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완성된 애플 모바일 생태계, 그렇지 못한 경쟁자들

기존의 생태계에 계속 새로운 영역을 추가하고 있는 애플
애플이 아이패드를 처음 발표할 당시 인터넷 브라우저와 사진, 비디오, 메일, 연락처, 일정, 유튜브까지 모든 기능을 아이폰에서 업그레이드 했지만 아이폰의 인터페이스와 앱 호환성은 그대로 유지했다.

아이패드 출시 당시 아이폰/아이팟터치 앱과의 호환을 강조했다
아이패드의 디스플레이와 하드웨어 성능을 고려하면 기존의 아이폰/아이팟 앱들 대신 아이패드 전용 앱들이 필요했지만 애플은 기존 앱들의 지원을 통해 아이패드 출시와 동시에 이미 구축된 14만개 이상의 iOS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앱 생태계를 확보했다.
또한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iWorks와 iBooks를 선보이고 이후 Garage Band, iMovie, Photo Booth, Face Time과 같은 애플 킬러 앱들을 아이패드로 가져오면서 제품 활용도를 계속 확대해 나갔다. 그 동안 흑백 E-book에 집중되던 전자출판 시장이 아이패드의 등장을 계기로 컬러 잡지와 신문, 인터랙티브한 디지털 컨텐츠가 늘어나게 되었다.
아이팟에서는 MP3와 비디오, 아이폰에서는 게임과 앱 중심의 아이튠스 온라인 스토어였다면 아이패드에서는 전자출판 영역을 새롭게 애플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Mac OS X보다 더 많은 영역을 iOS로 끌어들이고 있는 애플
곧 정식 발표될 iOS 5 버전에서는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접목한 아이클라우드(iCloud), iOS 기기 사용자간 무료 메시지를 보내는 메시지(iMessage), 잡지와 신문을 구독할 수 있는 뉴스 가판대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더 이상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 아이패드 하나로 모든 모바일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만들면 팔리리라 예상했던 경쟁자들, 그러나...
반면 애플의 경쟁자들은 아이패드로 구축하는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와 서비스보다 아이패드의 하드웨어 스펙에만 주목했다. 10인치급 디스플레이와 가벼운 무게, 강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내장 메모리 등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아이패드 정도의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를 망각한 것이다.
경쟁자들은 단순히 아이패드보다 성능이 높은 기기를 만들면 소비자들이 같은 가격이라면 더 높은 성능을 가진 자신들의 태블릿을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판매량이 늘어나면 자연히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개발자와 구매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먼저 7인치 듀얼코어 태블릿을 발표했던 블랙베리 플레이북
그 결과 탄생한 구글 안드로이드 허니컴 태블릿과 HP web OS 태블릿, 블랙베리 태블릿 등은 모두 아이패드보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면서 플래시(Flash)나 HD 비디오 재생, 멀티태스킹, 자사 고유의 특화된 서비스에서 아이패드보다 더 낫다는 점을 홍보했다.
하지만 태블릿 PC 사용자들에게는 웹-비디오-이메일이 태블릿의 전부가 아니었다. 설령 일부 기능이 아이패드보다 뛰어난 점이 있을지 몰라도 이미 모든 생태계를 완벽하게 구축한 아이패드에서 이제 막 땅을 파고 건설을 시작한 경쟁 플랫폼에 자기 돈을 지불하고 들어가 건물이 올라오길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이다.
혼자 다 먹는 독자 플랫폼? 모든 책임도 홀로
더구나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비교적 완성된 태블릿용 모바일 OS를 가진 HP나 블랙베리는 구글처럼 물량 공세로 제조사들을 늘릴 의지가 없었다.
구글은 제조사들에게 무료로 OS를 뿌려 전체 시장을 늘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얻기 때문에 판매량이 늘어나는게 목적이지만, 독자적인 모바일 OS 플랫폼을 가진 업체들은 애플과 똑같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App), 광고 수익 모두를 자신들이 독점하길 원했다.

기기가 팔려야 앱 스토어가 커지고 앱 스토어가 커져야 기기가 팔리고..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생태계 전체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하드웨어 판매량이 많지 않더라도 소프트웨어에서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소프트웨어와 광고 부문에서 수익을 내려면 그보다 훨씬 많은 하드웨어가 팔려야 한다. 더구나 앱 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구성된 모바일 OS용 앱 판매 가격은 플랫폼 제조사가 운영비 등을 제외하면 별로 이익을 낼 수 없는 수준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앱 판매 수익은 통신사와 개발자, 하드웨어 판매 수익은 제조사, 광고 수익은 자신들이 얻는 수익 분배 구조를 통해 전체 시장을 키워놓았기에 생태계 순환이 가능한 것이지 하나의 기업에서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 광고까지 모두 담당하면서 애플을 상대하기는 구글이나 MS 정도의 규모와 자본, 기술력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한정된 개발자와 증명되지 못한 시장 수익
모바일 OS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많은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새로운 실리콘 벨리 성공 신화를 꿈꾸며 앱 스토어에 몰려들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앵그리 버드처럼 전세계적으로 대 히트를 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에 앱을 만들 수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인해 1~2개의 플랫폼을 위한 앱을 개발하게 된다.

검증된 상권을 두고 허허벌판에 가게를 내고 싶을까?
앱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한정되어 있다면 당연히 가장 많이 팔릴 수 있는 쪽을 중심으로 앱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개발자들에게 앱 판매 수익 보장이 가능한 정도의 규모와 정책이 갖춰진 곳은 현재까지는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뿐이다.
HP webOS와 RIM 블랙베리, 노키아 심비안, 인텔-노키아 미고, MS 윈도우폰 7, 삼성전자 바다 등 다양한 모바일 OS 플랫폼에서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플랫폼 홀더의 강력한 개발자 유치 정책 없이 자발적으로 개발자가 모일 거라는 기대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