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모터쇼라고 하면 각 제조사들의 화려한 콘셉트카, 여지껏 국내선 볼 수 없었던 신차, 차를 빛나게 하는 모델과 유명 인사 등 늘 화려한 것만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29일, 2014 부산 모터쇼가 개막되기 하루 전날 벡스코 안에선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이런 장면들을 포착할 수 있었다. 아직 프리젠테이션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아우디 인포메이션 데스크 앞에는 선물을 받으려고 구름처럼 몰려가 밀당 싸움을 하기도 하고, 인피니티 부스에선 유명 인사가 나와 기념 사진 촬영 중인데 때아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뒤에서 우두커니 사다리 위에 올라선 국내의 모 기자단들이 자신들의 시야를 가린다며 욕설을 퍼붓거나 "카메라 내려라, 뭐하는 짓이냐!"며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이를 접한 일부 기자 및 행사 관계자들,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온 주요 기자단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던 관계자도 애써 외면하려는 듯했다.


▲ 프리젠테이션이 채 끝나지도 않았다. 초반과 너무 대조되는 분위기다.
BMW 부스에서도 이런 상황이 이어졌다. 프리젠테이션 초반엔 자리를 지켜가며 사진을 찍는가 싶더니만, BMW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나자마자 많은 수의 기자단이 기념품을 받으러 BMW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자리를 옮겼다. 정작 BMW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의 발표는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이었는데 말이다.
선물을 놓칠까봐 기자단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혹여나 선물과 일 대 일로 교환해 주던 기자 자신들의 명함을 고스란히 제 주머니 속으로 꼬깃꼬깃 집어넣고 발걸음을 돌린다. 순수하게 보도자료를 원해서 제조사 별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나마 모터쇼 현장에서 통제가 잘 이뤄졌던 폭스바겐 부스를 비롯해 일부 부스에선 긴 줄을 이루며 행사용 보도자료 및 기념품을 받아가는 모습을 볼 수는 있었지만, 이런 장면을 보기가 오히려 더 힘들었다. 글쓴이도 취재 도중 여유가 될 때마다 보도자료를 받을 겸해서 인포메이션 데스크로부터 늘어선 줄을 서기도 했지만, 가끔은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 정도로 기자로서 수치스럽고 창피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주요 제조사들이 오랫동안 준비한 프리젠테이션 자리를 들으러 온 것인지, 아니면 제조사 별로 선물을 싹쓸이하기 위해 찾아간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러니 기자들이 공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가끔씩 "어휴 기레기들..." 이라며 욕을 먹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죽했으면 이 날 행사 관계자들도 이를 겨우 통제하느라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속으로 삭히는 등 지친 기색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일부 부스처럼 인포메이션 데스크 위치를 차라리 멀리 떨어뜨려서 동선에 혼란을 주지 않는 선에서 통제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유도를 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이런 부분에선 기자라 부르기도 참 애매하다. 현직 기자인 글쓴이도 참으로 부끄럽고 반성해야 할 문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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