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개 PC 사용자들은 모니터를 구매하면 한번 켜보고 화질이 특별히 이상하지 않다면 그냥 사용하고 어색하다면 색상과 밝기, 명암 등을
조정하고 그 상태로 계속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필자 역시 대학생 시절까지는 그렇게 모니터를 사용하였고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도 못했는데
업무 때문에 사진 편집을 하게 된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말았다.
편집한 사진들이 다른 모니터들에서는 색이 상당히 다르게 보여서 애써 작업한 것이 헛수고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모니터가 오래 된 것이어서 다른
것으로 교체한 뒤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그렇다고 필자와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모니터를 교체하라는 것은 웃기는 일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도움 되는 방법으로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이 있다. 캘리브레이션은 모니터의 색상을 교정하여 본래와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모니터 캘리브레이션과 관련한 이모저모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한 이유

제품 별로 보이는 색상이 차이나는 모니터
매일 같은 모니터 1개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눈치채기 힘들겠지만 모든 모니터는 출력하는 색상에
차이가 있다. 위의 사진은 모니터 2대를 복제 상태로 설정하고 동일한 이미지를 띄운 것인데 오른쪽 모니터에서 색상이 누르스름하게 보여서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혹시 디스플레이 패널 같은 하드웨어 차이나 제조사의 색상 설정 방법이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색상 차이는 동일한 모니터에서도 발견 된다. 학교의 컴퓨터실이나 PC방처럼 같은 모니터가 여러 대 설치 된 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런 색상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모니터의 백라이트 밝기가 감소하고 초기 설정 된 색 좌표와
명암, 감마(gamma, 중간톤 조절 기능) 등이 변화 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모니터 뿐 아니라 TV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으로 명품을 샀는데 색상이 다르다면 골치가 아파진다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모니터 색상이 차이난다고 해서 무슨
큰 문제가 있을까 싶지만 찾아보면 의외로 불편한 부분들이 있다.
우선 온라인 쇼핑이다. CPU나 그래픽카드 같은 PC 부품들은 색상이 달라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옷이나 인테리어 용품을 구매할 때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 쇼핑몰 홈페이지에서 간신히 마음에 드는 색상의 명품 백을 발견하고 주문했는데 미묘하게 색상이 다르다면 상당히 난감해진다.

프린터 역시 영향을 받는다. 모니터 색상이 실제와 차이난다면 당연히 프린터 인쇄물의 색상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IPS 모니터에서 보는 것과 잉크젯 프린터의 인쇄물을 대조한 것인데 색상 차이가 제법 크게 느껴진다.
프린터도 색상을 출력하는 장치의 일종이어서 따로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일단 모니터부터
정확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면 양쪽의 색상 차이는 줄일 수 있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방법은?

소프트웨어 방식 캘리브레이션에 사용하는
'데이터컬러 스파이더' 시리즈(좌)와 '엑스라이트 i1Display' 시리즈(우)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소프트웨어 방식과 하드웨어 방식 두 가지가 있다.
소프트웨어 방식은 그 명칭 때문에 하드웨어는 불필요하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별도의 캘리브레이터 제품과 그에 대응하는 전용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캘리브레이션을 하려면 모니터의 현재 화질을 측정해야 하는데 캘리브레이터에
탑재 된 컬러 센서가 그 기능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데이터컬러(DataColor)의 스파이더(Spyder) 시리즈와
엑스라이트(X-Rite)의 아이원디스플레이(i1Display) 시리즈가 있다.
모니터를 최소 30분 이상 켜서 밝기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고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 화면에
캘리브레이터를 부착한 뒤 각 제품의 캘리브레이션 소프트웨어로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모니터의 밝기(휘도)와 색온도, 감마 등이 보정 되고 컬러
프로파일을 생성한다. 그 컬러 프로파일을 사용자가 적용하면 그래픽카드 출력값이 변화하여 색상이 보정 되는 것이다.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이 기본 사양에 포함 되는 전문가용 모니터
하드웨어 방식은 고가의 전문가용 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다. 모니터 자체에 탑재 된 컬러 센서
또는 전용 캘리브레이터, 전용 소프트웨어로 캘리브레이션하는 것인데 오직 정해진 모니터 한 대에 최적화 되어 소프트웨어 방식보다 색상을 정확하게
보정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 대신 모니터의 펌웨어에 변경값이 기록 되고 그것을 토대로 보정 되므로 컴퓨터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정교하게 색상을 보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다가 광색역 패널을 탑재한 모니터라면 밝기, 색온도, 감마 뿐 아니라 색재현율(sRGB,
NTSC 등)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해 보다 풍부한 색상으로 작업하려는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된다.
즉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소프트웨어 방식의 경우 색상 보정 시 상대적으로 정교함은 부족하지만
간편하며 범용성이 높고, 하드웨어 방식은 정교하게 색상을 보정할 수 있지만 가격대가 높은 전문가용 모니터와 관련 장비들이 필요하고 오직 하나의
모니터에만 사용 가능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눈으로 보며 직접 하는 캘리브레이션
앞에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방식 캘리브레이션에 대해 소개했는데 사실 어느 쪽도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작업이며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
전문가용 모니터는 적어도 백만 원 이상의 가격이고 소프트웨어 캘리브레이션 장치도 수십만 원에 달하므로 전문가도 아닌 이들에게 그런 부담을
감수하고 모니터 색상 최적화를 권하는 것은 몸에 좋으니까 산삼을 사먹으라는 소리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럼 캘리브레이션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디스플레이 색상 보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시각에 의존해 모니터 색상을 조정하는 윈도우 OS의 '디스플레이 색
보정'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7부터 제어판에 '디스플레이 색 보정' 기능을 도입하였다.
별도의 캘리브레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의 눈으로 예시 이미지를 참고하면서 직접 밝기, 감마, 색 온도 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수동 캘리브레이션이다.
물론 사람의 눈이 캘리브레이터의 컬러 센서보다 정확하게 색상 차이를 구별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세밀함 면에서는 부족하다.


일부 제품은 OSD 메뉴에 시각에 의존하는 색상 보정 기능 포함
제품에 따라서는 아예 모니터의 OSD 메뉴로 유사한 기능이 제공 되기도 한다. 밝기, 명암, 색온도, 선명도 등을 예시 화면과 비교하면서
조정하고 나면 기존보다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에 가까워진다.
앞서 언급한대로 사람의 색상을 구별하는 능력은 한계가 있고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니터 사용자의 눈에는 최적의 상태가 되어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시각 기반 수동 캘리브레이션은 감기에 걸렸을 때 의사가 처방하는 약 대신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는 정도의 효과만 기대할 수 있으므로
모니터 화면 색상이 누가 봐도 심하게 이상한 경우에 한해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모니터 색상을 최적으로 만들어주는 캘리브레이션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모니터 화질은 매우 중요한 요소여서 처음에는 이것저것 따져보게 되지만 그 이후에는 매일 같은 모니터를 바라보고 거기에
익숙해져서 서서히 진행 되는 색상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게 된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그런 색상 변화를 바로 잡아주는 교정 작업이다. 미묘한 색감 변화도 용납하기 어려운 사진, 동영상 전문가들이라면
반드시 필요하며 색감에 민감한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 바로 캘리브레이션이다.
별도의 캘리브레이터나 전문가용 모니터, 전용 소프트웨어 등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여기기에는 난관이 높지만 최적의 화질이 주는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투자하는 만큼 큰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우선 윈도우 OS의 디스플레이 색 보정으로 모니터 색상이 조정 되면 어떤 변화가 느껴지는지 체험해보고 캘리브레이션에 관심이 생긴다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소프트웨어 방식 캘리브레이션부터 시도하여 그 효과를 누려보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