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클럭이 전문가의 영역에서 이야기되던 PC 보급의 초창기가 지나고 어느정도 오버클럭에 대한 정보가 보편화된 후에는, 부족한 성능을 보충하고 가격대 성능비를 높이기 위해 아무 CPU에 적절한 보급형 써드파티 쿨러를 붙여 바이오스만 적절히 만져주면 되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 작업이었던 때가 있었다.
최신 인텔 플랫폼에서 오버클럭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전용 CPU와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반면, 꾸준히 성능이 개선됨에 따라 보급형도 기본적인 작업에서는 성능이 특별히 모자라지 않게되면서 최근 인텔 CPU의 오버클럭은 배수락이 해제된 K 버전 CPU를 일반 모델 CPU보다 비싸게 주고 사야하고, 메인보드도 오버클럭을 위해 디자인된 Z97/ Z87/ Z77 같이 비싼 칩셋이 사용된 모델을 사야 그나마 시도해볼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최근의 오버클럭 트랜드에 대해 정의 내리자면, PC 보급 초창기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때와 같이 전문적인 지식은 필요없지만 오버클럭을 위해 디자인된 고가의 CPU와 메인보드가 필요하므로 다른 의미에서 큰 결심이 필요해졌다.
질소 냉각까지 쓰지 않더라도, 오버클럭으로 높아진 발열은 적절히 해소해줘야 한다
이처럼 누구나 시도하기 어려워진 만큼 이왕하는 오버클럭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텐데, 최종적으로 오버클럭한 결과 높아지는 CPU의 발열을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전력질주하게되면 몸의 항상성(恒常性)을 유지하기 위해 숨이 가빠지고 땀이 나듯, CPU도 정규클럭보다 빠르게 동작하도록 오버클럭하면 평소보다 높은 열을 내기 때문에 장규클럭으로 동작하는 환경을 가정하고 설계된 기본 정품 쿨러로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땀을 흘릴 수도 없고 물에 담글 수도 없는 PC, 최신 인텔 플랫폼에서 CPU 오버클럭시 높아진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점들을 신경써줘야 할지 지금부터 알아가보자.
오버클럭의 기본, K버전 CPU와 써드파티 쿨러 선택
일단 CPU 오버클럭을 시도하기로 결심했다면 앞서 이야기했듯 오버클럭을 위해 배수 조절 기능이 갖춰진 K 시리즈 CPU가 필요한데, 샌디브릿지(코어 i3/ i5/ i7 2000 시리즈) 이후 CPU라면 K 버전 CPU가 아닐 경우 하드웨어 제약 때문에 제대로 오버클럭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샌디브릿지와 그 이후 모델인 아이비브릿지 제품은 사실상 단종된 상태이므로, 지금 시점에서 인텔 CPU로 새롭게 제대로된 오버클럭을 시도해보고 싶다면 하스웰 리프레시 모델 중 배수락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코드네임 데빌스 캐년(Devil's Canyon)으로도 불리는 코어 i5 4690K와 인텔 코어 i7 4790K 두 가지 모델 중 용도와 예산에 맞게 골라주면 된다.
라인업별로 특징적인 오버클럭 CPU들
인텔 코어 i5 4690K는 2015년 2월 하순 기준으로 20만원 중반대의 네이티브 쿼드코어 CPU로 상당수의 최신 게임에서 권장사양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기본 성능 또한 우수해 전문 프로그램이 아닌 게임이나 간단한 동영상 편집 같이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고성능 제품이다.
인텔 코어 i7 4790K는 일반 소비자용 제품 중 베이스클럭 4GHz를 돌파한 첫 네이티브 쿼드코어 CPU로, 하이퍼쓰레딩 기능을 갖춰 동시에 8쓰레드 처리가 가능한 준 전문가용 CPU로 볼 수 있으며, 그런만큼 어지간한 엔트리급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30만원 중후반대의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하스웰-E도 오버클럭은 되지만 가격 부담이 크다
물론 하스웰-E 계열의 소켓 LGA 2011 기반 코어 i7 CPU 들(코어 i7 5960X/ 5930K/ 5820K)도 오버클럭을 지원하지만, 네이티브 헥사(6) 코어와 옥타(8) 코어 CPU인 만큼 최하등급 모델의 가격이 40만원 초중반대부터 시작, 최고등급 모델은 100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으로 당초 일반 소비자가 아닌 전문가급을 대상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여기에 TDP가 140W에 달하고 CPU 쿨러가 제공되지 않기에 별도로 사야하는데다, CPU 자체의 가격은 물론이고, 짝을 이루는 X99 칩셋 메인보드와 DDR4 메모리 가격 만만치 않으므로 단순히 오버클럭이 된다는 이유만로 구매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현 시점에서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인텔 CPU는 각 제품의 타겟 층이 확실히 구분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자신이 어떤 용도로 PC를 사용하고, 가용 예산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고려해 오버클럭할 CPU를 선택해야할 것이다.
오버클럭으로 높아진 CPU 발열, 어떤 쿨러를 선택할까?
기본 클럭 사용을 전제로 제공되는 정품 쿨러로 오버클럭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 평소 걸어서 이동할 때는 왠만하면 숨이 가빠질 이유가 없지만 100m 전력 질주 처럼 달리면 숨이 가쁘고 몸에 열이 오르는 것 처럼, 오버클럭한 CPU도 정규 클럭보다 빠르게 동작하는 만큼 열이 증가하게 된다.
CPU가 기본 클럭으로 동작한다면 구매시 동봉된 정품 쿨러로도 동작에 문제가 없지만, 오버클럭하면 CPU의 발열이 높아지므로 정품 쿨러로는 시스템 다운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렇게 높아진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별도로 판매중인 써드파티 쿨러의 구매는 필수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써드파티 쿨러는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 CPU 냉각에 특화된 타워형 쿨러
CPU 오버클럭에는 타워형 쿨러의 선호도가 높다(잘만 CNPS9800 MAX)
CPU 쿨러는 크게 바람의 흐름을 이용한 공랭쿨러, 냉각수를 이용한 수랭쿨러 중 하나를 이용하게 되는데, 크게 봤을 때 공랭쿨러는 CPU 발열을 처리하는데 집중하는 타워형과 CPU뿐 아니라 주변부의 쿨링을 함께 고려한 플라워형의 두 가지로 구분되며, 보통 CPU 오버클럭에는 타워형 쿨러가 사용된다.
타워형 쿨러는 오버클럭으로 높아진 CPU의 발열을 케이스의 후면팬과 함께 빠르게 식혀줄 수 있고, 케이스 호환성이나 비용 문제로 수랭쿨러를 구매하기 어려운 오버클러커들에게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오버클럭시에는 CPU뿐 아니라 메인보드 전원부의 온도 또한 높아지기 마련인데, 잘만 CNPS9800 MAX과 같은 일부 타워형 쿨러는 전원부 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므로 제품 선택시 참고하면 좋다.
■ 메인보드 전원부등, 주변도 함께 식혀주는 플라워형 쿨러
CPU뿐 아니라 전원부와 메모리등 주변부 쿨링도 가능한 플라워형 쿨러
(사진 : 쿨러마스터 제미니II S)
보통 가격과 성능이 적당하고 CPU의 발열을 케이스 후면 팬과 연계해 빠르게 배출할 수 있는 타워형 공랭 쿨러가 선호되지만, 오버클럭 하면서 CPU 뿐만 아니라 메인보드 전원부의 발열도 줄이고 싶다면 플라워형도 고려해볼 수 있다.
타워형 쿨러는 CPU의 발열 제거에는 탁월하지만 오버클럭시 평상시보다 온도가 올라가는 전원부를 식혀주지 못하며 인접한 그래픽 카드의 발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딜리, 플라워형 쿨러는 CPU를 비롯해 외부 발열 영향을 최소화하고 오버클럭시 높아지는 전원부 발열도 함께 낮춰줄 수 있으므로 이론상 더욱 안정적인 오버클럭이 가능하다.
단지, 플라워형 CPU 쿨러는 바람의 방향이 메인보드쪽을 향해 퍼지므로 CPU나 시스템의 발열이 케이스 내부에 머무는 시간이 타워형에 비해 길어지고, 타워형과 반대로 CPU의 발열이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가 되므로 타워형 쿨러에 비해 케이스 쿨링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
■ 오버클럭을 위한 또 다른 선택, 무소음 쿨러 + 고성능 쿨링팬 조합
한편, CPU 오버클럭을 위한 공랭쿨러는 높아진 발열 때문에 기본적으로 무소음 쿨러는 선택에서 제외하게 되는데, 여기에 별도의 쿨링팬을 장착할 수 있다면 일반 공랭쿨러 못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무소음 쿨러에 쿨링팬을 추가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사잔 : 잘만 FX100 + ZM-F2Q(BL) 쿨링팬)
무소음 쿨러는 말 그래도 소음을 없애기 위해 방열판만으로 CPU의 발열을 처리하기 위해 보통 쿨링팬이 기본으로 달린 공랭쿨러보다 히트싱크(방열판 + 히트파이프) 자체의 방열 특성이 더욱 정교하게 설계되기 마련인데, 보드나라 기사로도 살펴본 잘만 FX100같은 경우 무려 10개의 히트파이프가 사용되었다.
따라서, 여기에 고성능 쿨링팬을 조합하면 쿨링팬이 기본 포함된 어지간한 일반 공랭쿨러보다 뛰어난 쿨링 성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오버클럭한 상태에서 다시 정규 클럭으로 사용할 때는 무소음 환경도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지, 히트싱크 자체의 크기가 일반 공랭쿨러보다 커지고 자체 가격도 높게 책정되는데다 별도 쿨링팬을 사야하며, 제품에 따라서는 장착할 수 있는 쿨링팬의 크기가 제한되거나 아예 장착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메인보드 방열판과의 간섭 등 따져보아야할 점이 많으므로, 무소음 쿨러를 이용한 오버클럭은 일반 공랭쿨러를 이용할 때보다 신중해야 한다.
■ 극한 CPU 오버클럭에 유리한 일체형 수랭쿨러
일반적으로 한계까지 CPU를 오버클럭하기 위해 수랭쿨러가 선택된다
(사진 : 잘만 Reserator 3 Max Dual)
써드파티 쿨러를 선택할 때는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오버클럭을 할지 먼저 정하면 결정하기 편한데, 보통 국민 오버라고 불리는 정도에서 멈춘다면 좋은 공랭 쿨러로도 충분하겠지만, CPU의 쿨링 성능을 극대화해 가능한 한계까지 오버클럭하고 싶다면 공랭 쿨러보다 조금 비싸지만 최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일체형 수랭 쿨러가 필요할 것이다.
워터 블록과 펌프, 냉각수 탱크, 라디에이터등을 별도로 구매해 조립하는 예전 방식과 달리, 최근 CPU용 수랭쿨러는 이들이 모두 일체형으로 구성된 제품이 주로 출시되고 있는데, 이들은 공기보다 높은 열 전도율을 갖춘 냉매를 이용해 CPU의 발열을 빠르게 식혀준다.
일체형 수랭 쿨러는 CPU뿐 아니라 주변부 쿨링에도 유리하다
또한, CPU 발열이 냉각수를 통해 빠르게 라디에이터로 이동하므로 주변부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되고, 라디에이터를 식혀주는 쿨링팬이 메인보드의 전원부와 다른 부분의 발열을 해소할 수 있으므로, CPU의 발열과 주변부의 발열이 간섭하는 현상을 고려해야하는 공랭식 CPU 쿨러보다 상대적으로 신경 쓸 부분이 적고, 극한 오버클럭에 유리하다.
단지, 조립형 수랭 시스템과 비교해 소형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공랭쿨러보다 덩치가 크므로 케이스 크기가 넉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곳이 케이스에 있는지, 케이스에 장착했을 때 메인보드 방열판과의 간섭 여부, 공랭식 쿨러에 비해 비싼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지 등, 수랭쿨러는 공랭식 쿨러에 비해 사용전 따질 부분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쿨러 종류에 따른 CPU와 메인보드 온도 특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보드나라 기사 'CPU잡으려다 메인보드 태울라, 건강한 PC쿨링을 위한 쿨링솔루션 해법은?'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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