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 스크린, 왜 문제인가?

ATI의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인 카탈리스트는 한 때 까탈리스트라 불릴 정도로 호환성과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받은 적이 있다. 동일한 그래픽 카드에 동일한 드라이버인데, 문제가 발생하는 시스템이 있는가 하면 없는 시스템이 있고, 새로운 드라이버를 설치했더니 이전 드라이버에서는 없던 문제가 발생하는 등, 드라이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까탈리스트로 불릴 정도로 안 좋은 평을 듣던 카탈리스트
까탈리스트로 불릴 당시, 카탈리스트 때문에 경쟁 업체의 그래픽 카드로 바꿨다는 사용자가 발생할 정도로 드라이버 문제가 심각했었다. 그러나, 호환성과 안정성에서 많은 개선되고, HD 5000 시리즈로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이때 그레이 스크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D&D 트랜스코딩 미지원은 크게 이슈화될 문제는 아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은 있을 수 있으나, 지원하는 기기가 보편화되지도 않았고,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해도 그래픽 카드 사용에 지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마땅한 대항마를 찾기 어려운 라데온 HD 5000 시리즈
그러나 그레이 스크린 문제의 경우 실제 제품 사용에 직접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이 심각한 것이다. 아직도 국내에서는 카탈리스트를 까탈리스트라 부르는 사용자들이 있고, 이번 역시 렌덤(intermittent)하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까탈리스트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다행히 ATI에서도 카탈리스트 10.1의 릴리즈 노트에 알려진 이슈로 포함시켜 공식 인정하고, 대변인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대처에 나서고 있다. 보드나라의 2월 2일 뉴스(AMD, 라데온 5000 스크린 문제 수정할 것)에서도 소개해 드린 내용이지만, AMD의 대변인 Dave Erskine은 이번 그레이 스크린 이슈에 대해 "소수의 Radeon HD 5800/ HD 5700 시리즈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라고 언급하고, "카탈리스트 핫픽스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초기 테스트에서 이 문제가 해결됬다"("the [Radeon] team is testing a driver hotfix and initial tests indicate that it resolves the issue.")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번 그레이 스크린 문제는 HD 5000 시리즈 이전 제품에서도 일부 나타난다고 알려진 상태이며, HD 5800/ HD 5700 시리즈와 동일한 아키텍처에서 새롭게 출시된 HD 5600 시리즈와 HD 5400 시리즈 또한 그레이 스크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의심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바이오스 업데이트로 그레이 스크린 이슈 해결?

아직 정확한 원인과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사용자들 사이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 방편으로 클럭과 전압을 조절이나 드라이버를 변경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처 후에도 동일 증상을 호소하는 사용자도 있고,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그레이 스크린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
한편, ATI에서는 드라이버 개선을 통해 프리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ATI 그래픽 카드 파트너사인 Sapphire Technology에서는 ATI와의 공조를 통해 해당 이슈를 해결한 바이오스를 릴리즈 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스로 프리징 현상을 해결했다고 발표한 사파이어 라데온 HD 5750
사파이어사의 그래픽 카드 국내 유통 업체인 이엠텍측에 따르면, 프리징 현상이 발생했던 그래픽 카드에 해당 바이오스를 적용 후 열흘이 넘는 자체 테스트 기간 동안 해당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확인했다.
사파이어측에 따르면, 그레이 스크린 문제가 수정된 HD 5750과 HD 5770의 바이오스 외에 여타 HD 5000 시리즈의 수정된 바이오스를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으며, 다른 제조사들 역시 그레이 스크린 문제 해결을 위한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레이 스크린 문제는 ATI 측에서 밝혔듯, 랜덤하게 발생하는 문제라 인위적인 재현이 불가능해 해당 바이오스로 실제로 문제가 해결됐는지 확인하긴 어렵다. 실제 해결 여부는 사파이어 외의 제조사들의 HD 5000 시리즈에도 그레이 스크린 이슈 해결을 위한 바이오스가 배포되고, 해당 이슈를 겪었던 사용자들의 반응이 나오면 실제 문제 해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당황스러운 점은, 그레이 스크린 문제 해결을 위한 바이오스가 ATI 쪽에서 사파이어측에 전달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ATI 측에서 밝힌 드라이버를 통한 해결이 아니라는 점으로, 앞서 언급했던 클럭과 전압 조절, 드라이버 변경등의 임시 방편과 ATI의 기존 입장인 드라이버 업데이트와 맞물려 문제의 원인을 짐작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그레이 스크린의 실제 원인이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HD 5000 시리즈로 모처럼의 호기를 맞고 있는 ATI는 이번 그레이 스크린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기 전에 빠르게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D&D 트랜스코딩처럼 지원을 약속했던 기능의 미 지원이 아니라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언제, 어떻게 겪을지 모를 일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는 보다 심각하게 다가오는 문제이며, 상대 진영의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 대항마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