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가격과 해상도, 용량에서 아쉬움이 남는 Eee PC
본인이 ASUS
Eee PC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07의 ASUS 부스에서였다.
그당시만 해도 프로토타입 형태로 공개되었지만 이미 어느정도 스펙은 알려진 상황이었기에
$200의 가격대는 상당히 큰 메리트로 다가왔다. 특히 컴퓨텍스 행사내내 1.5Kg 무게의
14인치 노트북을 메고 다녔던 것을 생각하면 왠만한 가방에 쏙 들어갈 만한 작은
크기와 0.9kg의 무게는 성능이나 확장성등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노트북 시장에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지난해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07의 ASUS 부스의 모습
솔직히 ASUS Eee PC의 사양만을 볼때 노트북과 PDA의 중간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보는것이 적당할 정도다. 최근들어 서브개념의 미니 노트북들이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간단한 사무작업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오히려 분에 넘치는
사양으로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인텔이
생각하는 NetTop과 데스크탑PC와의 차이 (출처 : IDF)
이에 ASUS는 Mobile Internet Device(MID)라는
개념을 적용해 Eee PC가 노트북 대용에서가 아닌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간단한
업무를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는 얼마전 개최된 IDF에서 언급된
Atom 프로세서 탑재의 NetTop/NetBook과 동일한 개념이며, 특히 기존 플랫폼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개발이 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영역 분리가 된다는 장점에 제조사에서도 환영을 받고 있다.

800x480
해상도를 갖춘 1세대 Eee PC
즉, Eee PC는 사양상으로 볼 때 표준 XGA 해상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800x480의 LCD,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4GB용량의
스토리지 공간등 최근 노트북등의 기준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ASUS는
이러한 제약 사항에도 불구하고 MID라는 개념을 도입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였고
그 결과 해외에서는 히트작이 되었다.
결국 사용자들은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Eee
PC를 알맞은 가격대의 휴대성이 뛰어난 제품으로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은
Eee PC의 스펙에 맞춰 자신이 필요한 용도를 찾아내 만족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극히
일부 유저는 Eee PC의 성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소프트웨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적인 부분까지 확장을 해서 사용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로 인한 A/S불가는
본인이 감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해외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다. 국내에서 성공을 하기위해서는 비슷한 상황의 경쟁 제품들을 따돌릴 만한
Eee PC만의 특징을 갖춰야 하는데, 솔직히 휴대성 이외에는 성능이나 가격적인 메리트를
찾기는 힘든 편이다.
이미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일본 및 국내에서
발매된 Eee PC에만 운영체제로 리눅스가 아닌 윈도우 XP 홈 버전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가격상승이 이뤄져야만 했다. 물론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리눅스보단 윈도우 XP 환경이 보다 거부감없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SSD 채용등으로 초기 개발당시보다 높아진 기기자체의 가격에 운영체제 가격까지
더해져 결국 국내에서는 49만원대로 판매가 된 것이다.
물론 MS로부터 운영체제 도입으로 지불하는 비용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399 + 한글 윈도우XP 홈 = 49만
9천원 이라는 공식을 쉽게 납득할 국내 유저들은 꽤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미니 노트북등이 상대적으로 고가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경쟁력있는 가격대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최근들어 50만원대의 노트북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애초에
Eee PC를 $200 가격의 PC라는 홍보가 워낙에 강렬했던탓에 상대적인 허탈감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4GB 저장 용량, 800x480 해상도는 활용성을
생각할 때 너무 부족해..
개인적으로 보급형 노트북의 대중화를 선언하였던 Eee PC에 저장
장치로 SSD 가 사용되었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 물론 SSD는 기존 HDD에 필요한
모터와 기계 구동장치가 필요없기 때문에 열과 소음이 발생하지 않으며 외부 충격에도
강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또한 크기 및 무게가 기존 HDD에 비해 50% 가량 적고 읽고
속도는 3배, 쓰기 속도는 1.5배가 빠른등 전체적인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 비해 현재까지는 용량의 한계와
높은 가격등으로 인해 일부 고급형 노트북에서만 채용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Eee PC에서는 4GB SSD가 채용되어 있다. 물론 이는 작은 외형과 소비전력을
위해 그리고 작은 파일들의 빠른억세스가 가능한 SSD의 특징상 웹서핑등에 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용량은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DHC를 지원하는 SD 리더기를
내장하고 있지만 SSD에 비해 느린 읽기/쓰기 속도 덕분에 SD카드에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경우 느려지는 속도에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기본 상태에서는 불과 1.5GB
용량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여기에 몇가지 프로그램을 설치한 경우라면
차후에 윈도우XP 서비스팩3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결국 이러한 저장용량의 한계는 자연스럽게 활용도를
제한할 수밖에 없게 된다. 간단히 웹서핑이나 문서작업등은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여러편의 영화를 넣어 본다거나 장르별로 음악을 넣고 다니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에서는
윈도우내에 기본으로 설치되는 서비스 관련 프로그램을 제거함으로써 여유 용량을
늘이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으며 이밖에 Eee PC의 동작 속도를 900MHz로
오버클럭한다거나 1024x768 해상도로 강제로 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Eee PC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800x480 해상도또한 Eee PC 선택에 주저하는 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물론 별도의 유틸리티를 통해 800x600 해상도를 지원하지만 상하로 스크롤
되는 화면에 익숙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이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800x600 가상 해상도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세로폭이
480 픽셀 이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800x480 해상도로는 하단의 화면이나 버튼등을
보거나 클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해상도를 800x480으로 설정하였을
경우에는 하단의 버튼이 깨져 제대로 클릭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실제 이러한 현상이 여러 프로그램들에서 발생하고 있다. 결국 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800x600의 가상 해상도를 사용해야만 하며, 또한 WOW와 같은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800x480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800x600 해상도를
사용해야 하는등 해상도로 인한 불편은 예상보다 큰 편이다.
지금까지 Eee PC의 국내 발매에 대해 약 8개월
가량 기다려온 유저의 한 입장에서 느꼈던 아쉬운 점들을 정리해 보았다. 현재 리눅스
버전을 탑재한 Eee PC의 경우 올해 하반기내에 정식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리눅스내에 포함되어 있는 프로그램들은 모두 한글화하기 때문에 예상밖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책정된 가격이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해외 출시가격인
$399과 비슷하다면 나름대로 구매 매리트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걸림돌은 남아있다. 우선 ASUS는
8.9인치 액정(1024x600) 탑재에 최대 12GB 용량을 제공하는 2세대 Eee PC를 조만간
정식 출시할 예정이며, 이밖에 HP나 ACER등에서도 비슷한 가격대의 미니 노트북들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의 UMPC 판매량이 약10만대가 되지 않는 등 UMPC
시장 자체가 매우 좁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안과 밖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감수하면서
버텨내기에는 차별화되는 구매 매리트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해외에서는 높은 관심과 만족스런 판매량을 보였던
Eee PC지만 가격, 성능, 편의성등을 모두 만족하길 원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높아진
눈높이 덕분에 고전을 겪고 있다. 과연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그 해결책을 찾는 것이 Eee PC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