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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 2015-11-24 18:16
[社說]

[社說] '노트북이다' vs '데스크톱이다'
정부조달용 일체형 PC논쟁

공공조달용 PC시장은 연간 40만대에 달하며, 전체 국내 PC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정부는 2012년 데스크톱PC를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원천참여를 막았으며, 이로인해 순차적으로 대기업의 참여비율을 줄여 2015년부터 데스크톱PC시장에 대기업은 원천적으로 조달시장 참여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의 상황이다.

최근 올해로 종료되는 데스크톱의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지정을 연장하기위한 재지정중 논의중 '일체형PC'를 데스크톱PC로 볼것이냐 노트북으로 볼것이냐를 가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일체형PC를 노트북과 같은 제품군으로 분류하면 PC시장에 대기업 재참여 가능

현재 일체형PC는 전체 조달PC중에 약 2% 정도밖에 차지하지않는 작은 시장이다. 그럼에도 일체형PC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일체형PC가 노트북과 같은 제품군으로 분류되면 데스크톱PC에만 지정된 중소기업간 경쟁 지정제품에서 빠져 대기업이 다시 PC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2%의 점유율을 먹으려고 들어가는것처럼 보이지만, 중소기업의 데스크톱PC 판매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수 있어 사실상 PC시장에 재진출하는것과 다름없게 된다.

여러 보도내용에 따르면 일부 대기업이 공공조달 시장에서 데스크톱PC의 중소기업 지정 비중 조정 및 일체형PC의 지정 해제 요구에 대한 건의서를 여러 관계부처에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정부조달컴퓨터협회 관계자는 '지정반대 의견이 제출된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의 의견들이 마치 서로 말을 맞춘 듯 내용이 같다는 점을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밝혔다. (미디어잇, 11월18일, 대기업 물밑작업에 놀란 중소 PC업계 이대론 안 된다) 필자 역시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한 결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내용이 모든 관계부처에 전달된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조달컴퓨터협회를 비롯한 중소 PC제조업체에게는 당연히 불똥이 떨어졌다. '각 부처들의 의견임을 감안하더라도 어떻게 부처의 의견이 한 자도 틀리지 않고 같을 수 있는지, 대기업의 의견을 검토나 사실 확인도 없이 가감 없이 부처의 의견이라고 제출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는 반응부터 '만약 관련 부처의 의견대로 대기업과 비율을 나누거나, 일체형PC 지정제외가 이뤄질 경우 국내 개인용 컴퓨터 중소기업들은 매출 역성장은 물론, 경영악화로 존폐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 등의 반응은 혹 대형마트의 강제휴무건과 같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논란' 혹은 '소비자의 편익을 고려하지않은 일방적 발상' 등의 프레임을 연상케 한다.

 

어떤 근거와 논리로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금지를 주장하는가

대기업의 건의서에는 '일체형PC는 PC와 모니터가 통합된 제품으로 노트북/태블릿으로 분류해야한다' 는 내용과 '데스크톱PC를 위한 기초기술 확보', '대기업의 참여로 조달제품 단가의 안정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몇가지 특이한 것도 보이는데 '경쟁제품 지정 이전에도 중소기업 점유율이 높았기에 보호할 필요가 없다' 거나 'ICT(정보통신기술)를 근간으로 기초기술 확보가 필요하고, 지정 후 제품의 단가가 높아져 대기업이 참여해 조달 제품 단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 거나, '공공조달 시장 참여를 통한 CPU 개발' 이라는 특이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음이 위에서 언급한 미디어잇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모니터 패널 원천기술은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기때문' 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중소기업 측은 당연히 '상생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 동안의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지정으로 참여업체가 14개에서 3개로 늘고 매출과 고용 역시 990억원에서 2390억원으로, 716명에서 2156명으로 늘었다.' 와 '대기업이 거대 자본과 영업력을 앞세워 가격경쟁에 나선다면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급기야 줄도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고 주장한다. (중소기업신문 11월 16일 , 중소 PC업계, 대기업이 밥그릇 뺏어선 안돼 )

 

독자적 CPU 개발 주장 '누네띠네'

중소기업측의 논리는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최근 대형마트의 영업규제 논란의 논리와 유사하다. 필자가 별도의 코멘트를 하기 보단 며칠 전 판결된 대법원 판례를 인용할까 한다. '지자체가 대형마트 규제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중대할 뿐 아니라 이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도 큰 반면,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나 소비자의 선택권 등 본질적 내용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즉, 중소기업 경쟁제품 지정으로 인한 공익적 요소가 큰지 그렇지 않은지만 우리는 살펴보면 될것이다.

반대로 대기업 건의서에 있는 논리도 일리있는 부분이 많다. 모니터 패널 원천기술은 당연히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또한 ICT 근간 기초기술 확보도 필요하다. 경쟁제품 지정 이전에도 중소기업 점유율이 높았기에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보기에 따라서는 일리있기도 하다.

필자는 위 논리보다 '독자적 CPU 개발'이 눈에 들어왔다. X86 CPU를 독자 개발하겠다는 뜻인가? 아니면 ARM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일체형PC를 개발하겠다는 뜻인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X86 CPU의 독자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삼성의 엑시노스와 같은 ARM 프로세서를 활용해 일체형PC를 만들겠다는 뜻인데, 윈도우도 설치안되는 PC를 어떻게 납품하겠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이건과 전혀 상관없는 오래된 떡밥이 떠올랐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삼성의 AMD 인수 떡밥이 그것이다. 혹시 삼성이 AMD를 인수해 일체형PC를 만들어 조달시장에 재진출하는 이 소설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필자는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싶다. 게다가 연간 최대 200만대에 달하는 전체 PC용 CPU시장의 상당부분을 AMD설계로 삼성에서 생산한 국산 CPU로 대체되는 그림에 그 누가 반대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떡밥이 떡밥인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반대로 생각해봤다. ARM CPU를 기반으로한 리눅스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한 PC를 조달시장에 공급하겠다는 뜻인가? 이역시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드디어 액티브X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됨은 물론, 중국의 공공기관 윈도우 사용 금지가 떠오르는 독자적인 생태계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어찌 찬성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좋은 학교 나와 월급 많이 받는 대기업 직원 답게 제대로 된 비전 제시하길

두가지 생각 끝에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혹시 잘 모르는 공무원을 상대로 '독자적 CPU 개발' 이라는 사실상 불가능한 장미빛 떡밥을 실현 가능한 것처럼 투척해 마치 대단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려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패널은 대기업이 원천기술을 갖고있다' 거나 'ICT를 근간한 기초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는 주장과 같이 보니 서서히 마음이 그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한편으로는, 좋은 학교 나와 월급 많이 받으시는 대한민국 엘리트가 그런 얕은 수를 쓸리가 없다며 혼자 자위하려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밥그릇 싸움으로 보이는 시선을 경계한다. 여론의 답은 너무 뻔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건은 소비자의 편의성이라는 실드라도 있었지만, 공공조달 납품용이 소비자가 사용하는 PC도 아닌데 소비자 편의성도 없이 프레임을 이렇게 짜면 대기업의 필패는 확실하다.

그러나 일체형PC의 분류 변경으로 인한 대기업의 PC사업 재진출이 진정으로 윈텔 구도(WINdows  + inTEL) 를 깨고 IoT 산업을 대비하고 독자적인 ICT 기술과 생태계를 쌓기 위한 전초전이라면 대기업의 일체형PC 조달 재진출은 당연히 지당한 논리이다. 이런 사업은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기에 국내환경에서 중소기업의 진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다 큰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100% 수입에 의존하는 PC용 CPU 시장과 OS를 국내 독자적인 환경을 구축하면 어떤 것이 좋은지, 이를 IoT산업과 연계하여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는지, 어떤 ICT 기초기술을 닦으려 하는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이를 담론화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담론을 여론의 공론화와 구체적인 시행방안과 비전이 빠진 채 데스크톱PC의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재지정에서 툭 등장한것은 진실성이 의심스럽다. 비표준기술인 액티브X 하나도 정치적 이유로 걷어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현재 윈텔 기반을 벗어나는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독자적인 X86 CPU 개발은 삼성도 못하는(안하는) AMD 인수 외에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담론이 구체적인 실행방향이나 비전, 그리고 여론의 지지 없이 고작 PC 몇대 납품하는 건의서에 왜 등장하는가 하는가이다.

분명 그 건의서 만드신 분은 필자보다 좋은 학교 나와서 월급 많이 받으시는 분일테니, 그에 걸맞는 학력과 재력답게 대기업이 왜 일체형PC사업에 재진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보다 합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미 포함된 큰 담론과 함께, 제대로 된 비전을 담아 제시해주시길 바라고 또 바래본다.

 

  태그(Tag)  : 완제 PC, 올인원PC, 조립/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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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홍식 대표기자 / 필명 감자나무 / 감자나무님에게 문의하기 potatotree@bodnara.co.kr
군 제대후 취직한 회사를 얼떨결에 떠맡은 엉터리 사장.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것을 경계하려 노력한다. 쓰는사람이 만족하면 좋은 제품이라는 신념을 갖고있다. 요즘엔 떠드는걸 좋아해서 필요로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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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하는 것으로 편집방침을 바꿉니다.

인생한방 pkwangn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15-11-25 9:35/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좋은 학교 나와 월급 많이 받는 대기업 직원 답게 제대로 된 비전 제시하길]...
솔직히 다른거 다 떠나서 요것만 제대로 지켜도 대기업직원들이 욕을 먹을일이 없죠...
bluedove / 15-11-25 11:55/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ARM 기반의 NAS에서 VR머신으로 윈도우를 돌리는 것 처럼 만들려는건 아닐까요?
복구작업은 쉽겠네요. -_-;

허접프로그래머 valkyrie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15-11-26 10:46/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언봐도 비디오... 라는 말이 왜 자꾸 떠오르는 걸까요...?
푸른바다 / 15-11-26 12:42/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그러나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담론을 여론의 공론화와 구체적인 시행방안과 비전이 빠진 채 데스크톱PC의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재지정에서 툭 등장한것은 진실성이 의심스럽다. 비표준기술인 액티브X 하나도 정치적 이유로 걷어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현재 윈텔 기반을 벗어나는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독자적인 X86 CPU 개발은 삼성도 못하는(안하는) AMD 인수 외에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담론이 구체적인 실행방향이나 비전, 그리고 여론의 지지 없이 고작 PC 몇대 납품하는 건의서에 왜 등장하는가 하는가이다." ...
좋은 지적입니다. (상품)기획자의 능력 밖의 영역이지요.
윈도리트윗 / 15-12-01 19:26/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대기업이란 것들이 양심은 커녕 존심도 없네.. 맨날 애플 쳐바를 것처럼 떠들더니 고작 조달시장에 기웃거리냐.. 그나마 가장 가능성 있는게 크롬북같은 정부도 감시하기 편하고 단가도 싼 새로운 제품인데 이건 정부가 싫어함. 내 사랑 액티브엑스 포에버~

nomasume kamiru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15-12-02 19:08/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주길 바라는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데스크톱이 일체형이니 노트북으로 봐야한다는 치졸한 논리를 세워서 조달 시장이나 먹으려고 하고...
약자에 대해서는 갑질, 법을 어겨도 솜방망이 처벌.... 이러면서도 존경받길 바라고,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나 탓하니 나라가 발전하길 기대한다는게 참 난망한 일인 것 같습니다.
침노 / 15-12-03 11:55/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우리나라는 지금 너무 썩어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머지않아 필리핀 처럼 될 듯 합니다.

게리킬달추종자 / 15-12-08 13:43/ 자국/ 신고/ 이댓글에댓글달기
x86 호환 CPU를 만든건 현대반도체였던가 HK386아던가 그 이후론 듣도보지도 못했는데 신기한 이야기네요. HK386도 결국 성능이 시원찮아서 임베디드에서나 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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