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1백억 병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칠성사이다’의 ‘칠성’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1950년 7명의 동업자가 서울에 사이다 공장을 차리게 되는데, 사이다의 이름을 고민하던 7명은 각자의 이름 앞에 붙은 성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칠성이란 이름을 붙이게 된다. ‘7개의 다른 성’, 줄여서 ‘칠성’. 센스라 해야 할지 우연이라 해야 할지 고민스럽지만 어쨌든 ‘칠성사이다’는 전국민의 대표 음료로서 긴 시간 사랑을 받았다.
이름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모든 사물에는 이름이 붙지만 어느 것 하나 이유 없이 붙은 건 없다.
디지털 제품 역시 마찬가지다. 제조업체에서는 신제품 개발과 함께 제품 고유의 이름을 짓는다. 이름을 지을 때는 그 업체 고유의 이름 짓는 법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고 혹은 전혀 새로운 이름으로 결정할 때도 있다.
디지털 제품들의 이름들은 살펴보면 영문과 숫자가 뒤섞여 소비자들이 쉽게 외우거나 사용할 수가 없는데 이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을 따로 지어주기도 한다.
디지털 제품들의 이름에 얽힌 사연, 어디 한번 들어보자.
휴대폰
초코렛, 레이저, 블루블랙 등 휴대전화에 예쁜 이름은 필수다. 휴대폰은 영문 알파벳과 숫자로 조합된 기기 고유의 모델명외에 별도로 공식적인 모델명을 갖는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 제품이다.
모토로라의 레이저의 경우, 면도날의 슬림함을 본 따 이름을 붙인 것이고, 초코렛폰은 초코렛폰의 특징인 블랙 컬러와 세련된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초코렛처럼 달콤함을 안겨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전자의 애니콜은 국내에서의 이미지는 매우 좋은 반면 영어권 일부 국가에서는 ‘접대부’ 같은 은어처럼 사용되기도 해 간혹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긴다 한다.
공식적인 휴대폰의 모델명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어렵지 않다. 어려운 건 휴대폰의 공식 모델명. 암호와 같은 휴대폰의 모델명은 무엇을 뜻 하는 것일까.
SCH-S230, IM-8300, LG-SV520, PH-S4000, MS400 암호인가?
삼성전자의 휴대폰들을 살펴보면 모델명에 ‘SCH’란 알파벳이 들어가는 제품을 많이 찾을 수 있다. SCH는 삼성의 애니콜에 들어가는 모델로 SCH란 ‘Samsung Cellular Handset’을 의미한다. 즉 셀룰러망을 운영하는 SK텔레콤용 제품이란 뜻이다. 애니콜에 들어가는 모델에는 ‘SPH’란 모델명도 있는데 이는 ‘Samsung PCS Handset’을 의미하며 KTF와 LG텔레콤용 제품을 뜻한다.
그 뒤에 오는 알파벳은 각 휴대폰의 특징, 강점을 의미한다.
최근에 출시되는 애니콜을 보면 B, E, G, S, V, W, X 시리즈가 출시되고 있는데 B는 broadcasting의 약자로 DMB 폰을 말한다. E는 EV-DO에서의 E로 EV-DO 지원 단말기를 뜻한다. G 는 Game 에서 따온 글자로 게임폰에, S시리즈는 Speed에서 S를 따와 휴대폰 구동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CDMA 2000 1X 지원이라서 무선 인터넷 속도는 느린 편이다. V시리즈는 E시리즈에서 동영상 기능이 강화된 모델들로 Video의 V를 사용하고 있고 W시리즈는 WCDMA지원 모델이다. 마지막으로 X 시리즈는 CDMA2000 1X 지원 모델이다.
알파벳 뒤의 숫자는 모델의 고유번호로 SK텔레콤용 단말기는 세자리 숫자가 붙고 KTF용과 LG텔레콤용은 네자리 숫자가 붙는다. 단 LG텔레콤용은 끝 두 자리, 혹은 세 자리가50으로 끝나거나 09또는 019로 끝나게 된다.
LG전자와 팬택의 휴대폰도 삼성의 이름짓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명품으로 이름난 샤넬, 구찌, 페라가모 등은 창업자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 외에도 명품 혹은 색다른 컨셉의 고가전략을 사용할 때 자주 쓰는 것 중의 하나가 창업자, 경영자의 이름이다. 최근 명품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삼성이 삼성 휴대폰에 ‘Gun-G330’, ‘Hee-S750’ 등과 같은 이름을 붙일 날도 기대해보자.
그래픽카드
현재 그래픽카드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 당시의 이름을 그대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통사를 거치면서 개명되는 경우가 있는데 ‘렉스텍’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밀감을 주기 위해 한글 이름을 지어주고 있다.
‘7950GT 256 뚱보 잘만’ 7950GT는 아시다시피 7950GT칩셋 적용으로 인해 붙은 이름이고 256은 메모리, 잘만은 잘만 쿨러가 달려 있어 붙은 이름이다.
중간에 붙은 ‘뚱보’, 뚱보 외에도 렉스텍에서는 천하통일, 신화, 친구 등 여러가지 한글 명칭이 들어가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NVIDIA에서 만든 공식 케릭터의 이름은 ‘마이크’. 제품을 사면 그려져 있는 뚱뚱한 케릭터이다. 여자 케릭터의 이름은 ‘루나’. 이 두 케릭터의 이름을 렉스텍에서 한글이름으로 바꿔 부르고 있는데 ‘루나’의 경우 초창기에 누나, 이모, 고모 등과 같은 이름으로 부르려 하다가 ‘루나’라는 이름이 가장 어울린다는 판단에 지금까지 본명을 쓰고 있고, ‘마이크’는 뚱보로 불리우고 있다.
우선 뚱보라 이름을 지은 건 케릭터의 외형적인 이유와 높은 사양의 스펙에 뚱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는 판단에서다. 7950GT에 ‘날씬이’란 이름보다는 확실히 뚱보가 좋긴 하다.
또한 뚱보라는 단어의 발음이 친근하고 눈에 잘 뛴다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뚱보를 시작으로 7600GT급 이상은 뚱보라 불리고 그 하위의 모델들은 보통 루나로 쓰이고 있다.
루나 밑의 제품들은 마이크와 루나, 두 케릭터가 함께 등장하는데 이것은 ‘친구’로 불리우고 있다. ‘친구’란 이름이 붙기 전 렉스텍에서는 남녀 두 케릭터가 함께 나오기 때문에 열애, 연애, 사랑 등을 쓰려하다가 15세 이상 구입가능 그래픽카드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친구’를 붙였다고 한다.
‘친구’의 경우 낮은 가격에 높은 성능으로 친구와 같은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돌풍’은 이 정도 가격과 성능이면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올인’은 과감하게 올인 하여 선택해야만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타 제품에 비해 오버된 모델이라 불량률이 다른 모델에 비해 조금 높다고 한다. ‘강추’는 올인에 비해 위험 수위가 낮은 모델로 올인을 망설였던 분들께 강력추천 한다는 의미이다. 강추하는 만큼 가격과 성능 모두 뛰어나 가장 많이 나가는 모델이다. ‘신화’는 돌풍 전에 나왔던 모델로 낮은 가격에 성능은 굉장히 뛰어나 신화를 일으킬 수도 있겠다 하여 지어졌고, ‘천하통일’은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한다. 천하를 통일하기란 굉장히 힘이 드는데 그만큼 ‘천하통일’을 구입하는데도 힘이 들 것 이라는 얘기도 있다.
렉스텍의 그래픽카드 이름들은 짧지만 강한 힘을 지니고 태어났다. 우스개 소리로 그냥 지나치기에는 렉스텍의 이름짓기에 대한 노력이 너무도 가상하다.
노트북
삼성의 노트북에는 센스(sens)라는 이름이 항상 앞에 붙는다. 삼성 노트북의 센스는 ‘삼성전자 노트북시스템’의 영문 머릿글자로, 감각과 관능을 의미하는 ‘sense’의 뜻도 포함되어 있는 브랜드명이다.
삼성의 노트북은 5가지 시리즈로 나누어 지는데 각 모델의 특징을 바탕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X 시리즈 : eXcellence의 약자로 고급형 프리미엄 모델을 뜻한다.
M 시리즈 : Multimedia의 약자이고 대형 LCD를 채용한 멀티미디어 강화 모델에 사용하는 모델명이다.
Q 시리즈 : Quintessence의 약자이고 울트라 모바일 PC, 서브 노트북 PC등 차세대 제품에 적용되는 모델명이다. Quintessence의 뜻은 본질, 정수, 전형, 화신 등을 뜻 하는데 이외에 흙, 불, 물, 대기 등을 제외한 초인적인 존재나 인간의 정신적인 에너지로도 해석되므로 미래형 모델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P 시리즈 : Professional의 약자로 기업용에 맞게 최적화한 모델에 적용되는 모델명이다.
R 시리즈 : Reasonable의 약자로 의미하는 것은 뜻 그대로 비싸지 않은 적당한 가격의 모델에 적용되는 모델명이다.
냉장고
냉장고하면 떠오르는 두 이름, 지펠(zipel)과 디오스(dios).
삼성의 ‘지펠’은 독일어로 ‘최고, 정상’을 뜻하는 ‘Zipfel’을 응용한 이름으로 처음엔 ‘Zipfel’을 그대로 사용하려다 지펠이란 단어가 독일에서 남성의 은밀한 부분을 뜻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 ‘f’를 빼고 만들었다. 여담이지만 삼성은 이름이 성적인 단어와 자주 연관이 되는데 의도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고생이 많다.
LG의 ‘디오스’는 스페인어이며 ‘신’을 뜻한다. 신을 뜻하기는 하지만 ‘옥실로스’에게 왕위를 빼앗긴 신이므로 내용상으로는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오스’를 브랜드명으로 채택한 LG는 왕위를 뺏긴 디오스를 닮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은 듯 하다.
삼성 지펠 ‘SRT689PDW’을 예로 냉장고 이름을 풀어보자.
삼성의 모든 냉장고의 이름은 SR로 시작된다. SR은 ‘Samsung Refrigerator’의 약자로 말 그대로 삼성 냉장고란 뜻이다.
SR뒤의 알파벳 한글자는 T, S, N 이 세가지로 나뉘는데 T는 Trim kit 전면부 패널을 교체할 수 있는 인테리어 지펠을 뜻하고, S는 일반적인 양문형(side by side) 냉장고를 뜻한다. N은 스마트 지펠에 붙으며 Network의 약자이다.
SRT뒤에 붙는 숫자 두 자리는 용량을 반올림한 숫자이다. ‘SRT689PDW’의 경우 679리터로 반올림 하여 68이 붙은 것이다.
68뒤에 붙는 세번째 자리는 양문형 냉장고의 종류를 의미한다. 세번째 자리에 숫자 5가 붙으면 기본형, 6은 홈바형, 8은 풀옵션형, 9는 트윈홈바형을 뜻한다. 이 외에 7이 붙어있는 모델도 있는데 7은 디스펜서만 달려있는 형태로 국내의 경우 시장성이 없어 현재 시판은 하지 않고 있다.
숫자 뒤의 P는 개발년도를 뜻하며, 2006년형은 P 또는 Q가 붙고, 2007년형은 R 또는 S가 붙게 된다.
마지막 DW는 냉장고의 색상을 의미한다. DW는 ‘다마스카 와인’을 뜻하고, DS는 ‘다마스카 실버’, PG는 ‘페이즐럿 골드’, PS는 ‘페이즐럿 실버’를 뜻한다.
KGB의 암호같이 보이던 냉장고의 모델명이 알고 보니 너무나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모델명을 보고 색상과 용량, 종류를 구별할 수 있으니 모델명의 법칙만 알고 있다면 제품의 사진을 보지 않고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겠다.
TV
삼성의 LCD TV ‘LN32R71BD’을 예로 이름의 뜻을 알아보자.
LN : LCD TV 국내향에 붙는 이름이다. 국내향은 NT타입이므로 LCD의 L과 NT타입의 N이 합쳐졌다.
32 : 인치수를 나타낸다.
R7 : 디자인 컨셉을 의미한다.(R7은 기존 로마 시리즈 R5를 이어간다는 의미)
1 : 모델의 변경사항을 뜻한다.(1은 기본 디자인)
B : 색상을 나타낸다.(Black의 B, White인 경우는 W)
D : Digital을 의미한다.
따라서 ‘LN32R71BD’는 32인치 검정색 LCD TV이다.
역시 삼성의 PDP TV ‘SPD-63P5HD’을 예로 PDP TV의 뜻 알아보자.
SPD : Samsung Plasma Display의 약자로 삼성 PDP를 뜻한다.
63 : 인치수를 나타낸다.
P : 디자인 캐비닛 명을 의미한다.
5 : 시리즈를 뜻한다.
HD : HD급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SPD-63P5HD’는 63인치 HD급 PDP TV를 의미한다.
디지털 카메라
모든 가전제품과 디지털 제품에도 코드명이 붙는다. 디지털 카메라 역시 코드명이 붙는데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는 사이버 샷이란 브랜드명 뒤에 DSC라는 코드명이 붙는다. 소니의 경우 각 시리즈별로 타겟 소비자층이 있어 각각의 정확한 정체성을 가지고 분류된다. 앞에서 말한 코드명 뒤에 오는 첫 알파벳이 바로 그 정체성을 의미하는데 무엇을 의마하는지 살펴보자.
T 시리즈 : Thin의 약자로 슬림한 디자인의 컨셉이다. 컴팩트한 제품들이 주로 이 시리즈에 속하며, 스타일리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층을 위한 시리즈이다.
N 시리즈 : Neo의 약자로 새로움을 뜻한다. 작년에 출시된 N시리즈 중에는 3인치 LCD에 그림과 글씨를 쓸 수 있는 색다른 컨셉으로 이름처럼 신개념의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한 바 있다.
H 시리즈 : High zoom의 약자로 family user층을 위해 나온 시리즈이다. 풍경 촬영과 운동 촬영과 같이 생활에서 자주 쓰기에 적합하다.
S 시리즈 : Stamina의 약자이고 엔트리 소비자층을 위한 제품이 주를 이룬다.
W 시리즈 : Wide의 약자로 와이드 LCD 모델 시리즈다.
위의 알파벳 뒤에 붙는 숫자는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단지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후속 모델이라 생각하면 된다.
MP3
애플사의 ‘iPod’,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애플 코리아에 iPod 이름이 갖는 의미에 대해 문의해 보았지만 아쉽게도 확실히 알 수 없었다. 애플 코리아 직원들조차 제대로 모르는 iPod의 뜻은 도대체 무엇일까. 추측해보자.
회사의 이름은 회사의 얼굴이다. 회사명과 제품명, 모두 그 회사와 제품의 운명을 함께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제품의 이름보다 제품의 이미지가 우선한다. 하지만 그 이미지를 심어주는 건 독특한 이름이라는걸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숫자가 주는 신뢰감과 명확함, 제품 특징의 함축적 의미의 알파벳. 어렵고도 복잡한 모델명부터 재미있는 제품명까지, 알고 보면 좀 더 깊게 보인다.
제품이 갖는 많은 이름 중에는 합성어가 많다. 두 개 이상의 단어에서 일부분을 발취해 합치는 것이다. iPod만의 뜻이 있지 않으니 우선 합성어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iPod의 i는 나, 즉 iPod의 사용자를 말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Pod는 'Publish On Demand'의 약자로 생각할 수도 있다. 'Publish On Demand'란 컴퓨터를 이용하여 고객이 원하는 대로 주문을 받아 책을 제작해 주는 서비스로 iPod에 이 의미를 적용해도 어느정도 부합된다. Pod에 대한 또 다른 해석으로 ‘몰아서 한데 모아놓는다’란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이것 역시 iPod와 어울린다. iPod는 iTunes를 이용하는 MP3이다. Tune의 뜻이 곡조, 선율 등이므로, 결론적으로 iPod은 사용자만의 모음 음악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출처 - http://www.ohmydt.com/news/view.html?num=2828&mc=9&t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