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월의 끝자락, PC 시장의 상반기를 결산하며 하반기를 점쳐볼 수 있는 컴퓨텍스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그동안 침체되어 왔던 PC 시장이 AMD 라이젠의 등장으로 대격변을 겪고 인텔이 이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데, 컴퓨텍스를 앞두고 그동안 공개된 하반기 등장이 기대되는 주요 업체들의 전략과 제품들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엔트리부터 하이엔드까지 씹어먹겠다, AMD 라이젠 3와 스레드리퍼
하이엔드에 FX, 메인스트림에 APU를 포진시켰지만 '불도저'의 망령에 발목 잡혔던 AMD는 올해 3월 라이젠 7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초기에는 메인보드 호환성, 공급량 관련으로 약간 삐걱이긴 했으나, 4월 라이젠 5를 출시할 시기에는 치명적인 이슈는 대부분 해결되고 하반기 엔트리급을 노린 라이젠 3와 인텔 HEDT(하이엔드 데스크탑) CPU를 노린 스레드리퍼를 준비 중이다.
스레드리퍼의 경우 소문만 무성하던 것이 5월 초 개최된 FAD(Financial Analyst Day)에서 16코어 32스레드라는 점이 공식 확인되었으며, 역시 비밀주의를 강조하는 AMD답게 올 여름 시즌 출시할 것이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라이젠 9이라는 브랜드와 19xx 모델명 사용되고, PCIe 3.0 x44Lane, 쿼드채널 DDR4 3200MHz 메모리 공식 지원이 예상되고 있으며, 10코어/ 12코어/ 14코어/ 16코어로 총 9개 모델, TDP는 125W/ 140W/ 155W 세 종류로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라이젠 7/ 5의 AM4 소켓(PGA 1331)과 다른 LGA 4094 소켓 방식이 쓰일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ASRock에서 X399 Professiona Gaming이라는 제품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어 X399 칩셋과 함께 화이트헤이븐(WhiteHaver) 플랫폼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쪽에서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X399칩셋은 ECC 메모리와 듀얼 소켓 지원 칩셋으로 확인되어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타겟으로한 에픽(EPYC, 구 네이플스 Naples) CPU 대응 칩셋으로 판단된다.
라이젠이 시장에서 선정하고 있다지만 아직 인텔과의 격차가 큰 만큼 에픽과 스레드리퍼 플랫폼 구성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X399칩셋이 하이엔드데스크탑 CPU인 스레드리퍼와 엔터프라이 대상 에픽 모두 지원하도록 정책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인텔 역시 서버용 칩셋과 데스크탑용 칩셋 메인보드에 하스웰 아키텍처까지는 데스크탑용 CPU와 서버용 제온 E3 시리즈 CPU를 서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스카이레이크 이후에는 서버용 칩셋과 데스크탑용 칩셋에는 각각 서버용 CPU와 데스크탑용 CPU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젠 5를 받쳐줄 라이젠 3는 스레드리퍼보다 더 베일에 싸여 있는데, 현재 알려진 정보는 라이젠 3 1200모델이 라이젠 5 1400과 딱 0.1GHz 차이에 그칠 것이라는 내용이 확인되었을 뿐 몇가지 모델이 나올지, 가격과 SMT 지원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도 인텔의 듀얼 코어 제품군보다 두 배인 네 개의 코어를 제공하므로 요즘같은 멀티태스킹 시대에 엔트리급 유저층에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인텔의 반격? 하이엔드 12코어 스카이레이크-X와 6코어 커피레이크
AMD가 라이젠으로 메인스트림 데스크탑 시장에 격변을 가져오자 그동안 시장 지배적인 위치에 있던 인텔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2018년 2분기 출시 예정이던 메인스트림 6코어 CPU 커피레이크를 당초 계획보다 반 년이상 당긴 올해 8월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 루머 수준이지만, 커피레이크는 코어 i3 4C/4T, 코어 i5 4C/8T, 코어 i7 6C/12T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커피레이크는 카비레이크의 리프레시격인만큼 IPC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워도, AMD 라이젠보다 적은 코어 때문에 뒤지던 멀티스레딩 성능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AMD 진영을 긴장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건 그렇고, 커피레이크는 카비레이크와 동일한 LGA 1151 소켓을 쓰지만 Z270 리프리세 칩셋인 Z370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Z370에서는 카비레이크와 스카이레이크 사용도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퍼지고 있는데, AMD 라이젠이라는 대체제가 있는 상황인 만큼 예전과 같이 인텔의 소켓 정책을 성토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하는 경우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AMD가 인텔의 HEDT CPU에 대응하기 위해 Zen 아키텍처 기반 스레드리퍼를 먼저 공식 발표하면서 인텔이 이에 대응하는 모양세가 되기는 했지만, 정작 인텔의 새로운 HEDT CPU인 스카이레이크-X가 컴퓨텍스서 발표될 것은 확실시 되고 있다.
이 역시 커피레이크와 같이 출시 시기가 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년 이상 당겨진 커피레이크와 달리 약 두 달 정도에 불과하지만 AMD의 스레드리퍼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어 i7이 아닌 코어 i9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최근 벤치마크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여전히 코어 i7 브랜드가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확한 내용은 역시 공식 발표를 기다려 봐야 할 것이다.
참고로, 현재 HEDT CPU 최고 사양모델인 코어 i7 6950X(10C/20T) 대응 모델로 점쳐지는 코어 i7 7900X(10C/20T)는 베이스클럭과 부스트 클릭이 각각 1GHz 상승하고, L2캐시는 코어당 256KB서 1MB로 4배 증가, L3 캐시는 코어당 2.5MB서 1.375MB로 줄었다.
한편, 인텔은 스카이레이크-X와 카비레이크 사이에 포진하게될 카비레이크-X도 준비 중인데, 현재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단순히 카비레이크에서 CPU와 메모리 지원 클럭이 업그레이드되면서 TDP까지 상승해 단순 오버클럭 버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때 쿼드 채널 메모리를 지원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최신 소식은 듀얼 채널 메모리 지원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여기에 스카이레이크-X와 같은 LGA 2066 소켓 변경까지 겹치면서 왜 나왔는지 존재 의미에 의문을 표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아직 인텔의 공식 확인이 없기 때문에 아직은 루머로 볼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카비레이크-X는 데스크탑용 브로드웰처럼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참고로 스카이레이크-X와 카비레이크-X는 새로운 X299 칩셋을 쓰게 되며,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컴퓨텍스서 관련 제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며, CPU는 6월 하순 경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이엔드 노트북 시장 탈환 가능할까? 모바일 라이젠, 레이븐 릿지 출격 준비
하반기 CPU 시장에서 AMD와 인텔의 일대 격전이 예상되는 와중에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 AMD CPU가 복귀한다. 현재 노트북 시장에서 AMD CPU가 쓰인 게이밍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운데, 라이젠 발표회 당시 예고했던 젠 아키텍처 기반 모바일 APU가 쓰인 제품의 등장이 FAD서 예고되면서 부활이 기대된다.
젠 아키텍처 기반 모바일 제품은 코드네임 레이븐 릿지(Raven Ridge)로 알려진 APU로, 올 컴퓨텍스서 노트북과 미니PC등 관련 제품이 선보일 것으로 예고되었으며, 데스크탑 버전은 이보다 늦은 2018년 초 등장할 예정이다.
레이븐 릿지는 4코어 8스레드에 베가 아키텍처 기반 GPU가 통합되며, FAD에서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대 APU 대비 CPU 성능은 50%, GPU 성능 40% 개선되었으며, 소비전력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재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데스크탑용 4C/8T 레이븐 릿지는 인텔 코어 i5 6600급의 CPU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바일용 모델의 성능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 데스크탑용 라이젠과 레이븐 릿지 정보를 종합해보면 모바일쪽에서도 괜찮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MD 라데온 RX Vega, 이번에도 한 여름밤의 꿈?
최근 수년간 AMD는 CPU 시장은 물론 GPU 시장에서도 하이엔드 SKU 경쟁서 명함을 내밀기 어려웠다. CPU 시장에서는 그나마 라이젠을 통해 다시 한 번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를 이끌어냈지만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의 상황은 썩 좋다고 보기 어렵다.
라데온 RX Vega의 첫 티저를 공개한 올해 초만 해도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아키텍처인 볼타(Volta)를 겨냥한 자신감을 내비쳤고, 대대적인 아키텍처 개선을 발표하긴 했지만 정작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된 라데온 RX Vega의 성능 정보는 아직까지 꽁꽁 숨겨진 상태다.
그나마 FAD에서 라데온 베가 프론티어 에디션이 공개되긴 했지만 머신 러닝 시장을 타겟으로한 제품이라 게이밍 성능을 유추하기는 어렵고, 그나마 AMD측에서 게이밍용 라데온 RX Vega는 프론티어 에디션보다 높은 게임 성능을 구현할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음에도 라데온 RX 480을 비롯해 AMD의 지난 전력을 감안하면 미덥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2세대 HMB 메모리 가격만 160달러에 달하고, 수율 문제로 추기 물량은 1만 6천대 이하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다, 경쟁사인 엔비디아에서는 이미 차세대 GPU 아키텍처인 볼타 기반 테슬라 V100을 공개했다.
지난 지포스 GTX 10 시리즈 런칭 스케쥴을 그대로 대입하면, 라데온 RX Vega 출시가 예상되는 7월은 엔비디아의 볼타 아키텍처 기반 제품 등장이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라데온 RX Vega가 지포스 GTX 1080 Ti를 성능으로 압살한다 해도 엔비디아의 볼타 기반 제품에 성능으로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 단지 Vega는 폴라리스(GCN) 아키텍처와 달리 새롭게 설계된 아키텍처인 만큼 엔비디아 볼타와 충분히 겨룰 수준의 게이밍 성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단지, 하이엔드 시장이라고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데, 현재 베일에 가려진 2세대 HBM 메모리의 가격과 수율 문제에 발목 잡힐 가능성도 있어, 엔비디아같이 GDDR5X 메모리를 쓰는 방향으로 틀었으면 그나마 경쟁력을 갖추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현 상황에서 라데온 RX Vega의 앞날이 순탄치많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짜릿한 충격, NVIDIA Volta(볼타) 기반 지포스 등장할까?
엔비디아는 5월 GDC서 현 파스칼 아키텍처의 후속 아키텍처인 볼타 기반 GPU가 쓰인 테슬라 V100을 발표했는데, 인공 지능 워크로드 가속을 위해 고안된 볼타 텐서 코어를 통합하고 병령 알고리즘과 스레드 효율을 높이기 위한 독립형 스레드 스케줄링을 도입하는 등 특기할만한 변화가 있었다.
게이머들의 관심은 과연 볼타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그래픽 카드가 올해 선보일까 하는 점일 것이다. SK하이닉스의 GDDR6 메모리 발표에 따르면 고객사의 차세대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 출시 시점인 2018년 초 양산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AMD 라데온 RX Vega는 2세대 HBM 메모리가 쓰이는 것이 확정된 만큼 여기서 말한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가 볼타 기반 제품, 혹은 AMD 라데온 RX Vega나 RX 500 시리즈 이후의 차세대 그래픽 카드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때문에 올해 엔비디아의 볼타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시리즈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지난 파스칼 아키텍처 GPU 출시 당시 테슬라와 지포스 GTX 1080, 지포스 GTX 1080 Ti 출시 간격, 새로운 타이탄 이미지 유출등을 따져보면 올해 볼타 기반 지포스 시리즈 등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예상 시나리오는 6월 초 컴퓨텍스 혹은 8월 게임스컴에서 볼타 아키텍처 기반 신규 타이탄이나 GDDR5X 메모리 기반 신규 지포스 GTX xx80와 GTX xx70 발표 및 출시, 이후 2018년에 들어 GDDR6 메모리 기반 지포스 GTX xx80 Ti 출시를 점쳐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이 경우 3월과 4월 하이엔드 모델(지포스 GTX 1080 Ti, Titan Xp)이 출시된 이후 1분기를 간신히 넘긴 시점에 또 다른 하이엔드 모델이 출시되는 것이라, 잇다른 하이엔드 라인업 갱신에 따른 곱지않은 시선을 감내할 만큼의 메리트를 제공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AMD 에디션 메모리는 과연 언제쯤 나올 것인가?
AMD 라이젠이 초기에 겪었던 이슈 중에는 메모리 호환성 문제가 있었는데, 이는 인텔이 시장을 지배하는 사이 대부분의 메모리가 인텔 기준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JEDEC 표준 제품은 거의 문제가 없었지만 인텔의 XMP(eXtreme Memory Profile) 기술 기반 오버클럭 메모리쪽에서는 심심찮게 호환성 이슈가 터졌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에서 AMP(AMD Memory Profile) 지원 오버클럭 메모리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있는데, 두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 게일을 제외하면 AMP 지원 메모리를 찾아볼 수 없다.
아직 라이젠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우리는 모르는 그들만의 기준에 따라 타이밍을 재고 있기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은데, 컴퓨텍스서 라이젠 대응 AMD 에디션 메모리들을 볼 수 있을까?
어느 때보다 핫할 2017년 하반기 PC 시장, 컴퓨텍스를 기대하며
2017년 상반기에는 인텔이 옵테인 메모리라는 신기술 제품을 선보였지만 여러 제약 때문에 이렇다할 반응이 없고, 메모리 가격은 여전히 폭풍 상승 중인데다, SSD와 하드디스크도 이렇다할 이슈거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AMD의 라이젠이 등장하면서 수년간 정체되어 있던 CPU 시장을 흔들어 인텔을 바쁘게 만든 것이 그나마 이슈거리였는데, 이는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 손도 써보지 못하고 있는 AMD가 레이븐 릿지로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래픽 카드와 관련해서는 안타깝게도, 현재 드러난 정보만 보았을 때는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 시장 독점 상황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AMD의 Vega 아키텍처가 라이젠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새롭게 설계한 아키텍처이기 때문에 기자의 예상이 빗나가길 바래본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하반기 출시 예정된 제품들을 주로 살펴보았는데, 눈을 돌려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스콜피오, 윈도우 10 혼합현실, 인텔의 옵테인 메모리에 대응하는 마이크론 QuantX등 흥미를 끌 여러 제품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들을 한자리서 만나볼 수 있는 컴퓨텍스가 이번 주 개최된다.
미디어로만 접하던 이들의 실제 모습은 어떨지, AMD 라이젠과 같이 PC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켜줄 다크호스는 등장할 것인가?
[영상] 안정화되는 그래픽카드 가격과 인텔 아크 고급형 취소?,그외 PC 시장 1분기 PC 뉴스 해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