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1년여만에 공개한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Haswell)은 기존의 아이비브릿지(Ivy Bridge)에 비해 향상 된 성능으로 침체 된 PC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 되고 있는데, 출시 전부터 새로운 소켓의 도입과 일부 신기술의 적용으로 인해 업그레이드 시 유의할 사항도 주목 받았다.
그 중 단연 화제가 된 것은 절전 모드 같은 시스템 대기 상태에서 소비 전력을 절감 시키는 기술인 C-State C6/C7 (이하 C6/C7)으로, 이전보다 요구하는 최소 전류가 큰 폭으로 감소 되어 기존 파워 서플라이 중 이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제품들이 있을 것으로 예견 되었기 때문이다.
출시 전부터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 된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Haswell)
인텔은 공식 홈페이지에 파워 서플라이 셀렉트 페이지를 마련하여 소비자들에게 어떤 제품이 C6/C7 기술을 지원하고 있는지 밝히고 있으나 공개 된 제품 목록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효성 면에서는 부족하여 결국 파워 서플라이 제조사 및 유통사들은 직접 자사 제품들의 해당 기술 지원 여부를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 따라 보드나라에서는 이번 기사를 통해 C6/C7이 어떤 목적으로 고안 된 기술인지, 그리고 적용 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이며 기존 파워 서플라이로 하스웰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데 실제로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기존보다 효율적인 전력 관리를 지향하는 C6/C7
우선 화제의 중심인 C6/C7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C6/C7은 CPU 자체의 전력 관리를 위해 고안 된 C-State 기술의 단계로, C-State는 배터리 사용 시간에 영향을 받는 모바일 프로세서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편이지만 차츰 저전력을 추구하는 소비층의 경향이 증대 되면서 데스크톱 프로세서에도 기본적으로
도입 된지 오래 되었다.
하스웰이 발표 되기 전까지는 C0부터 C6까지의 단계로 구성 되었으며 CPU 별로 지원하는 단계에 차이가 있는데 단계가 높아질수록 CPU 절전 효과는 높아지지만 대기 상태에서 작동 상태로 복귀하는 데 소요 되는 시간이 증가한다.
기존의 C-State는 0.xV대의 최소 전압만 유지 시켜서 실제로 시스템 전원을 끈 것과 최대한 가까운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C7 단계에서는 CPU 베이스 클럭을 100MHz까지 차단하여 전력 소비량을 극소화 시킨다. 특히 인텔은 하스웰 프로세서에 보다 낮은 24MHz의 베이스 클럭을 적용하여 효율을 한층 개선하였다.
대기 상태(IDLE)에서 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비해 소비전력이 최대 20배 감소한 하스웰 프로세서
한편 인텔은 기술 문서를 통해 하스웰 프로세서의 개선점 중 하나로 대기 상태에서의 전력소비량 감소를 들었는데 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가 전원을 완전히 끄는 경우보다는 소비전력이 최소화 되는 대기 상태로 전환 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인텔 역시 그점을 고려하여 모바일 기기에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C6/C7을 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근래에는 데스크톱 PC 사용자들도 전원을 끄는 대신 절전(또는 최대 절전) 모드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났기 때문에 시스템 대기 상태에서 소비전력을 줄여주는 기술을 발전 시키는 것은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유용하다. 특히 PCH (Platform Controller Hub)까지 프로세서에 통합 되는 원 칩 버전 하스웰에는 보다 심화 된 단계인 C-state C10까지 제공 될 예정이므로 차후 모바일 기기에서 최적의 효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 되고 있다.
급격한 최소 전류량 감소로 파워 서플라이 오작동 초래
데스크톱 PC에서 흔히 사용 되는 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는 110 / 220V 교류 전압을 PC 컴포넌트에 적합한 3.3V, 5V, 12V로 변환해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중 12V는 CPU와 그래픽카드 및 HDD의 보조 전원을 공급한다.
한편 점차 CPU와 그래픽카드에서 요구하는 전력이 증가하게 되자 상대적으로 전력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12V 전원의 중요성은 높아져 갔으며 업계에서는 파워 서플라이의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제정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12V 전원은 안정성 향상을 목적으로 용도에 따라 레인(Lane)이 분할 되어 각 컴포넌트 별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에 따라 12V 1번 레인은 그래픽카드를 포함한 각종 컴포넌트로, 12V 2번 레인은 CPU로 전원을 공급하도록 규정 되었다. 2007년까지 준수 되었던 ATX 2.2 규격에서 요구 되는 최소 전류량은 1A였으며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통용 되는 ATX 2.3 규격에서는 절반인 0.5A로 감소하게 되었다.
3세대 코어 프로세서보다 최소 전류량이 1/10로 감소한 4세대 코어 프로세서
그런데 새로운 ATX 규격이 제정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텔이 하스웰 프로세서의 C6/C7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전류로 ATX 2.3 규격의 1/10 수준인 0.05A가 필요하다고 밝히자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다.
파워 서플라이에는 각종 상황에서 제품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들이 탑재 되어 있는데 그중 OCP (Over Current Protection, 과전류 보호) 회로는 출력 되는 전류가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시스템 보호를 위해 강제로 전력을 차단 시키기 때문에 전류량이 최소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때에도 시스템 전원이 꺼지게 된다.
C6/C7 설정 시 기존보다 급격히 낮아지는 최소 전류량으로 인해 OCP 회로의 오작동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하스웰 프로세서
즉 C6/C7이 설정 된 상태에서 최소 전류로 0.05A를 지원하지 못하는 파워 서플라이는 절전 모드에 진입한 후 본래 상태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전원이 차단 되는 곤란함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하스웰 프로세서 사용자로서는 자신의 파워 서플라이가 12V 레인으로 0.05A를 지원하는지 여부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제조사나 유통사가 해당 정보를 제품 사양표에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非一非再) 하기 때문에 그런 제품들은 사용자가 직접 테스트를 시도하여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C6/C7 미지원 파워 서플라이 사용 시 발생하는 문제
최대 절전 모드에서는 전원이 완전히 차단 되었다가 다시 연결 되더라도 시스템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본래 상태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전원이 강제로 차단 되는 경우에는 하드웨어와 운영체제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특히 절전 모드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잠시 자리를 비운 경우 소비전력을 최소화 시켜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다시 돌아오면 기존에 하던 작업을 그대로 이어서 할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인데 시스템이 복귀하는 도중 갑자기 전원이 꺼지거나 재시작 된다면 그런 이점은 사라진다.
상단의 영상은 0.05A의 전류를 지원하지 않는 파워 서플라이가 장착 된 시스템에서 C6/C7 설정을 한 후 최대 절전 모드로 전환했다가 복귀하는 도중 OCP 회로가 작동해 강제 재시작 되는 과정을 촬영한 것으로, 만약 최대 절전 모드를 자주 이용하면서 C6/C7에 대해 모르는 사용자라면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둔 주요 파워 서플라이 제조사 및 유통사들은 하스웰 프로세서 공식 출시 전부터 C6/C7 지원 여부를 스스로 밝혔는데, 그중 하나인 시소닉의 X 시리즈 파워 서플라이로 테스트 해본 결과 C6/C7 설정이 활성화 되어도 아무런 문제 없이 최대 절전 모드에서 본래 상태로 돌아와 C6/C7 기술 활용을 위한 기본 조건을 충족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바이오스에서 활성화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C6/C7
한편 C6/C7과 관련해서 PC 사용자들이 가장 궁금한 점은 0.05A의 전류를 지원하지 못하는 파워 서플라이로도 하스웰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데 지장이 없는가 하는 점인데 다행히 바이오스에서 C-State 설정을 비활성화 시키면 문제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비록 C-State 설정을 활성화 하지 않으면 절전 모드에서 전력소비량이 증가하게 되지만 오직 C6/C7을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파워 서플라이를 구입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며, 특히 하스웰 프로세서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므로 단순히 업그레이드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간단하면서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기도 하다.
특히 인텔은 메인보드 제조사들에게 C6/C7 설정을 비활성화 시킨 상태로 제품을 출고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므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절전 모드를 사용하더라도 파워 서플라이의 종류와 상관 없이 C6/C7으로 인해 야기 되는 문제들을 피할 수 있다.
하스웰과 파워 서플라이간 호환성은 C6/C7과 별개의 문제
인텔은 하스웰 프로세서를 통해 새로운 C-State 단계로 C6/C7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소비자로서는 자신이 보유한 파워 서플라이가 해당 기술의 요구 조건인 0.05A의 최소 전류를 지원하는지 확인할 마땅한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제품의 C6/C7 지원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인텔 파워 서플라이 셀렉트 페이지
게다가 인텔이 공개한 파워 서플라이 셀렉트 페이지에서는 시장에 출시 중인 제품들 중 극히 일부만 C6/C7 지원 여부를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페이지에 등록 되지 않은 파워 서플라이 사용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불안감과 궁금함을 가중 시켜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히 인텔은 하스웰 프로세서가 공식 출시 되기 두 달 가량밖에 남지 않은 지난 4월에 파워 서플라이 가이드라인을 변경하였기 때문에 시기상 파워 서플라이 제조사들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제품을 준비할 수 없어서 결국 기존의 ATX 2.3 규격을 고수하게 되었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불식 시키기 위해 직접 C6/C7 지원 여부를 테스트 해 그 결과를 공개하는 등 다방면에서의 수고가 필요하였다.
직접 C6/C7 지원 여부를 테스트 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는 파워 서플라이 제조사 및 유통사들
한편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 파워 서플라이 제조사들의 경우 기존의 ATX 2.3 규격을 준수하면서도 0.05A를 지원하는 제품들을 다수 보유하였으며, 실제로 실시한 테스트에서도 C6/C7을 활용하는데 문제가 없었는데 그에 따라 여러 제조사들이 인텔의 가이드라인에 구애 받지 않고 이전부터 다양한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울러 0.05A를 지원하지 못하는 파워 서플라이 역시 바이오스에서 C-State 설정을 활성화 시키지 않으면 특별한 문제 없이 하스웰 프로세서를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테스트 결과가 공개 되지 않은 제품들도 실제로는 특별히 걱정할 부분이 없다.
C6/C7은 대기 상태에서의 소비전력을 최소화 시키는 데 중점을 둔 기술일 뿐 하스웰 프로세서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필수적인 요구 조건은 아니며 해결 방안도 충분히 마련 되어 있으므로 이제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 차세대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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