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Xbox(엑스박스) 게임 플레이를 지원하는 휴대용 기기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Xbox Game Showcase 2025에서 신작 게임 타이틀과 함께 PC 업계
주요 제조사인 ASUS(에이수스)와 협력한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 ROG Xbox Ally(로그 엑스박스 엘라이) 시리즈를 공개했다.
ROG Ally X에 Xbox 게임에 최적화된 디자인 적용
ROG Xbox Ally와 ROG Xbox Ally X의 두 가지 모델로 공개된 신형 핸드헬드 기기는 기존에 ASUS에서 출시했던 휴대용
윈도우 게임기 ROG Ally의 후속 모델이자 윈도우에서 Xbox 게임 플레이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ROG Xbox Ally 및 Ally X는 기존 ASUS ROG Ally와 동일한 7인치 FHD IPS급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1920x1080 해상도와 16:9 화면비율, 500니트 밝기, 120Hz 재생률, AMD 프리싱크 프리미엄(FreeSync Premium)
기술, 그리고 정전식 10포인트 멀티터치 기능을 지원하며,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투스(Corning Gorilla Glass Victus)
강화유리와 DXC 코팅 기술이 적용된 것까지 화면에서는 기존 모델과 전혀 차이가 없다.
더 커진 8인치급 화면이나 QHD 또는 4K 해상도, OLED 패널 사용 등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아쉬운 부분이지만 부품 단가 뿐만 아니라
휴대 가능한 크기 및 무게, 배터리 사용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휴대용 게임기 화면은 7인치급 FHD가 최적인 것은 사실이다.
컨트롤러 버튼 위치, 입출력 포트 구조, 지문인식 센서 전원 버튼 등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기기가 아니라 기존 ROG Ally X 설계에
Xbox용으로 추가된 버튼과 그립 부분의 디자인 변경을 한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그만큼 ROG Ally X 설계가 기존 ROG
Ally의 단점을 잘 보완했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본체 색상이 ROG Xbox Ally는 화이트, ROG Xbox Ally X는 블랙으로 구분한 것이 기존 로갈리(ROG
Ally)/흑갈리(ROG Ally X)는 물론 Xbox Series X|S 관계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 (Xbox Series X는 현재 디스크
없는 화이트 모델도 나왔다)
컨트롤러 버튼 구성은 기존 ROG Ally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ASUS 런처를 호출하던 Armoury Crate 버튼이
라이브러리(Library) 버튼으로 바뀌었고, 새롭게 Xbox 버튼이 추가되어 플레이어가 향상된 게임 바(Game Bar) 오버레이를 통해
채팅, 앱 및 설정에 액세스할 수 있으므로 실행 중인 앱과 게임 간에 빠른 전환이 가능하다. 게임 바와 Xbox 앱도 핸드헬드 사용에 최적화되어
Xbox 콘솔과 윈도우 PC에서 익숙한 접근성 기능을 제공하며,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Xbox Ally의 그립 부분은 Xbox 무선 컨트롤러와 동일한 디자인 원칙을 사용하여 다양한 손 크기에 맞게 윤곽이 있는 핸드 그립을
갖췄다. 이 때문에 본체 두께가 50.7mm로 기존의 ROG Ally X(36.9mm)보다 많이 두꺼워졌지만 손에 잡았을 때 게임패드처럼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하여 장시간 편안하게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한 좌우(L/R) 트리거는 Xbox Ally는 기존과 동일한 홀 이펙트(Hall Effect) 아날로그 트리거를 사용하지만 Xbox
Ally X 모델에는 Xbox One 시절부터 Xbox 무선 컨트롤러에 탑재되었던 임펄스 트리거(Impulse Trigger)가 들어간다.
임펄스 트리거를 Xbox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콘솔 게임과 동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출력 포트는 Xbox Ally가 DisplayPort 출력 및 USB-PD(Power Delivery)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2개의
USB 3.2 Gen2 Type-C (USB-C) 포트를 갖췄으며, Xbox Ally X는 2개의 USB-C 포트 중 하나에 ROG Ally
X와 마찬가지로 썬더볼트4 (Thunderbolt 4)와 호환되는 USB4 규격을 탑재했다.
윈도우 11 운영체제에 Xbox 전체 화면 환경 제공
기존 윈도우 기반 휴대용 게임기는 일단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11 홈(Windows 11 Home) 운영체제로 부팅한 다음 제조사가 만든
별도의 런처를 실행시켜 게임 환경을 제공했는데, Xbox Ally 시리즈는 이 과정을 마이크로소프트와 ASUS가 최적화하여 전원을 켜면 휴대용
게임에 최적화된 Xbox 전체 화면 환경(Xbox Full Screen Experience)로 바로 부팅된다.
일반 윈도우 핸드헬드 기기와 달리 백그라운드 활동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작업을 지연시키는 새로운 기능을 통해 더 많은 시스템 리소스를 게임
플레이에 집중시킬 수 있어 게임에 더 많은 메모리를 할당하고 더 높은 프레임 속도를 제공하며 플레이어에게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Xbox 전체 화면 환경은 플레이어가 통합된 게임 라이브러리를 확인하여 Xbox, Game Pass(게임패스),
Battle.net (배틀넷) 뿐만 아니라 기타 주요 PC 스토어의 게임에 빠르게 액세스할 수 있다. Xbox 라이브러리나 Game Pass
구독자를 위한 타이틀은 물론 다른 PC 게임 스토어에서 설치한 모든 게임을 언제든지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Xbox Play Anywhere(엑스박스 플레이 애니웨어)에 대한 투자를 통해 1,000개 이상의 게임이 한 번 구매하면 Xbox 콘솔
게임기, 윈도우 PC, 그리고 Xbox Ally에서 플레이하면서 진행 상황과 도전 과제를 추가 비용 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Xbox
클라우드 게이밍(베타) 또는 리모트 플레이를 사용하면 Xbox 콘솔 라이브러리 전체에 액세스하여 어디서든 계속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로블록스(Roblox)와 파트너십을 맺어 Xbox Ally에서 네이티브 플레이 및 휴대용 게임기에 최적화될 예정이며, 밸브의 스팀
덱(Steam Deck) 호환 게임 리스트처럼 Xbox Ally를 포함한 휴대용 게임기에 최적화된 게임을 플레이어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 중이다.
일부 윈도우 게이밍 PC나 노트북에서 제공하던 것처럼 Xbox Ally 시리즈를 구매하고 Game Pass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을 위한
무료 멤버십 기간을 제공하며, 게임 바를 통한 게이밍 코파일럿(Gaming Copilot)도 이용할 수 있다.
Xbox Series X|S 전략의 재림? 의외로 차이가 큰 하드웨어 스펙
디자인 및 UX 구성에서는 ROG Xbox Ally 및 Xbox Ally X의 차이는 크지 않으나 정작 마이크로소프트/에이수스가 발표한
하드웨어 성능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두 제품은 AMD 핸드헬드 기기용 라이젠(Ryzen) Z2 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 라이젠 AI Z2 익스트림(Ryzen AI Z2
Extreme)과 라이젠 Z2 A (Ryzen Z2 A)라는 프로세서를 탑재했는데, Z2 시리즈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 프로세서 구성은 많이
다르다.
AM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라이젠 AI Z2 익스트림은 기존 라이젠 Z2 익스트림과 동일한 최신 Zen5 아키텍처 기반 8코어
16스레드 CPU와 AMD RDNA 3.5 기반 라이젠 그래픽스 16코어 GPU를 탑재했으며, 여기에 새롭게 AI 연산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50 TOPS의 AI 연산 성능을 가진 XDNA 2 NPU(Neural Processing Unit)가 추가됐다.
이는 기존 라이젠 AI 300 시리즈에 탑재된 NPU와 같은 스펙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의 코파일럿+ (Copilot+) PC
인증 기준으로 요구한 최소 40 TOPS 이상의 성능을 가진 NPU다.
이를 통해 ROG Xbox Ally X는 윈도우 기반 Xbox 게이밍 머신 뿐만 아니라 윈도우 11 홈 OS를 통한 윈도우 코파일럿+
PC로 활용할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최신 AI 기능이 도입되는 즉시 구동할 수 있으며 향후 PC 게임이나 앱에서 NPU를
활용할 때도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메모리 용량은 기존 ROG Ally X와 동일한 24GB지만 좀더 빨라진 LPDDR5X-8000MHz 속도의 듀얼채널
메모리를 지원한다.
반면 ROG Xbox Ally에 탑재되는 라이젠 Z2 A 프로세서는 Z2 패밀리에 포함되어 있으나 구형 Zen2 아키텍처 기반
4코어/8스레드 CPU와 RDNA 2 기반 8코어 GPU를 사용하여 기존 ROG Ally 시리즈에 들어간 라이젠 Z1 익스트림보다도 낮은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성능과 전력 소비의 균형을 맞추면서도 게임 플레이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배터리 수명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게임
경험은 Xbox Ally X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Xbox Ally X와 달리 최신 PC 게임이나 코파일럿+ PC 역할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Xbox 클라우드 게임, 리모트 플레이와 같은
라이트한 게임 환경과 가벼운 윈도우 및 콘텐츠 이용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용량은 ROG Ally 오리지널 모델과 같은 16GB LPDDR5-6400에 스토리지도 동일한 512GB 용량이나 대신 후속
기종들처럼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M.2 2280 규격 SSD가 들어간다.
배터리 용량은 ROG Xbox Ally X가 기존 ROG Ally X와 동일한 80Wh이며, ROG Xbox Ally도 ROG
Ally보다는 많은 60Wh 용량으로 들어갔다.
올해 연말 전세계 출시, 한국도 1차 출시 국가 포함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Ally와 Xbox Ally X가 올해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한국을 비롯해 호주,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포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태국, 터키, UAE, 영국, 그리고 미국에 출시될 거라고 밝혔다.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가 심한 중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전세계 주요 게임 시장들이 포함되었으나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ASUS의
하드웨어 유통/판매 및 AS가 가능한 지역에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가격인데 ROG Xbox Ally X가 기존 ROG Ally X보다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Xbox에 최적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에 기존 ROG Ally X 출시 가격인 799달러(국내 출시 가격 119만 9천원)보다 비싸질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개발 및 생산을 하지 않으므로 기존 Xbox 콘솔 게임기처럼 손해를 보면서 하드웨어를 보급하고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로
이익을 회수하는 콘솔 비즈니스 모델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Xbox 게임 환경 최적화나 윈도우 OS 라이센스 비용 절감, GamePass
무료 이용권 제공 등의 프로모션 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Ally 판매에 지원해줄 방법이 많지 않다.
이렇게 되면 Xbox Series X나 경쟁사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프로(PS5 Pro)보다 Xbox Ally X가 월등히 비싸지는
셈이니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보다 저렴한 Xbox Ally의 존재가 꼭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경쟁사의 닌텐도 스위치2 (Nintendo Switch 2)가 449달러(한국 기준 64만 8천원), 소니는 콘솔 게임기 리모트 플레이
기능만 지원하는 대신 매우 저렴한 199달러(한국 기준 28만8천원)로 플레이스테이션 포탈(PlayStation Portal)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Xbox를 윈도우 UMPC로 전환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시도가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지 주목된다.
한편, ASUS와 마찬가지로 휴대용 윈도우 게임기 시장에 뛰어든 레노버(Lenovo)는 밸브의 스팀 운영체제(Steam OS)를 공식
지원하는 리전 고 S (Legion Go S)를 선보이면서 비용은 더 절약하고 게임 성능은 더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 생태계가 스팀
플랫폼 한정으로 축소되었으나 Xbox 대신 스팀 게임 비중이 높은 PC 게이머에게는 스팀 덱 외에 또다른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이미지 출처: Microsoft, Xbox, ASUS, A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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