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르노삼성은 디젤 중형 세단으로 'SM5 D'를 출시했다.
QM3와 똑같은 배기량의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올려 높은 연비를 확보한 유러피안 디젤 세단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외부적으론 리터 당 16.5 km의 공인 연비를 강조하며 경제성이 높은 차량이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케이벤치는 약간 다른 관점으로 SM5 D를 관찰해 보기로 했다. 블로그와 일부 매체를 비롯해 곳곳에서 SM5 D의 연비 인증샷이 올라왔기에 이를 비슷한 조건으로 케이벤치가 다시 확인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서다. 바짝 타들어가는 무더운 여름 날, 르노삼성의 SM5 D를 짧은 시간에 막 다뤄봤다.
찜통 더위에 에어컨은 2단, 시동 시 실내 소음은?
케이벤치가 SM5 D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겠다는 건 바로 '날씨' 때문이었다.

▲ 에어컨을 2단으로 맞춘 상태로 진행했다. 바깥 날씨가 너무 더웠다.
오후 네 시를 살짝 넘길 무렵인데도 섭씨 35~36 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로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전 그랜저 디젤을 시승했을 적엔 그나마 날이 선선해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다녔지만 그럴 날씨가 아니였다.
SM5 D의 시동을 걸자마자 에어컨은 그 새 2단으로 향했다. 연비 확인을 위해 에어컨 동작 등의 기능은 변수를 앞선 조건과 비슷하게 맞출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순수히 에어컨을 켜지 않은 상태서 SM5 D의 실 연비를 확인하길 기대했다면 이 점에 관해 미리 양해를 구한다.
▲ SM5 D의 1.5 dCi 엔진. 여유 공간이 충분해서 차량 정비에 용이하다.
▲ 후드에 부착된 흡음재의 양은 QM3보다는 많고 그랜저 디젤보다는 적다.
그럼에도 SM5 D의 시동을 켰을 때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했다. 실내로 유입되는 디젤 엔진의 소음의 양이 적다는 점이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여줄 수는 없지만, QM3를 몇 번 타 본 케이벤치로선 QM3보다 조용하다는 판단이 바로 섰다. QM3와 같은 르노의 1.5 리터 dCi 엔진을 올린 것이라 유입되는 소음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방음 처리가 수준급이다.
궁금해서 SM5 D의 후드를 열어봤다. 중형 세단에 들어간 엔진으론 그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다. 그랜저 디젤의 R2.2 e-VGT 유로6 엔진을 절반 크기로 줄여 놓은 듯했다.
SM5 D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후드 안에 부착된 흡음재의 두께와 면적이 그랜저 디젤보다 적은 양인데도 실내 소음을 상당히 억제하고 있다는 점이랄까? 엔진과 인테이크 파이프를 연결한 부분도 알루미늄 링을 사용했다.
연비를 위한 셋팅이었나? 타이어는 16 인치네?


▲ SM5 D의 공인 연비와 타이어 사진.
위와 같이 SM5 D의 공인 연비가 표시된 내용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연비를 위해 임의적으로 연비를 내기 유리한 타이어를 채택한 것은 아닐지 해서다. 시승 차량에 장착된 타이어를 확인해 보니, 205/60 규격의 16 인치형 모델인 금호타이어 솔루스 KH25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타이어는 무난한 성능의 신차용 사계절 타이어로 쓰이는 모델이라 제품 자체로만 보면 연비를 위한 타이어라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기존 SM5 모델에도 이 타이어가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니, SM5 D의 휠 타이어는 오로지 기본 트림인 PE에서 적용되고 SE 트림부터는 17 인치, LE S/S(Summer Special) 콜렉션 트림부터 18 인치형의 휠 타이어가 장착된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
SM5 D는 상위 트림인 SM5 D 스페셜도 똑같은 모델의 16 인치형 휠 타이어가 구성되는데 말이다. 경제성을 의식한 디젤 세단이라서 16 인치형 휠 타이어만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차라리 한 사이즈 더 큰 17 인치형 휠 타이어를 SM5 D 스페셜이나 기본 트림에서 옵션 형태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한다.
아니면 그랜저 디젤처럼 아예 정숙성이 뛰어난 프리미엄 사양의 휠 타이어를 고를 수 있게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의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단 하나의 16 인치형 휠 타이어는 자칫 SM5 D의 연비를 위한 셋팅으로 부분으로도 보여질 수 있다. 르노삼성 차원에선 이 점을 다각도로 고민해 봐야 한다.
시승 코스와 당시 교통 상황, 주행 조건은?

시승은 지정된 코스 외에 교통 상황에 따라 위와 같이 일부 변경된 코스를 이용했다.
길동 사거리에서 출발해 상일 IC 인근에 위치한 상일 동아 아파트를 회차점으로 돌아 나와 되돌아오는 6.8 Km의 코스다. 코스 길이 자체로 보면 그랜저 디젤로 돌아다닌 거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시승에 임한 시각은 오후 네 시 반에서 약 20분 정도며, 길동 사거리에서 상일 IC 방면으로 넘어가는 차량들이 많아 생태공원 앞 교차로까지 평균 20~30 Km 내외의 속도로 지체되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엔 임의적으로 차량을 2분 간 정차했다가 교통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될 즈음, 정지 상태서 시속 90~100 Km 범위로 잠시 속도를 내보기도 했다.
▲ SM5 D 시승 이전에 기록됐던 평균 연비. 이 기록을 리셋해서 다시 쟀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에어컨은 2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신호에 의해 정차 상태를 유지했던 구간도 많아서 좋은 연비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참고로 케이벤치가 이날 SM5 D를 시승하기 전까지 기록된 평균 연비는 리터 당 14 Km였다. 이 기록을 리셋시킨 후 결과를 잰 것이라, 이같이 열악한 상황에 기록된 평균 연비는 참고할 만하다 할 수 있다.
과연 얼마나 나왔을까?
에어컨 바람에 막 밟고 서도 리터 당 8~9 Km는 나와

코스 주행을 마치고 확인한 SM5의 평균 연비는 트립상에서 리터 당 8.7 Km로 기록됐다.
국내 복합 연비 기준으로 SM5 D의 시내 주행 시 연비가 리터 당 15.1 Km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누가 봐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숫자다.
그렇지만 그랜저 디젤로 기록했던 리터 당 9 Km 대의 연비와는 상황 자체가 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어컨 2단 설정을 유지하면서 평균 시속 20~30 Km, 오르막 경사가 있는 일부 직선 구간에서 순간 시속 110 Km 대까지 킥 다운(급가속)과 브레이크 조작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8~9 Km 정도가 나왔다. 이 정도면 열악한 상황에서 기록된 연비로선 괜찮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악조건이 고려되지 않은 평상 시 시내 주행으로 비교했다면 아무리 안 나와도 리터 당 10 Km 초반까지는 나올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블로그와 카페 글로 등록된 SM5 D의 흔한 연비처럼 말이다.
솔직히 달리기 위한 세단은 아니다, 다만 연비는 좋다

이처럼 르노삼성의 디젤 중형 세단인 SM5 D는 좋은 연비를 내기 불리한 상황에서도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 에어컨 바람을 쐬며 고속 주행을 하다 지체가 잦은 도심 주행을 하더라도 8~9 Km대는 표시됐으니 말이다. 시승 이전의 평균 연비가 리터 당 14 Km였던 점을 보면 연비 부문에선 가히 만족도가 높다할 수 있다.
실내로 유입되는 디젤 엔진의 소음이 적다는 점도 SM5 D의 장점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같은 배기량의 엔진을 쓰는 QM3보다 조용하다. 평소 디젤 차량을 운행해 왔던 운전자라면 시동을 켤 떄부터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것 말고도 SM5 D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최대 시속이 270 Km까지 표시돼 있는 속도계다. 기존의 SM5가 시속 240 Km까지만 표시됐던 점을 고려하면 재미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기사를 읽으며 사진을 봐 왔다면 금방 눈치를 챘을 것이다. 1.5 리터 디젤 터보 엔진으로 정말 그만큼 달릴 수 있을까에 관한 기대는 하지 말자.
SM5 D는 솔직히 달리기 위한 중형 세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QM3처럼 연비나 세단으로서의 정숙성에 의미가 있지, 이걸로 도로 곳곳을 쏘다니는 운전자는 없을 것으로 본다. 그야말로 실용 구간에서 높은 토크로 밀어 부치는 효율성으로 집중한 차량이기에 달리기를 지향하는 운전자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그런데 연비 좋은 차로 내내 QM3를 구매 목록 1호로 생각해 왔던 운전자라면 갈등이 될 수는 있겠다. QM3에선 볼 수 없을 인조 가죽 시트에 전동식 시트, 스마트 도어 락 등의 기능들로 꾸며져 상품성이 오히려 더 좋아서다. 주행 중 트립에 표시되는 기어 단산수도 QM3에선 표시돼 있지 앟은데 SM5 D에는 이 부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운전 시야도 넓어 여성 운전자에겐 더 없이 좋을 세단이라 얘기할 수도 있다.
가격적으로도 QM3의 최상급 트림인 RE 트림에 130만 원 정도 투자를 하면 SM5 D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하다. 연비 좋고 조용한 디젤 세단을 평소 생각해 왔다면 르노삼성의 SM5 D를 한 번 시승해 보길 권한다.
연비 좋은 디젤 세단을 평소 생각해 왔다면 르노삼성의 SM5 D를 한 번 시승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