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달 전부터 참여 업체들로부터 이러 이러한 행사가 있다고 알리는 소식에 치였던 2013년 컴퓨텍스에 비해, 2014년 컴퓨텍스는 정말 스케줄에 여유가 넘쳤다. 그래도 예정된 행사와 여전히 빈 곳없는 수많은 부스 때문에 TWTC와 난강홀을 제대로 돌아볼 시간이 빠듯했던 것을 보면, PC 시장 침체에 맞물려 같이 침체의 길을 걷는다는 컴퓨텍스의 침체기를 논하기는 아직 이른 듯하다.
이 많은 부스 어디에 깜짝 선물이 숨어있을까?
그래도 인텔이 컴퓨텍스에 앞서 데스크탑 신제품을 발표하고 모바일쪽에 집중하면서 주요 PC 컴포넌트 업체들이 선보이는 메인보드들 역시 한참 전에 발표회를 거친 제품들 위주이기에 신선함은 떨어지지만(썩은 토마토 점수를 매겨야할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제품의 깜짝 공개나 모바일과의 융합을 꾀한 새로운 제품의 공개를 기대할 수 있기에 여전히 컴퓨텍스는 PC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참여해볼만 하다.
최소 단위 부스를 차린 업체 조차 스마트 워치를 들고 나온 컴퓨텍스
게다가 이왕 찾은 컴퓨텍스인 만큼, 상대적으로 PC 시장이 축소되면서 자연히 다른 분야 제품에도 관심을 두고 보게 되는데, 이미 별도의 기사로 나가긴 했지만 올해 컴퓨텍스에서는 공중파 뉴스 전파를 타서 IT쪽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3D 프린터와 스마트 워치를 대거 만나 시장 흐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인텔 부스에서도 3D 프린터를 만날 수 있었다
3D 프린터야 앞으로도 지금의 잉크젯이나 레이저 프린터처럼 누구나 쓸 정도의 가격 현실화를 바라긴 어렵겠지만, 기자 개인적으로 '조금 비싼 어른들의 장난감'이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 열기가 얼마나 가겠어?'하던 의심이 이번 컴퓨텍스를 둘러보고 '아, 이거 생각보다 중요한 시장이구나' 하고 인식이 변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자가 뽑은 컴퓨텍스 2014 베스트 도우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당초 PC 위주의 IT 전시회로 시작했던 컴퓨텍스지만 이제는 PC 시장의 침체로 종합 전시회의 성격을 띄고 있지만 여전히 그 중심은 PC에 있으며, 여전히 깜짝 선물을 받는 듯한 두근거림과 시장의 흐름 파악을 통해 안계(眼界)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의 장인 컴퓨텍스.
그 때문에 올 때마다 '다음에는 절대 오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다음해 컴퓨텍스가 기대되는 것 아닐까? 물론, 모태솔로인 기자가 컴퓨텍스를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도우미 분들 때문임은 부인하지 않겠다. 어쩌면 가장 클지도 모르지만, Why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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