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6일), 환경부는 지난 12월부터 약 5개월 간 국내 유로6 디젤 20개 차종의 배출가스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외 도로 주행 시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분포에서 닛산 캐시카이가 1.67 g/km으로 유로6 배출가스 허용 기준(0.08 g/km)의 20.8배, 르노삼성 QM3가 1.36 g/km으로 17배 초과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 티볼리, 한국지엠의 쉐보레 트랙스 등 17개 차종도 기준 값보다 1.6~10.8배 배출됐다. BMW 520d만 유일하게 0.07 g/km을 배출해 유로6 기준을 만족한 것으로 나왔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에서 질소산화물을 가장 많이 배출한 닛산 캐시카이를 문제 삼았다. 질소산화물을 과다 배출한 것 외에도 실내 및 실외 테스트 과정에서 특정 조건에서 EGR(배출가스 재순환 장치)이 작동을 멈추는 현상을 발견해 임의 설정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된 점이 컸다.
엔진 흡기부 온도가 섭씨 35도를 넘어가면 EGR이 작동을 멈추도록 셋팅돼 있는데, 이 부분이 정상적인 제어가 아니라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3월 9일과 4월 20일 두 차례 걸쳐 전문가 회의를 거쳤고, 참석자 모두 환경부가 발견한 현상에 관해 정상적인 제어가 아니라 의견 수렴했다.
환경부는 어제 행정절차에 따라 닛산 캐시카이를 국내 수입 판매한 한국닛산을 상대로 임의 설정 위반 사전 통지를 한 상태며, 10일 간 한국닛산의 의견을 들은 후 이달 중 3.3억 원(814대 X 2,726만 원 X 1.5 %)의 과징금을 부과 처분할 예정이다. 이미 국내 판매된 814대의 차량은 전량 리콜, 판매되지 않은 차량은 판매 정지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한국닛산은 환경부가 판단한 닛산 캐시카이의 'EGR 임의 설정'에 관해 입장을 내놨다. "캐시카이는 유럽서 유로6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만족한데다 국내 배출가스 인증 절차도 통과했던 차며, 유럽 현지의 배출가스 관련 규제 기관들 역시 임의 설정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바 있기에 유감스럽다."면서 "닛산은 그 어떠한 차량에도 불법 조작 및 임의 설정 장치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환경부는 임의 설정으로 기 판정된 폭스바겐 티구안과 비슷한 수준의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됐고, 한국닛산이 주장하는 내용은 기존 시판된 유로5 캐시카이를 말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없다고 간주했다. 이외 19개 차종은 엔진 흡기온도가 35도를 넘어가도 EGR이 작동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한국닛산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엔진 보호 차원 및 EGR 흡기 고무가 녹을 우려가 있다는 한국닛산의 주장에 관해서도 환경부는 금속 재질의 EGR을 사용했어야 하지 않냐며 재반박했다.
추후 환경부는 5월 중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청문회를 열어 캐시카이를 인증 취소하고, 제작차 배출 허용 기준 위반, 제작차 인증 위반을 적용해 한국닛산 타케히코 키쿠치 대표를 서울중앙지점에 형사 고발할 예정이라 밝혔다.
위 환경부 발표 보도자료에서 닛산 캐시카이가 질소산화물이 실 도로 주행에서 과다 배출된 것에 관해선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할 수 있겠으나, 사실 환경부와 한국닛산이 비중 있게 보는 것은 'EGR 임의 설정' 여부다.
르노삼성 QM3의 경우 유로6 기준보다 질소산화물이 17배 초과 배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임의 설정이 확인되지 않아 리콜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이번 QM3에서 질소산화물이 초과 배출된 점에 관해 환경부에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하겠다는 의견과 계획을 제출한 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닛산도 닛산 캐시카이에서 EGR 임의 설정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흐름이 이와 같이 전개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도 EGR 임의 설정을 분명 확인한 것은 아니고 테스트상에서 티구안과 같은 배출가스 패턴이 확인돼, 이를 확정하고 사실화시켜 판단한 것이다. 이 점에 관해선 환경부가 조금 더 신중하고 명확하게 가려냈어야 한다고 본다.
EGR 임의 설정이 분명 확인된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환경부가 한국닛산에 지시한 닛산 캐시카이의 리콜 명령 및 인증 취소, 한국닛산 대표 형사 고발 건 등의 이행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국닛산은 환경부에 적극 협조하면서 이번 사안을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