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아마추어를 겨냥한 DSLR 중급기! 삼성테크윈 GX-20 Page 8:: 보드나라

8. 중급기에 걸맞지만 연사 성능 및 렌즈 부족이 문제

기능은 업그레이드! 그러나 가격도 그만큼 업그레이드... 경쟁력은 있을까?

삼성테크윈에서 출시한 GX-20은 나름대로 괜찮은 DSLR GX-10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한 제품이다. 새로 개발된 1,450만 화소 CMOS 센서가 들어갔음에도 무난한 화질과 효과적인 노이즈 억제 능력을 보여주며 GX-10보다 커진 2.7인치 LCD 채용, 라이브뷰 기능 추가, ISO 확장, 손떨림 보정 및 먼지 제거, 픽셀 맵핑 및 AF 미세 조정 기능이 들어가 사용하기 무척 편리한 카메라로 변신했다.

특히, 이 제품에서 강조할 부분은 사용자가 카메라의 거의 모든 기능을 결정할 수 있고, 심지어 A/S를 찾아가야 하는 전문적인 부분까지 유저의 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픽셀 맵핑이나 AF 미세 조정 기능을 과감하게 개방했다는 것이다. 플래그십-중급기-보급기 라인업을 확실히 구분해 스펙과 기능을 제한한 다른 제조사와 달리 삼성테크윈(그리고 펜탁스)은 GX-20이 그들이 가진 DSLR 최상급 기종이기 때문에 기능을 제한하거나 아껴둘 필요가 없었지만, 픽셀 맵핑이나 핀 조절 문제로 며칠에서 몇 달까지 A/S 센터에 카메라를 맡겨두거나 A/S 기간 만료 혹은 내수 제품이라는 이유로 유상으로 서비스를 받아 본 사람이라면 이 기능이 얼마나 유용할지 말로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GX-20이 기능적으로 강화된 제품이라고 하지만 카메라 본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부분에는 소홀했다는 점은 지적해야겠다. 과거 펜탁스가 캐논이나 니콘의 신제품 출시 속도나 성능에서 밀리면서 화질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성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투자하는 틈새 전략을 펼쳤지만, 이것이 삼성테크윈과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는 지금에서도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약점이다. 이전 모델이었던 GX-10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AF 속도 개선이나 연사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GX-20의 가격이 GX-10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싸다는 것도 업그레이드나 신규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소다. 물론 이전의 GX-10이 삼성 DSLR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에 출시되었던 사실을 부인할 순 없지만, 지금의 GX-20은 기계적인 성능은 그대로 두고 기능과 편의성만 끌어올렸으니 카메라 본체 성능도 올라간 다른 경쟁 제품들과 비교해서 우위에 있다고 하긴 어렵다. (픽셀 맵핑이나 AF 미세 조정이 경쟁사 제품이 따라가기 어려운 GX-20의 특징이지만, 반대로 셔터 속도 1/4000초, 초당 3연사, 낮은 AF 속도는 개선할 수 없는 GX-20의 단점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부분은 DSLR 카메라에 반드시 필요한 전용 렌즈인데, GX-20이 펜탁스 마운트 렌즈군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자체 라인업을 구축되지 못하면 DSLR 시장에서 주도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없다. 삼성테크윈은 D-XENON 렌즈, D-XENOGON 렌즈, 그리고 그냥 삼성 렌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렌즈를 출시하고 있지만 그 갯수는 얼마 되지 않고 전부 펜탁스 렌즈 라인업과 동일하다.

렌즈 구성이나 액세서리 출시에 있어서도 펜탁스보다 앞서지 못하고 펜탁스와 같거나 늦게 출시하는 형국인데, 일례로 K10D(삼성은 GX-10)의 방진방직 기능에 맞춰서 만든 방진방적 렌즈 펜탁스 DA16-50 F2.8, 50-135 F2.8은 펜탁스에서는 이미 1년 전에 내놓은 것이지만 삼성 렌즈로는 GX-20이 출시된 지금까지 시장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나오지 않아 GX-10 유저들도 펜탁스 렌즈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DSLR은 제품 하나하나만 보면 본체 스펙 싸움이지만 시장 전체를 보면 결국 렌즈 싸움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고, 펜탁스보다 렌즈 라인업이 늘 부족한 삼성테크윈이라면 유저들에게 '펜탁스가 메인, 삼성은 국내 판매용'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렌즈 구성을 계속 펜탁스에 의존하지 말고 DSLR 유저들이 좋아하는 35mm, 85mm 단렌즈 등 펜탁스 라인업에는 없는 렌즈군을 삼성테크윈에서 독자적으로 선보인다면 시장에서 확실한 삼성 DSLR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겠지만, 협력이라는 두 회사의 관계를 비춰보면 쉽게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