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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 2021-06-23 17:00
[칼럼]

중고거래 하다 형사처벌?
전파법 위반 대거 적발 피해는 소비자의 몫?

지난 6월 17일 국립전파연구원의 부적합방송통신기자재현황 발표에 따르면 다수 업체에서 유통하는 전자기기가 전파법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서 발표한 적발내용에 의거한 것으로, 381개 업체의 적합성 평가에 이용된 총 1,700건의 시험성적서가 우리 정부의 권한을 부여받은 미국 BACL(Bay Area Compliance Laboratory)에서 발급된 것이 아닌, 중국 BACL에서 시험 및 발급된 정황을 적발한 내용이었다.

11월 브리핑 당시 약 1,700여 건의 무선 이어폰, 스피커, 마우스, 키보드 등의 일상 전자제품이 적발되었으며 주요 적발 업체에는 하이크비전(중국)의 CCTV 카메라 및 주변기기 제품 224건, DJI(중국)의 드론 등 제품 145건, 화웨이(중국)의 네트워크 장비 등 제품 136건이 있었다.

 

그 후 과기정통부는 2020년 12월부터 순차적으로 미국의 시험기관을 지정 및 관리하는 미국 NIST(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조사를 진행하였고, 2021년 6월 17일 국내외 378개 업체의 1,696개의 제품의 적합성 평가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조사 과정에서 업체들은 시험성적서 위조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았으며, 적합성 평가를 받기 위한 업무처리 절차를 숙지하지 못하여 발생한 문제라는 의견 등을 진술하였으나, 이 또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 평가를 받은 상황에 해당하기에 전파법 위반 행정조치를 받았다.

소비자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되었다. 전파법 위반으로 취소처분을 받은 업체는 취소된 날로부터 1년간 기자재에 대해 적합성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되며, 기간 동안 해당 기자재를 제조, 수입 혹은 판매할 수 없다. 이때 전파법 위반 제품에 대한 재심사를 청구하지 않을 경우 제조사는 제품을 전량 회수해야 하니, 소비자는 최악의 경우 합법적으로 구매한 제품을 회수당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한 황당한 상황이다.

 

도대체 전파법이 뭐길래?

여기서 잠깐, 전파법이 무엇이길래 유통이 불가할 만큼 큰 문제가 된 것일까? 전파인증제도는 1968년 2월부터 도입된 법으로, 전파의 혼간섭을 방지하고 기기로부터 발생하는 전자파로부터 주변 기기/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과거에는 전파인증을 받지 않은 블랙박스를 사용하여 위성항법 등 차량 무선통신이 먹통이 되는 일도 있을 만큼 전파법 인증을 필수적인 요소다.

전파법 인증은 국내 시험기관 지정 절차 또는 국가 간 상호인정협정(MRA, Mutual Recognition Arrangement)에 따라 적법한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으며, 국내 전파법상 해외제품 MRA는 미국 NIST 지정 절차에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BACL 시험소에서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전파법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들은 시험성적서 상에는 미국 BACL에서 시험을 받았다고 명시했으나 중국 BACL에서 권한이 부여된 제품으로 서류 위조에 해당한다. 

 

전파법 위반 제품, 사용은 합법이지만 유통은 불법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전파법을 취소당한 제품이더라도 사용 시에는 불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사태는 제품 자체적인 결함이 아닌 절차상 착오로 발생한 문제이기에 제품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제품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파법상 위반 제품은 유통이 불가능하기에 중고거래는 불법이 되었다. 내가 사용하는 무선 이어폰, 스피커, 마우스, 키보드, 드론, 짐벌, 노트북, CCTV 등 광범위한 제품이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기기(?)가 된 셈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IT 기기는 계속하여 더 나은 제품이 나온다. 신제품이 나오면 업그레이드를 하고, 기존 제품은 중고로 판매되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수많은 제품의 중고 거래가 불법이 되었다. 소비자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중고거래 게시글을 올린 수많은 소비자가 한순간에 범법자로 전락해버렸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있는 소비자 중 전파법 위반 제품에 해당하는 제품의 구매/판매 글을 올렸거나 거래가 완료된 게시글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면 당장 게시글을 삭제하자. 신고를 당하면 조사를 받아야 하는 굉장히 귀찮은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주의! 같은 모델, 세트 상품일지라도 인증 번호에 따라 불법이 된다

전파법 위반 제품은 국립전파연구원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전파법 현황을 검색 중에 이상한 점을 파악했다. 바로 전파법 인증이 취소된 제품 중 일부 제품은 검색이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DJI의 매빅 에어2(모델명 : MA2UE3W)는 전파법 위반으로 처리된 제품이다. 하지만 검색해보니 20년 10월 5일에 등록한 인증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업체 측에서 새롭게 인증번호를 등록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예전 인증번호, 즉 취소된 인증번호인 R-C-dji-MA2UE1N(모델명 : MA2UE3W)을 부여받은 기체는 전파법 위반 제품이고, 새로운 인증번호 R-C-dji-MA2UE3W를 부여받아 출시된 기체는 전파법 위반 제품이 아니다.

 

액세서리 역시 주의를 요한다. 안일하게 생각하고 액세서리를 판매하다가는 전파법을 위반하게 된다. 콘솔과 컨트롤러, 드론과 조종기 등 세트 상품이나 송수신기 모두는 전파법 인증 번호를 부여 받아야 한다. 그렇기에 본체는 전파법을 통과하였는데 액세서리는 전파법이 취소된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 드론은 기체가 인증 취소를 당하지 않았더라도 주변 기기는 취소를 당했을 수 있다. 사진의 경우 제품은 C5으로 동일한 제품이지만 인증번호 R-C-dji-RC231(모델명 : RC231) 제품은 전파법 인증이 취소된 제품이고, 인증번호 R-C-kDJ-KRRC231 (모델명 : KRRC231)은 합법적인 제품이다. 즉, DJI 미니2의 경우 인증번호 R-C-dji-MT2PD로 전파법 적합 인증이 살아있는 상황이지만, DJI 미니2의 조종기 RC231은 불법이다. 즉 기체 중고판매는 가능하지만, 조종기 중고판매는 불법인 상황이다.

 

드론과 같이 사용 시 허가를 받는 제품은?

전파법 위반 제품 중에서도 드론은 좀 더 특이한 상황이다. 비행은 가능한지, A/S는 되는지, 액세서리 판매는 되는지 애초에 복잡한 상황 때문에 다양한 의문이 생겨난다. 그렇기에 드론 사용자라면 이번 사태를 보다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드론 비행 불법 여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현재까지 구매한 드론은 전파법 위반 제품일지라도 비행 및 촬영할 수 있다. 이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문의한 결과로 전파법 위반 제품이 되었더라도 이미 구매한 드론에 한해서는 기체 등록 및 비행이 허용된다고 한다.

 

그래도 혹시 모르기 때문에, 최대이륙중량 2kg 이상이거나 영리용도 목적의 드론은 무인동력비행장치를 아직까지 신고하지 않았다면 바로 하도록 하자. 왜냐하면 아직 확정된 상황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전파법 위반 드론 등록/비행/촬영 허가가 가능하지만, 추후 이용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문의 결과 현재 전파법 위반 드론에 대한 사안은 국토부 등 다양한 부처와 협의 중이며, 아직은 현행유지를 한다는 답을 받았다. 그러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드론 허가 사이트(드론 원스톱)에서 가급적 빨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파법 위반 제품은 부품이 못 들어오니 국내 A/S도 불가능하다

전파법 위반 사태에서 소비자가 받는 피해는 한가지 더 있다. 전파법 위반 제품 사용은 상관 없다지만 A/S는 할 수 없게 되었다. 전파법 위반 제품은 유통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부속품 역시 유통이 불가능해졌으며 이에 따라 국내 A/S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기존 국내 유통사, 혹은 국내 서비스센터를 통해 하루면 A/S를 받을 수 있던 제품들마저 이제는 모두 본사, 즉 바다 건너 RMA를 맡겨야 되는 꼴이 되었다.

이런 황당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A/S에 대한 이렇다할 공지사항을 내놓은 업체는 단 한군데도 없다.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작년 11월 내용을 고지한 사실을 고려해보면 이는 국내 소비자에게 굉장히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유통이 불가하다는데,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뭘까?

그런데 이상한 일이 한 가지 있다. 분명 유통이 불가능한데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이 있다. 이는 일부 유통사조차도 이번 발표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다. 대형 유통사에서는 전파법 위반 제품을 전량 회수하는 등 조처를 하고 있지만, 영세 유통사에서는 판매를 유지하고 있으니 소비자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는 이번 사태를 알지 못하고 있다. 업체에서 고지를 안 했기 때문이다. 국립전파연구소의 발표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 보도자료는커녕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발표한 업체는 378개 업체 중 단 한 군데도 없다. 그렇기에 소비자의 피해는 점점 가중되는 실정이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전파법 위반 제품을 판매하고, 조사를 받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소비자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이유도 모른 채 당연하게 전파법 위반 제품을 판매하고, 당연하게 신고를 당하고 당연하게 조사를 받게 되었다. 과연 이게 정당한 상황일까? 업체는 조속히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억울한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전파법 위반, 소비자에게 피해를 떠넘겨서는 안될 문제

업체 측은 제품에 대하여 새롭게 인증을 받고 있지만, 이는 인증 후 출시되는 제품에 통용되는 인증번호로 기존 제품은 해당하지 않는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업체 측은 3개월 동안 부적합 판정 제품의 적합을 증명해야 하며, 증명하지 못하면 전면 회수까지 진행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적합을 증명할 뿐이지, 유통권이 부여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소비자가 구매했던 드론 중 대부분은 불법 제품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보상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3개월 후부터 업체 측은 1년간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보상을 해야 하는데, 전액 환불을 해줄 것인가, 동급의 제품을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명확하지 않다. 각 업체에 문의해보아도, 본사의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는 답변이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현재 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가진 제품의 인증 번호를 국립전파연구원 적합성 평가 현황 검색(클릭 시 이동)에서 검색해보고, 전파법을 위반했는지 판단하는 방법뿐이다. 이번 사태는 드론 사용자들 사이에서 대두가 되었지만, 이는 드론 사용자 들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무선 이어폰, 스피커, 마우스, 키보드, 드론, 짐벌, 노트북, CCTV 등 광범위한 제품 1,700여 건의 전파법이 취소된 상황이니, 내가 사용하는 제품이 나도 모르는 새 불법 제품이 되었을 수 있다.

지금은 무엇보다 업체의 대처가 중요한 상황이다. 영세 업체는 물론이고 대형 업체마저 지금 상황에서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 게 의아할 따름이다. 만약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잘못은 업체가 하였는데 책임은 소비자가 감당하는 꼴이다. 아까도 이야기하였지만, 현재도 중고 거래로 인한 피해자(이번 일로 인한 전파법 위반 신고를 당한 자)는 지금도 늘어만 가고 있다. 입장 표명이 늦어질수록 소비자의 혼란, 그리고 피해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태그(Tag)  : DJI, 드론, 화웨이, 국립전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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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성 기자 / 필명 영원한서재 / 영원한서재님에게 문의하기 kimmins@bodna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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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hyukdesign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1-06-23 17:06/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개인 소비자가 뭔 죄라고

newstar newstar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1-06-23 20:08/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리스트에 유명 제조사들이 많이 보이네요.
직구 제품은 거래하면 안되지만 적구제품이 쇼핑몰 검색에서 나오는것은 문제죠. 그런데 이제는 인증위조까지 신경써야하는군요. 소비자가 신경써야하는 내용이 이제는 너무 많아져버렸네요. 모든 것을 전파법 태두리에 넣는것은 이제 불가능하니 이제라도 대책을 내놔야할 것 같네요.
흐음 / 21-06-23 20:15/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더치트 사이트처럼 중고거래시 전파법 적합여부를 손쉽게 검색할수있는 수단이 있어야 한다.
headache kwnation2020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1-06-23 23:00/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좋은정보네요!
잘 읽어보고 조심해야겠습니다.
ㅇㅇ / 21-06-24 9:42/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On Mobile Mode -
인증 번호 취소되면 인증 효력도 동시에 취소되나 보네요. 이거는 소비자가 전파법 매니아 아니면 모르겠는데요?

겨울이좋아 / 21-06-24 11:12/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복잡하네요....


인아인지 / 21-06-24 11:44/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매빅 미니 구입하려고 했는데 잘 살펴봐야겠네요...
즐거운날 rbear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1-06-24 13:06/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직구로 인한 전파인증관련 내용이 수면아래 있던것이 이번 사건으로 수면외로 등장했군요.. 선의의 피해자가 최소화 되었으면 좋겠네요.

레볼루션 / 21-06-26 22:51/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지금 한국에 유일한 서비스센터인 하남 서비스 센터는 연락도 안됩니다...

끓여만든배 / 21-06-27 10:33/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눈에 띄는 업체들이 엄청 많이 걸렸군요.
ㅇㅇ / 21-06-28 20:09/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On Mobile Mode -
전세계에서 다 중국에 생산맡기는데 과연 중국이란 나라의 전파법관련 지식수준이 떨어지겠습니까? 그냥 수입하지말란 핑계같고 덤으로 중고거래도 차단시키고 싶은? 물론 위조는 잘못이긴 합니다만

럭키싱글 / 21-06-29 4:34/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역시 중국 다운 뻔뻔한 사기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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