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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 2001-11-26 12:46
[뉴스]

인텔의 딜레마 : AMD기술을 쓸까 말까?

인텔이 x86 CPU업계에서는 선도자적인 위치에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램버스와의 관계, VIA의 당돌한 도전, AMD의 '脫인텔'선언 등으로 인텔의 시장지배자로서의 위치와 체면이 많이 구겨진 것은 사실이다.

펜티엄4를 등장시키면서 인텔은 그나마 그 위치를 조금 회복해나가는듯 해 보였다. 인텔이 차세대 코어로 강력하게 밀고있는 펜티엄4가 RDRAM과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이고 세계 최대의 RDRAM생산업체인 삼성전자의 RDRAM수율이 급격하게 좋아졌다는 점, 인텔이 삼성이 직접적으로 투자해서 테스터기 장비를 '사주는' 일이 있었다는 점 등등 해서 인텔의 RDRAM푸쉬 정책은 이제 빛을 보는가 싶었다.

그러나 DDR SDRAM과 관련된 문제들이 하나둘씩 제거되어 나감과 동시에 미국 Micron, 우리나라의 Hynix등이 직접 반RAMBUS의 총대를 메고 정면도전을 하고 VIA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제품을 등장시켜 인텔은 억지로라도 DDR SDRAM대열에 올라설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인텔은 또하나의 딜레마에 봉착했다. 바로 AMD의 HyperTransport기술 도입과 관련된 문제이다. HyperTransport는 AMD에서 강력하게 밀고 있고 전세계 200여개의 IT기업들이 선택한 차세대 I/O 연결 기술이다. 인텔은 이에 맞서 지난 가을 IDF에서 3GIO(코드명 : 아라파호)가 자사의 차세대 프로토콜이 될 것임을 확실히 하여 AMD와 다른 길을 갈 것임을 선언했다.

두 기술은 상호간의 보완적인 특성도 있지만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3GIO가  완전 직렬식 기술이라 구리의 이론적 한계 속도까지 대역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병렬 기술에 기반을 둔 HyperTransport에 비해 대체로 발전된 형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AMD역시 "두 기술은 보완적 기술이므로 3GIO의 표준화에 찬성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AMD의 입장은 느긋하다. 왜 그럴까?

바로 HT의 대열에 합류한 200개의 IT기업중에 시장선도적인 기업들이 다수 참여해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네트워킹장비의 절대 강자 Cisco와 비디오칩셋계의 리더 nVidia를 들 수 있다. 또한 3GIO가 아직 설익은 기술이라는 점이다. 이제서야 표준이 잡혔고 본격적인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3GIO에 비해 HyperTransport는 지금 당장이라도 사용이 가능한 기술이다.

theinquirer.net에 오늘 보도된 뉴스에 따르면 인텔이 강제적으로라도 HT라이센스를 AMD로부터 취득해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고 한다. 이유인즉, Cisco가 앞으로 HT기술을 사용한 제품들을 다수 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네트워킹 장비에 들어가는 칩도 주요 비지니스중의 하나인 인텔이 Cisco에 칩을 팔고 싶으면 HT기술을 써야만 한다는 것이다.

인텔로서는 여간 쪽팔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자신이 주도가 되어 만들어놓은 Infiniband라는 기술이 있고 네트워킹 장비역시 생산하고 있는 인텔이(요즘 인텔은 네트워킹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나서고 있다)경쟁사에 물건을 대기 위해 또다른 경쟁사, 한국의 하이닉스보다도 작고 Cisco와는 규모를 비교할 수 없는, '경쟁아닌 경쟁'을 하고 있는 AMD의 기술을 써야한다는 점이 그럴 것이다.

인텔의 선택은 세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당연히 HT를 도입하는 것이다. CPU에서는 절대강자 인텔이지만 네트워킹장비 만큼은 Cisco앞에서는 저기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야 하는 위치이므로 조용히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다. 머.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두번째. 인텔이 네트워킹 장비 사업을 강화해서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것이다. Infiniband가 아직 그렇게 노후한 기술은 아니고 현금 유동성이 넘쳐나는 기업이 인텔이므로 한참 불황의 늪을 헤메고 있는 네트워킹장비 사업에 투자를 많이 해서 Infiniband->3GIO로의 이전을 독자적으로 해내고 반Cisco진영을 구성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불황이 한번 닥치면 그다음 시장이 회복되었을때 수요가 많이 발생하고 시장 자체가 커지는 현상이 일반적이므로 인텔이 이 기회를 노리고 상대적으로 돈이 없는 Cisco를 압박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세번째. Cisco의 인텔 의존도가 높은 제품군을 의식해서 협상을 벌이는 시나리오다. 당장 인텔이 칩 공급을 끊어버리면 Cisco역시 타격이 꽤 크므로 이것을 조커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인텔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싶다. 인텔은 보통 이러한 경우에 저력을 발휘해 왔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당장의 이득보다는 약간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미래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업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인용 : theinquir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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