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고 익숙한 것만 본다고 하던가? 그래서 야산의 나뭇가지를 보고 귀신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문장을 볼 때는 단어 중간이 바뀌어도 글자수와 첫글자, 마지막 글자가 맞으면 뇌내 필터링을 거쳐 틀린줄 모르고 자연스럽게 해석하는 경우를 종종 겪게 된다.
따라서 업체들은 분명히 사실을 말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심리적 헛점을 이용해 그다지 차이없는 것들을 보다 뛰어난 것으로 인식하거나 싼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종종 뉴스에 등장하는 리필 제품을 들 수 있다.

리필 제품이 용기 제품보다 비쌌던 것은 소비자 인식의 헛점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리필 세제의 경우 얇은 플라스틱 계열 봉투에 담겨있어 고형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세제보다 당연히 싸리라는 인식이나, 대용량 제품이 소용량 제품보다 쌀 것이란 인식과 달리, 일부에서 용량대 가격을 비교하면 오히려 리필용 제품이 비싸거나 대용량 제품이 오히려 비싸 한 때 문제가 되어 단위 용량(100ml, 100g등)당 가격 표시제에 힘을 실어 주었다.1)
이는 묶음 판매하는 과자들 또한 마찬가지로, 봉투가 단품 판매하는 제품과 거의 유사한 크기라 당연히 들어있는 내용물 또한 동일하리라 기대하지만, 묶음 판매하는 과자는 싼 가격 만큼이나 용량 또한 적은게 현실이다.

한 뼘보다 조금 큰 높이의 이 모니터는 어떤 비율에 얼마만한 크기의 모델일까?
우리 주위에는 이와 같이 사람의 심리적 헛점을 이용한 제품이 은근히 많은데, 그 중에서 PC 사용자에게 밀접한 부분에서는 대표적으로 모니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수직/ 수평 아닌 대각선 기준인 모니터의 화면 크기 함정
일반적으로 제품의 크기를 표시할 때는 가로 x 세로 x 높이를 표시하지만, 모니터의 경우 이러한 3차원 공간 크기외에도 하나 더 중요한 크기 표기 기준이 있는데, 다들 알다시피 실제 내용이 표시되는 화면의 크기이다.
모니터의 화면 크기는 가로 x 세로 로 표기하는 일반 제품들과 달리 대각선을 기준으로 크기를 표시하기에 일반적으로 실제 크기를 짐작하기 쉽지 않은데, 다음 광고를 살펴보자.

위 이미지는 초기 16:9 비율의 13인치 모니터를 사용한 노트북의 광고 중 한 장면으로, 16:10 비율 모니터보다 14% 이상의 영상각을 추가로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살펴보면 '영상각'은 없는 단어로, 단어만 보면 화면이 커보인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진짜로 그럴까? 이에 대한 내용을 알기 위해선 좀 골치 아픈 수학 공식 하나가 필요한데, 그 유명한 피타고라스의 정리다.

간단히 정리하면 직삼각형 대각선 길이의 제곱은 밑변 길이의 제곱과 높이 길이의 제곱으로 구할 수 있다는 뜻인데, 이 공식을 이용해 데스크탑용 모니터 중 대중화된 16:10과 16:9 비율 24인치 모니터의 크기를 구하면 위 그림과 같으며, 이 때의 면적과 화소수를 모두 비교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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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24인치) |
16:10 (1920 x 1200) |
16:9 (1920 x 10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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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
20.35인치 |
20.92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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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
12.72인치 |
11.77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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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
258.85인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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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23인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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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소수 |
2,304,000 |
2,073,600 |
표를 보면 동일 크기에서 실제 화면은 16:10 화면에서 더욱 큰 크기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위 광고문구에서의 영상각은 삼각형의 꼭지점의 각도를 언급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실제 각도를 비교해도 그 차이는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렇게 업체만의 기준을 들이댄 광고를 보게되면 꼼꼼히 따져보지 않는 소비자는 그동안 익숙해진 자신의 상식선에서 해석하게 되면서 소비자의 심리적 허점을 노린 업체들의 상술에 넘어갈 수 있다.
새로 등장한 21:9 비율 29인치 모니터, 16:9 비율 27인치 모니터보다 클까?
한편, 16:9 단일 비율 모니터가 대세로 자리잡았을 때는 인치수가 곧 화면 크기(면적)와 비례하기 때문에 심리적 헛점이 적용할 요소가 없지만, 최근 21:9 비율의 모니터가 출시되면서 이러한 심리적 헛점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16:9 모니터는 27인치급에 머물고 있는 것과 달리 21:9 모니터는 29인치부터 시작하고 있어 얼핏 크기만 봐서는 오히려 21:9 모니터의 크기가 더 큰 것처럼 착각하기 쉬운데, 실제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위와 같이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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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4인치, 16:9 (1920 x 1080) |
27인치, 16:9 (2560 x 1440) |
29인치, 21:9 (2560 x 10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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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
20.92인치 |
23.53인치 |
26.66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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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
11.77인치 |
13.24인치 |
11.42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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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
246.23인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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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54인치2 |
304.46인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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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소수 |
2,073,600 |
3,686,400 |
2,764,800 |
비교해 보면 알겠지만 현재 출시되고 있는 29인치 크기의 21:9 비율 모니터는 가로 픽셀이 동일한 상태에서 세로 픽셀이 줄어든 만큼 화소수가 줄어든 것은 당연하지만, 대각선 길이가 길어진 만큼 실제 화면은 27인치 보다 넓은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면적 역시 27인치 보다 작은데,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제조/ 판매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폭이 넓고 큰 화면에 많은 화면을 띄울 수 있다는 식의 광고로 은연중에 사용자들이 작은 인치의 모니터보다 21:9 비율 29인치 모니터가 크다고 착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2)
다양한 비율과 크기가 공존하는 모니터 시장, 꼼꼼한 소비 필요
리필 제품의 예로 보듯이, 제조/ 판매사가 정보를 왜곡하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이미 어떤 현상에 대해 보편적으로 그러하리란 인식을 갖고 있다면, 제조/ 판매사가 그들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제공하거나, 불리한 정보를 언급하지 않는 식으로 소비자의 판단을 조절할 수 있다.

정보의 바다에 잘못 휩쓸리면 대부분 그 끝이 좋지 못하다
소비자에게는 불행히도 이윤을 추구하는 업체들의 입장상 이러한 마케팅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한가지 종류의 제품이라도 세부적인 차이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는 정보의 바다에 휩쓸려 이러한 마케팅에 희생 당하기 쉽고, 불행히도 최근 모니터 시장은 새로운 크기와 비율이 등장하면서 보다 신중한 소비자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헛점을 노린 마케팅에 희생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겹게 듣고 보고 말했겠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의 기준에 맞는 소비를 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가 될 것이다.
1) 대용량이 평균 가격 더 비싸
리필제품, 용기제품보다 비싸다?..."절약 하려다 속았다" 분통
2) 이번 기사에서의 모니터 크기(인치)는 모두 이론적인 계산에 의거한 것이므로, 실제 제품의 경우 차이를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