히 개발되면 이런 부분이 보완되리라고 생각한다.
언리얼 엔진은 현재도 라이센스를 구매하면 PC에서 기본 개발하는 것 외에 Xbox로 컴파일 할 수 있다. Xbox 게임 개발 자체가 PC 플랫폼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아이폰용 컴파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Q) 아이폰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스마트폰은 개인 개발자들이 뛰어들 수 있는 앱스토어가 구축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언리얼 엔진 라이센스 정책은 있는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미 UDK(언리얼 개발 킷)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PC에서 비슷한 정책이 있다.
(UDK는 언리얼 엔진3의 무료 버전으로 신생 개발사나 개인 개발자가 비영리적인 목적이나 연구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UDK로 개발한 게임을 무료로 제공한다면 라이센스 비용 역시 무료다)
이미 PC에서 그렇게 하고 있으니 향후 새로운 것에 대한 정책도 그와 같지 않을까? 물론 기본적으로 계획은 있지만 아직 발표할만한 내용이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진 못한다.
Q) 에픽게임스는 그 동안 게임 엔진 라이센스를 팔기 전에 먼저 해당 플랫폼에 레퍼런스 게임 타이틀을 출시해왔다. 아이폰이나 테그라 같은 휴대기기도 먼저 게임을 개발할 것인가?
좋은 질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
언리얼 엔진4는 CPU-GPU 로드맵에 따라 2014년 이후에나 등장
Q) 언리얼 엔진4의 개발 상황에 대해 알려달라.
언리얼 엔진4는 현재로는 에픽게임스 내에서 작은 팀이 연구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우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첫번째는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통합될 멀티 코어 방식의 CPU나 GPU에서 프로그램을 쉽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앞으로 많이 쓰일 렌더링 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4가 등장할 2014~2015년 정도에 주로 사용될 렌더링 기술에 신경쓰고 있다.
Q) 차세대 콘솔 게임기 출시 일정이 바뀐다면 언리얼 엔진도 영향을 받는가?
물론이다. 하드웨어 개발 스케줄이 바뀌면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하드웨어에서 지원하는 3D 기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 개발사의 로드맵과 맞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따라서 그쪽에서 스케줄이 연기된다면 아무래도 우리도 영향을 받지 않겠는가.
Q) 영화 분야에서는 최근에 3D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게임 그래픽이나 게임 엔징에서도 이러한 전환점이 언제쯤 올 거라고 보는가?
전환점이 오는 시기는 2014~2018년 정도? 인텔이나 엔비디아의 CPU, GPU 로드맵을 보면 기능이나 성능 쪽이 굉장히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어서 이 둘이 만나는 시기에 재미있는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본다.
인텔 같은 회사는 칩셋을 만들때 7년 정도의 기간을 들여 개발하며 Shipping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10년 정도다. 에픽게임스도 마찬가지다.
Q) 마지막으로 팀 스위니 당신은 스스로를 게임 개발자, 엔진 개발자, 사장 가운데 어떤 위치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일은 프로그래머이며 아직까지 코드를 쓰거나 하는 일이 가장 즐기는 일이고 행복하다. 그 외에 부수적인 일은 CEO지만 나는 하이레벨의 일만 결정하고 매일 매일 해야 하는 일반적인 일들은 내가 아닌 다른 경영진이 결정한다. 따라서 게임 엔진 개발에 관여하는 테크니컬 디렉터라고 본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는 아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게임을 개발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지금은 클리프 블레스진스키가 에픽게임스에서 게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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