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여름, 누군가는 산으로 강으로 들로 바다로 피서를 가지만, 에어콘 빵빵하게 틀고 PC 앞에 앉아 대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거나, 그동안 바빠서 못했던 온라인 게임의 레이드를 뛰면서 몬스터를 학살하는 것으로 스트래스를 풀기도 한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야외로 나가는 것도 좋지만, 사람과 부대끼거나 종잡을 수 없는 여름 날씨 따지는 것이 귀찮다면 방(에)콕(박힌) 휴가와 방학도 나쁘지 않은데, 이와 같은 방콕족들의 여름 휴가에 PC는 언제나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이렇게 좋은 휴가철 동반자인 PC라도 영원히 함께할 수 없는 법. 새로나온 프로그램과 게임은 갈수록 높은 성능을 요구하기에 부분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언젠가는 완전히 바꿔야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인데, PC 부품 업그레이드 시 주의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대표적인 PC 부품 업그레이드, CPU와 그래픽 카드의 균형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곳에 펑펑 쓸 수 있는 갑부집이라면 그냥 속편하게 PC를 통채로 바꾸어도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는 예산 제한이 있으므로 몇 가지 부품 중에 우선 순위를 골라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주의할 것이 바로 각 부품간의 성능 균형인데, 부품의 성능 벨런스가 무너지면 돈은 돈대로 쓰고, 기껏 사놓은 부품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PC 업그레이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그래픽 카드와 CPU의 경우 무조건 고성능 모델을 사면 게임 성능이 높아지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CPU가 힘을 쓰지 못하면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같은 그래픽 카드를 쓴다고 해도 CPU가 무엇이냐에 따라 게임 성능이 달라지는데, 배틀필드 4의 경우 지포스 GTX 780 Ti로 같은 그래픽 카드를 쓴다고 해도 AMD FX 8300을 쓸 때와 AMD A8 7600를 쓸 때의 성능 차이가 30% 이상 발생한다.
물론, A8 7600을 쓴다고해도 일반적인 모니터 주사율인 60Hz 이상의 성능을 뽑아내주므로 실제 플레이에는 문제가 없지만, CPU 때문에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20프레임 이상 봉인되는 것은, 흔한 말로 '돈 낭비'가 된다.
자신의 CPU 성능이 낮다면 무조건 최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고집하는 것보다, 조금은 성능이 낮은 그래픽 카드를 사고, 남는 여유 자금을 적절한 CPU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는 것이 전체적인 성능 향상에 더욱 도움이 된다.
통합 그래픽 성능과 밀접한 메모리 성능
최근 CPU들은 어쩐지 CPU 성능보다 통합 그래픽 성능 발전에 더 힘을 쏟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메인스트림급 외장 그래픽 카드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초반 메인보드 칩셋에 통합되던 그래픽 성능을 떠올리는 것이 실례일 정도로 상당한 발전이 이뤄진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렇게 발전한 통합 그래픽 성능을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고성능 통합 그래픽으로 유명한 AMD APU의 겨웅 현재 PC 시장에서의 주력인 DDR3 1600MHz메모리와 조합시 통합 그래픽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위 차트가 바로 그 예로, A10 7870K 통합 그래픽의 경우 DDR3 1600MHz 메모리를 사용할 때와 DDR3 2133MHz 메모리를 사용할 때 성능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통합 그래픽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메모리와의 조합도 신경써야할 것이다.
치솟는 SSD 성능, 인터페이스는 거기에 맞췄는가?
최근 SSD의 성능이 치솟으면서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대중화된 SATA 6Gbps SSD의 경우 메인보드의 SATA 6Gbps 포트에 연결할 때보다 SATA 3Gbps 포트에 연결할 때 성능이 낮은 것은 이미 잘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이제 SATA 6Gbps 인터페이스를 대체하기 위해 M.2와 SATA Express 등 새로운 규격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 역시 메인보드에 따라 인터페이스가 지원하는 최대 대역폭이 차이를 보이므로, 최신 인터페이스의 고성능 SSD를 산다고 해도 메인보드에서 해당 장비 연결을 위한 포트의 대역폭이 충분하지 않다면 제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아직 새로운 규격의 SSD 대중화를 논하기에 이른 상황인 만큼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초기 SATA 6Gbps SSD 등장 시기의 문제를 기억한다면 꼭 SATA 인터페이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반 SSD를 구매하려 할 경우 명심해야할 내용이다.
전체적인 PC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간의 균형
이번 기사에서는 주요 업그레이드 품목인 CPU와 그래픽, SSD등 성능과 관련된 PC 부품간 밸런스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갈수록 빨라지는 SSD의 성능을 제대로 뒷받침 해주기 위해서는 그에 맞춘 M.2/ SATA Express와 같은 인터페이스는 물론이고 MVNe 등의 최신 프로토콜 지원도 필요하고, 메인보드의 기가비트 LAN을 100% 활용을 위해서는 인터넷도 기가비트 이더넷 회선이 필요하다.
하드웨어간의 성능 균형 못지 않게, 자신이 쓰는 소프트웨어가 HW를 어떻게 쓰는지도 고려해보자
각종 부품이 맞물려 동작하는 PC는 이처럼 하나의 제품만 성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없기에 부품간의 성능 균형이 중요하며, 최고의 성능은 아니더라도 기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부품들로 이뤄진 PC라면 충분히 만족하며 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멀리 보고 업그레이드 한다면 특별히 CPU나 그래픽 카드 같은 특정 부품을 고성능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PC 컴포넌트의 경우 거의 매년 신제품이 출시된다는 점을 감안해, 자신의 용도에 어울리지 않게 지나친 업그레이드는 지양하는 것이 어떨까?
이번 기사에서는 하드웨어의 궁합을 주로 다뤘지만, 32bit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은 4GB 이상의 메모리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와의 궁합도 중요하므로, 자신이 자주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PC 자원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지도 알아두면 보다 합리적인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테크닉] 1년 동안 수고한 내게 주는 선물, 연말 연시 PC 업그레이드로 플랙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