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차량 구매를 고민하는 운전자들은 대체로 '연비'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솔린 차량보다 차 값이 비싸고 다소 시끄러울지라도 저렴한 연료비와 연간 들이는 유지비가 덜 든다는 실리적인 이득을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이런 의미로 최근 르노삼성이 출시한 SM5 D라던지, 이보다 먼저 나온 QM3는 국산 디젤 차량을 고려했던 운전자들의 선택지에 자주 오르내린다. 지나가는 TV 광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동급 차량보다 뛰어난 연비를 지향하고 있어서다.
두 차량의 경우 구조적으로 같은 배기량의 엔진과 변속기가 물려 있지만, 중형 세단과 SUV로 나뉘는 차량 자체의 성격 때문에 둘 중 어떤 모델을 택하는 것이 나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글쓴이는 이 관점에서 SM5 D와 QM3를 직접 타 보고 고민을 풀어봤다.
SM5 D와 QM3를 가리는 분명한 특징, '연비'와 '상품성'
SM5 D와 QM3를 구분하는 기준은 중형 세단과 SUV로 나뉘는 성격 자체의 차이도 있지만, 일반 소비자로서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이게 아니다.

▲ 좌측은 SM5 D, 우측은 QM3의 공인 연비다. 연비만 보면 둘 다 1등급인데...
바로 '연비'와 '상품성'이다. QM3의 경우 공인 연비가 리터 당 18.5 Km에 이른다는 점에선 가장 강력한 장점을 띠는데, 정작 내장재를 비롯한 구성에선 저렴해 보인다는 평가를 벗어날 수 없었다. SM5 D는 기존의 SM5 구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에 상품성에선 QM3보다 앞서지만, 공차 중량이 200 Kg 더 나가 연비 운용에선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이처럼 두 차량이 가진 장단점을 서로 뒤집기만 하면 이 차가 SM5 D인지, QM3인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연비와 상품성은 곧 이 차를 가질 운전자 입장에서 판단하기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글쓴이는 이 두 가지 방향을 위주로 내용을 구성했다.
아울러 다른 매체서도 개별적으로 SM5 D와 QM3를 다루는 시승기는 있었지만, 정작 SM5 D와 QM3를 비교하는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운전자 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연비와 상품성 순으로 내용을 잡았다.
일반 운전자들이 연비를 확인하는 기준은?
엄격하게 연비 테스트를 한다고 가정한다면, 창문을 모두 닫고 에어컨을 동작시키지 않은 채 '풀 투 풀(Fuel to Fuel) 측정법'으로 확인하는 리터 당 Km 수, 고속 주행 시 크루즈 컨트롤을 걸어 주행하는 등 변수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조치를 취한다. 이 방법이 비교적 정확한 결과를 내는데 유용할 수는 있지만, 일반 운전자들은 이런 식으로 연비를 확인하지 않는다.
풀 투 풀 측정법 보다 수시로 확인이 가능한 트립 컴퓨터의 내용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굳이 돈을 써 가며 연료를 한가득 채우지 않아도 평균 연비와 주행 거리, 소모한 연료량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절기상으로 여름이 지났다해도 더운 건 매한가지인데, 밀폐된 실내서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견디기 어렵다. 에어컨을 켜지 않는 대신 창문을 열고 다니는 것도 가능하기야 하지만, 이렇게 해 놓고서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는 몇 되지 않는다.
그래서 글쓴이는 두 차량에 다음과 같은 통제 변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 SM5 D와 QM3 모두 에어컨 작동 온도를 23도로 맞췄다.
창문은 모두 올려 닫는 대신, 실내 에어컨 동작 온도를 섭씨 23도로 조정하고 주행 모드를 같은 노멀 상태로 해서 트립 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를 확인하는 것이다. 테스트 조건상 시내 주행의 비중이 많고 차량 흐름을 따라야 하기에 크루즈 컨트롤도 배제했다.
같은 시간에 테스트가 진행되어야 하므로 글쓴이를 포함한 두 명의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해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글쓴이는 SM5 D, 다른 운전자는 QM3를 몰았다. 두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운전자를 교대해 같은 코스를 다니는 것이 맞긴 한데, 이 부분은 시간이 부족해 추가로 테스트를 진행할 수는 없었다. 가능한 앞서 가는 차량을 따르는 것으로 트립 컴퓨터에 표시된 정보를 모니터링 했다.
주차장 되버린 서울 도심, 시내 주행 연비 확인하니...


▲ 지난 12일, 서울 시내 도로의 흔한 모습이다. 가는 곳마다 주차장이다.
시내 주행 코스는 사무실에 위치한 마포구 용강동에서 광화문과 남대문, 동대문 밀리오레를 거쳐 강북을 다니다 한남대교를 타고 넘어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가, 다시 반포대교를 타고 가 강북의 녹사평역과 삼각지, 공덕과 대흥역을 거쳐 돌아오는 30 km 남짓의 순환 코스를 다녔다. 당시 테스트한 시각은 오후 네 시 경으로 서울 시내 어딜 가든 막히는 시간대였다.
측정 값은 5 Km 단위로 하여 주행 시 기록된 트립 컴퓨터상의 누적 평균 연비를 확인했다. 같은 시각에 같은 시내 코스를 달린 SM5 D와 QM3의 연비는 얼마나 기록됐을까? 아래의 그래프를 살펴보자.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처음 10 Km를 달릴 때까진 그나마 덜 막히는 구간이라 QM3가 SM5 D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 SM5 D보다 공차 중량이 가벼운 QM3의 이점이 발휘되는가 싶더니, 숭례문을 통과한 종로에 들어선 이 차이가 리터 당 1 Km 내외로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남산 인근을 지나 한남대교로 연결되는 고가도로구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사거리 앞에선 도로 정체가 절정에 달해 급격한 연비 하락을 이끌었다. 당시 시속 10 Km 대 수준으로 주행하거나 도로 한복판에 정차 중인 상태가 지속돼, 두 차량의 연비 차이가 리터 당 0.4~0.5 Km까지 줄었다.
공식적으론 QM3의 도심 연비가 리터 당 17 Km, SM5 D가 15.1 Km로 표시돼 있는데, 에어컨을 켠 실제 서울 도심 주행에선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비가 아무리 좋다한들, 시내서 차로 꽉꽉 막히는 상황에선 QM3와 SM5 D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저녁에 파주 출판단지를 향하다, 고속 주행 연비는?


▲ 하늘 공원에서 부지런히 달려 파주 출판단지에 도착했다.
고속 주행 코스는 하늘 공원에서 출발해 강변 북로와 자유로를 거쳐 파주 출판단지로 향하는 편도 25 km의 코스를 구성했다. 고속 주행 위주 구간이라 크루즈 컨트롤을 써 볼 수도 있었지만, 저녁 6시 반 이후의 퇴근 시간대에 주행 중인 차량의 수가 많아 이 역시 배제했다. 연비는 과연 얼마나 나왔을까?

25 Km를 달린 후 길 한 쪽에 정차해 트립 컴퓨터에 기록된 결과를 보니, QM3는 리터 당 25.2 Km, SM5 D는 리터 당 23.4 Km가 표시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좀처럼 차를 움직이기 어려웠던 서울 시내 주행보다는 다소 여유로웠던 편이라 연비가 전체적으로 높게 나온 것인데, 여기서 QM3의 장점이 발휘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식 기록으로 두 차량의 고속도로 주행 시 연비는 QM3가 리터 당 20.6 Km, SM5 D는 18.7 Km로 표시돼 2 Km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실제 테스트한 결과서도 거의 비슷한 차이를 나타냈다. 시속 80~90 Km 내외로 주행하던 환경이 많았기에 공식 기록상 고속도로 연비 수치보다 높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말이다.
실제로도 리터 당 2 Km 내외의 연비 차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평소 장거리 주행이 많은 운전자라면 SM5 D보다 QM3를 고려해 보는 것이 알맞겠다고 할 수도 있을 수준이다.
둘 중에 누가 더 조용할까? 소음 측정기로 재 보니...
연비 말고도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내용이 있다면 아마도 '소음'이 될 것이다. 둘 다 디젤 엔진을 올린 차량인지라 이 조건에선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나마 실내로 유입되는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적게 들린다면 이 차를 타는 운전자나 동승객 입장에서 분명 만족스러워 할 수 있는 부분이 된다.
글쓴이는 고속 주행을 마친 파주 출판 단지 현장에서 SM5 D와 QM3의 소음을 측정해 보기로 했다. 소음을 측정할 패턴은 단순히 시동을 켠 상태서 확인하는 외부 소음(차량 앞 20 cm)과 실내 소음의 두 가지로 구분했다. 시속 80 Km 상당의 주행에서 올라오는 노면과 엔진의 소음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건상 이 두 가지를 측정해 나타내는 것으로 진행했다.


▲ 소음 측정기로 확인한 SM5 D와 QM3의 측정 값이다. SM5 D가 더 조용했다.
측정한 결과, SM5 D가 QM3보다 상대적으로 정숙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단과 SUV라는 차량 성격 자체서 드러나는 차이로 볼 수 있는지라 이는 굳이 측정하지 않아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혹시나 하는 차원에서 측정기로 확인한 것인데, 역시나 그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QM3를 타던 운전자가 SM5 D에 올랐을 때 정말로 조용하다는 점을 단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물론 가솔린 기반의 세단보다 조용하다곤 말할 수 없지만 특정 차종을 견준다면 쉐보레 말리부 디젤 정도는 된다고 볼 수 있다. 가속 시엔 웅하는 부밍음이 간헐적으로 나오는데 디젤 차량의 특성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운전자라면 결코 거슬릴 수준은 아니다.
실내와 적재 공간은 극과 극, 이건 SM5 D가 낫다
연비와 소음 등 차량의 기본적인 성능이 아무리 좋다 해도 차량 내에서 다룰 수 있는 기능적인 면을 간과할 수는 없다. SM5 D의 QM3의 실내 구성을 비교한다면 어느 차가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두 차량의 인테리어를 보자. SM5 D는 전체적으로 SM5 차량의 기본 틀을 가지고 디자인됐기에 중형 세단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에 반해, QM3는 한 눈에 봐도 원가 절감을 위한 구성이 많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주위가 번들거리는 하이그로시 장식이 많아 차량 관리에 조금 신경을 써야 한다.


대표적으로 시트가 그렇다. SM5 D에선 가죽 및 통풍 시트가 기본으로 적용돼 관리가 쉽지만, QM3는 직물 시트로 차려져 있다. 그나마 시트 커버를 지퍼 형태로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오염 시 쉽게 세탁할 수 있도록 해 관리의 편의성을 도모하곤 있는데, 착석감이라던지 운전자 및 동승객을 지지하는 능력으로 보면 SM5 D의 구성이 더 낫다.
시트의 높낮이와 등받이 각을 조절하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SM5 D는 전동식 버튼으로 편하게 조절할 수 있으나 QM3는 측면의 다이얼을 돌려가며 등받이를 조절해야 하고 높낮이 조절은 없다. QM3의 암 레스트가 등받이 다이얼을 일부 가리는 부분도 있기에 운전자나 동승객 입장에선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사운드 시스템 마저도 QM3에선 부족함이 느껴진다. 기본형 4채널 스피커 시스템의 음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닌데 3D 알카미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SM5 D의 구성과는 비교하기 어려워서다. QM3에선 앨범 CD를 넣을수도 없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 화물을 싣을 수 있는 용적은 QM3보다 SM5 D가 더 넓어 보인다.
적재 공간은 QM3가 SUV라서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 운전자들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QM3는 컴팩트한 소형 SUV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백팩 하나를 싣어도 반 정도 차 보인다. SM5 D의 트렁크를 열어 QM3에 싣은 백팩을 옮겨 보니 금방 답이 나온다. 깊숙하게 손을 뻗어도 될 정도로 SM5 D는 여유로운데 QM3는 그렇지 못하다.
SM5 D와 QM3, 외형과 상품성에서 갈라지는 선택

위와 같이 연비와 상품성을 위주로 르노삼성의 SM5 D와 QM3를 직접 타 보고 비교해 보니, 전반적으론 SM5 D의 구매 가치가 낫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시내 주행 연비가 QM3와 비슷하면서 상품성은 QM3와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할 정도라서다.
장거리 및 고속 주행이 많은 운전자라면 리터 당 2~3 Km 이상 차이가 나므로 QM3를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정작 시내 주행이 많은 일반 운전자 기준에선 SM5 D와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드라이버를 교체하고 풀 투 풀 측정법으로 결과를 산출하는 등 비교적 정확한 방법으로 테스트를 하는 것이 정석인데 어디까지나 일반 운전자들의 눈높이에서 진행됐음을 참고하자.
상품성에선 딱 가격 차 만큼이라 하기엔 QM3에서 상대적으로 서운한 구성이 많다. SM5 D는 가죽 시트를 기반한 깔끔한 인테리어와 비교적 만족스런 성능의 사운드 시스템, 넉넉한 적재 공간, 타이어 공기압 및 기어 변속 위치 표시 등을 갖추고 있었지만 QM3는 직물 시트와 하이그로시 장식, 4 채널 일반 스피커, 컴팩트한 공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SM5 D에 밀린다.
그럼에도 SM5 D 대신 QM3를 택할 이유가 있다면 SM5 D에 비해 스티리어링 휠을 돌리는 무게감이 적어 힘들이지 않고 쉽게 돌릴 수 있다는 점, 국산차에선 흔히 볼 수 없는 투톤 컬러와 데칼을 더한 세련된 디자인, 스티리어링 휠 버튼을 꼽을 수 있다. 솔직히 운전 시야는 SUV라서 QM3가 더 낫다고 판단하기는 좀 그렇다. SM5 D의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고 필러가 두텁지 않아 중형 세단으로선 꽤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 다 운전자 입장에선 다루기 편한 차인데 이 차를 운전자 타입에 맞게 추천한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SUV로서 멋진 외형과 장거리 주행이 많고 혼자 타거나 옆 자리에 아내를 태울 운전자라면 QM3를, 세단으로서의 편안한 승차감을 원하면서 단거리 주행이 많고 온 가족을 태울 운전자라면 SM5 D를 택하란 것이다.
운전자로서 연비 좋은 SUV와 세단으로 두 차량을 고민해 왔다면, 이번 기사는 여러분께 적잖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연비와 상품성으로 르노삼성의 SM5 D와 QM3를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