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2014년도 자동차안전도 평가 결과 중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할 만한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테스트된 13종의 국산차 및 수입차 가운데, 르노삼성의 QM3가 1차와 2차로 나눠 두 번 테스트됐다는 점이다.
여기서 1차는 국토부 산하 기관인 교통안전공단에 지원된 정부 예산, 2차는 차량 제작사인 르노삼성의 요청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2차 테스트는 차량 제작사가 합법적으로 별도 요청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추가 진행이 됐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때 QM3의 1차 테스트는 일종의 가산점 개념인 측면 기둥 충돌을 제외한 모든 평가를 실시하였고, 2차 테스트에선 전면 충돌과 부분 정면 충돌로 두 가지가 다시 진행됐다. 1차와 2차로 나눠 평가된 QM3의 결과는 차이가 있었을까?
글쓴이는 정면 충돌(16점 만점)에서 점수가 상승한 부분을 관찰할 수 있었다. 1차 테스트 때는 QM3가 정면 충돌이 9.7점(60.6 %)이었는데, 2차 테스트 진행 때는 12.8점(80 %)으로 올랐다. 기존에 받던 점수보다 3점 이상 오른 것이다.
이에 관해 국토부 교통안전공단은 이렇게 설명했다. 차량 제작사인 르노삼성이 QM3의 차량 성능을 일부 개선한 관계로 추가로 진행된 테스트라는 것이다. 테스트 결과표상에서도 2014년도 1월부터 11월 2일까지의 출고분은 QM3, 성능이 일부 개선된 11월 3일 이후의 출고분은 QM3(R)로 표기됐다. 글쓴이는 이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로노삼성 측의 입장을 들어봐야 했다. 글쓴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르노삼성은 이렇게 답했다. "2차 테스트에 사용된 QM3는 국토부가 발표한대로 일부 성능을 개선한 것이 맞다"면서 "11월 3일 출고분부터는 차량의 ACU(Airbag Control Unit, 에어백 컨트롤 유닛)의 프로그래밍 내용이 일부 수정됐다"고 밝혔다. ACU를 맵핑하는 것으로 에어백의 전개 속도를 0.1초 내의 범위로 조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ACU 맵핑으로 차량의 정면 충돌 평가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이번엔 테스트를 진행한 국토부 교통안전공단 측과 전화 통화를 했다. 정말로 ACU만 맵핑한 동일한 QM3 차량이 제공된 것인지를 묻자, 교통안전공단 측은 "르노삼성의 요청으로 2차 테스트가 진행됐으며, 파악한 자료상으론 르노삼성의 QM3에 ACU를 맵핑한 것 외에도 차량의 일부 구조가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분명 제작사인 르노삼성에선 QM3의 ACU만 수정해 업데이트한 것이라 했는데, 테스트를 진행한 교통안전공단 측과는 얘기가 다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테스트된 다른 차종들과는 달리 측면 기둥 충돌이 테스트되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점 기준을 2점으로 잡고 있는데, 이 내용에 관해 교통안전공단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에 관해 "기본 테스트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데, 측면 기둥 충돌 테스트는 차량 제작사가 요청하면 이를 진행한다"고 답했다. 르노삼성이 QM3의 측면 기둥 충돌 테스트를 요청한 내용이 없으므로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차량 안전도 평가서 얻는 일종의 가산점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것 말고도 사고 예방(1점 만점) 차원에서 평가되는 세부 항목인 전방 충돌(0.4점), 차로 이탈(0.3점), 안전띠(0.3점)도 가산점 항목이다.
과연 기존 판매분과 2014년 11월 3일 이후의 QM3는 ACU 말고도 무엇이 더 다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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