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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리노2에 굴복한 하이브리드 노트북 GPU

CPU와 메인보드, 그리고 기타 다른 하드웨어 부품들이 모두 독립적으로 구성되는 데스크탑
PC 시장과 달리 인텔은 노트북에 대해 지난 2003년부터 센트리노(Centrino) 정책을 실시해왔다.

센트리노 정책은 CPU 위주의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는 다른 시장과 달리 노트북에 대해서는 CPU 브랜드가
아니라 CPU와 메인보드 칩셋, 그리고 무선 랜 카드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센트리노'라는 이름의 노트북 고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인텔이 센트리노를 내놓은 초창기에는 CPU 외 메인보드 칩셋이나 무선 랜까지 함께 구매해야만 하는
인텔의 정책에 반발한 제조사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인텔 제품이면서 센트리노 로고를 붙이지 않는 제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센트리노는 인텔 노트북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또한 예전에는 센트리노 로고라는 것이 단순히 인텔 패키지 부품을 사용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광고에 들어가는 비용의 일정 부분을 인텔의 마케팅 펀드로 지원받는 등 실질적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도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문제는 이 센트리노 로고를 붙일 수 있는 조건이 인텔 CPU와 메인보드
칩셋, 그리고 무선 랜 카드로 구성된 패키지를 반드시 사용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3가지 중 하나라도 인텔이 아닌 다른
업체의 부품을 사용하면 센트리노라는 이름을 쓰지 못한다.
인텔은 같은 45nm 공정의 코어 2 듀오(펜린) CPU지만 FSB와 L2 캐시를 늘리고
반대로 소비 전력을 줄인 새로운 CPU를 사용하고, 내장 그래픽이 강화된 GM45와 랜 카드의 크기를 줄인 5100 무선
인터넷 카드를 도입하면서 센트리노의 뒤를 이어 '센트리노2'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센트리노가 센트리노2가 되었어도 CPU -
칩셋 - 무선 랜 부품을 인텔 제품을 써야한다는 조건은 여전하다.

엔비디아는 데스크탑 메인보드와 마찬가지로 노트북에 대해서도 하이브리드 SLI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SLI 기술 중 하이브리드 파워는 2D 작업과 같은 그래픽 부하가 많이 걸리지 않는 작업에는
내장 그래픽(mGPU)을, 높은 3D 성능을 요구하는 작업에는 별도의 외장 그래픽(dGPU)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소비 전력이 높은 단일 그래픽 카드의 동작 클럭을 낮추던 종래의 방식과는 달리
내장 그래픽 기능을 사용할 때는 외부 그래픽 카드로 들어가는 전력을 차단하기 때문에 소비 전력을 더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하이브리드 파워 기술은 노트북에서는 엔비디아 메인보드 칩셋이 아니라
인텔의 GM45에서 동작하고 있다. 소니의 바이오 Z 시리즈도 그렇고 후지쯔 지멘스와 벤큐 등에서 인텔 센트리노2에 엔비디아
외장 그래픽 카드를 하이브리드 파워 기술로 묶은 제품을 하이브리드 그래픽이라는 이름을 달고 내놓는다.
엔비디아는 하이브리드 그래픽을 통해 센트리노2 플랫폼에 단순한 외장 그래픽 연결 방식보다 한발 더 나아가 인텔 CPU + 엔비디아 칩셋 노트북을 만들지 않으려는 노트북 제조사들에게 인텔에 얹혀가는 차선책을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엔비디아의 하이브리드 기술 개방은 인텔에게 또 다른 경쟁사의 기술을
센트리노2로 끌어들이는 계기를 마련한다.

CPU와 그에 상응하는 플랫폼 시장에서는 인텔에게 철저한 경쟁사인 AMD가 인텔의 센트리노2에
힘을 빌려주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놀라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AMD에 인수되기 전의
ATI는 인텔과 상당히 가까운 관계였고 엔비디아가 SLI 기술을 제공하기 이전부터 ATI 크로스파이어(CrossFire)는 인텔 메인보드에
제공되어 왔다.
인텔 센트리노2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레노버(Lenovo)의 씽크패드(ThinkPad)
T400과 T500 노트북은 인텔 GM45 내장 그래픽과 ATI 모빌리티 라데온 3650/3670이 들어간다. 인텔용
ATI 하이브리드 그래픽 기술에는 ATI 스위처블(ATI Switchable) 그래픽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소프트웨어로
재부팅 없이 그래픽 모드를 변경한다는 점에서 퓨마에 들어간 ATI 하이브리드 그래픽과 다르지 않다.

비록 입맛은 썼겠지만 하이브리드 SLI의 인텔 탑재를 보도자료까지 내며 환영했던
엔비디아와 달리 AMD는 센트리노2에 스위처블 그래픽 기술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
ATI 스위처블 그래픽 기술이 AMD가 인텔 센트리노2 플랫폼과 경쟁하고 있는 퓨마
노트북 플랫폼의 대표 기술에 해당하는 ATI PowerXpress & 하이브리드 그래픽 기술에 포함된 하이브리드 그래픽
기술이기 때문일까?

인텔 센트리노2가 가진 영향력이 절대적이기는 하지만 인텔 플랫폼을 사용하는 노트북
중에서도 예외적으로 센트리노2 로고에 얽매이지 않는 제품이 있기는 하다. 바로 IBM PowerPC에서 인텔 CPU로 플랫폼을
옮긴 애플(Apple)이 대표적인데, 애플은 센트리노 대신 자사의 맥북(MacBook) 브랜드를 홍보하는 입장이라
센트리노에 대한 광고는 전혀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애플은 이번 새로운 맥북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센트리노2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엔비디아의 하이브리드 그래픽 기술이 들어간 칩셋을 사용해 신제품을 만들었다. 내장 그래픽 칩셋만 들어가는 신형
맥북에는 GM45보다 성능이 더 높은 엔비디아의 지포스 9400M 내장 그래픽 칩셋이, 하이브리드 그래픽 기술이
적용된 맥북 프로도 지포스 9400M과 외장으로 지포스 9600M GT를 써서 성능을 높였다.
하지만 애플처럼 자체 브랜드와 운영체제를 무기로 하는 독점적인 시장을 가지지 못한 일반
노트북 제조사들이 센트리노2 로고를 거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선택이고(제조사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선택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엔비디아와 AMD는 인텔 노트북 시장에서 외부 그래픽 칩셋을 팔기 위해서 센트리노2 플랫폼과 공존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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