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이머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여 게임을 즐기는 것이 기본이다. 게임 컨트롤러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키보드는 게임용 버튼과 채팅을
수시로 전환하기 편리하고 마우스는 총기 조준 같은 섬세한 조작을 하기에 최적화되어서 애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 점을 반영하여 여러 하드웨어 기업은 게임 환경에 특화시킨 키보드와 마우스를 '게이밍 기어'로 분류하여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특히 마우스는 손을 직접 올려놓은 상태로 장시간 사용하므로 제품 크기와 형태에 따라서 사용자의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현장에서 직접 여러 가지 제품을 살펴보고 비교할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될 텐데 벤큐(BenQ)는 마우스 10종+키보드
세트인 'ZOWIE GUNBOX (이하 건박스)'로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마우스 10종과 광축 키보드 1개 구성
건박스는 길이 1m, 너비 50cm에 달하는 큼직한 케이스인데 잠금 장치를 열면 키보드 1개와 마우스 10종이 보인다. 키보드는
'CELERITAS II (이하 셀러리타스 2)', 마우스는 'EC1-A', 'EC1-B', 'EC2-A', 'EC2-B', 'FK1',
'FK1+', 'FK2', 'ZA11', 'ZA12', 'ZA13'이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모두 준비했어'라는 만화 속 대사처럼 여러 가지 제품이 있는데 온라인 최저가 기준으로 셀러리타스 2는
169,000원, 마우스는 각각 7만 원대여서 모두 합한다면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애초에 건박스는 판매용이 아니라 체험용으로 기획되었으므로 가격은 의미 없으며 일반인은 벤큐 제품 체험 부스에서 접할 수 있다. 그 외에는
보드나라처럼 IT 제품을 전문적으로 소개해주는 미디어 기업이나 리뷰 전문가에게 제한적으로 대여된다.
크기/형태에 따라 분류되는 벤큐 마우스 10종
벤큐 건박스 내부 상단에는 각 마우스의 특징을 소개하는 안내서가 있다. 크게 오른손잡이용 'EC 시리즈', 체고(높이)가 낮은 양손잡이용
'FK 시리즈', 체고가 높은 양손잡이용 'ZA 시리즈'로 나뉜다.
모두 옵티컬(광) 센서가 탑재되었고 'EC1-B'와 'EC2-B'의 센서는 게이밍 마우스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PMW 3360이어서
차별화된다.
좌측부터 EC1-A, EC1-B, EC2-A, EC2-B
우선 EC 시리즈 4종을 살펴보겠다. 숫자 1인 제품이 숫자 2 제품보다 길이, 너비, 높이
모두 조금 더 커서 직접 쥐어보면 차이가 느껴진다. 무게는 A형 제품이 B형 제품보다 3g 더 무겁지만 체감하기는 어렵다. 4종 모두 오른손
검지를 올려두는 왼쪽 버튼 높이가 더 높은 비대칭 형태이며 마우스 스크롤 휠 색상이 A형 제품은 하얀색이고 B형 제품은 검은색이어서 구별하기
쉽다.
EC1-A와 EC2-B는 세로 길이 128mm, 너비 64~69mm, 높이 33~43mm이며 EC2-A와 EC2-B는 세로
길이 120mm, 너비 61~64mm, 높이 33~40mm이다.
벤큐 EC1-A (좌측), EC1-B (우측)
오른손 사용자를 고려한 형태이므로 측면 버튼은 한쪽에만 있으며 오른손 엄지로 누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페이지 앞으로 가기, 뒤로 가기 기능을 지원하며 추가로 마우스 LOD (Lift Of Distance, 마우스 센서 바닥 인식
거리)와 폴링레이트(PC와 마우스 데이터 교환 속도)를 조절할 때도 쓴다.
마우스 LOD는 오른쪽 클릭 버튼과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 상태로 PC에 연결하면 1.0mm,
왼쪽 클릭 버튼과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고 연결하면 1.5~1.8mm, 세 가지 버튼(왼쪽 클릭 버튼, 오른쪽 클릭 버튼, 뒤로 가기 버튼)을
함께 누른 상태로 연결하면 1.8mm 이상이 된다.
폴링레이트는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 상태로 PC와 연결하면 1000Hz, 앞으로 가기 버튼을
누른 상태로 연결하면 500Hz, 뒤로 가기 및 앞으로 가기 버튼을 함께 누르고 연결하면 125Hz가 된다. 보통 수치가 높을수록 좋지만 게임에
따라서 마우스가 오작동할 여지가 있으므로 문제가 있다면 낮춰보는 것이 좋다. B형 제품은 폴링레이트 조절 버튼이 따로 있으므로 그쪽을 이용하면
된다.
벤큐 EC1-A, EC2-A
벤큐 EC1-B, EC2-B
벤큐 EC 시리즈 A형과 B형은 상단부와 측면에 보면 매우 유사해 보이지만 바닥과 닿는 하단부는 차이가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B형
제품에는 PMW 3360 센서가 탑재되었고 폴링레이트 조절 버튼이 따로 있어서 게이밍 마우스 조건에 한층 더 부합한다. 가격은 A형 제품이 1만
원 정도 더 저렴하므로 일장일단이 있다.
DPI 버튼은 모두 있으며 버튼을 누르면 400-800-1600-3200 DPI 순서로 바뀐다. DPI 버튼 바로 위에 있는 LED가
붉은색, 보라색, 파란색, 녹색 순서로 변해서 현재 DPI를 확인하기 쉽고 A형 제품은 스크롤 휠 색상도 함께 변한다.
좌측부터 벤큐 FK1, FK1+, FK2
두 번째는 FK 시리즈 3종이다. 좌우 대칭 마우스여서 오른손, 왼손 가리지 않고 사용 가능하며 높이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제품인 FK+도 중앙부 기준으로 38mm에 불과하다.
정확하게 비교하면 FK+는 세로 길이 128mm, 너비 62~68mm, 높이 27~38mm이며, FK1은 세로 길이 128mm, 너비
60~67mm, 높이 27~37mm이다. FK2는 세로 길이 124mm, 너비 58~64mm, 높이 27~36mm이다.
한편 왼손 사용자라면 제어판 마우스 항목에 가서 좌우 버튼을 따로 변경할 텐데 FK 시리즈는 마우스 자체로 변경 가능하다. 마우스 중앙을
기준으로 좌측 버튼과 스크롤 휠 버튼을 누른 채 PC와 연결하면 왼쪽 클릭과 오른쪽 클릭이 뒤바뀌어서 왼손 사용자에게 편리해진다. 본래 상태로
돌아가려면 우측 버튼과 스크롤 휠 버튼을 누른 채 PC와 연결하면 된다.
벤큐 FK1 (좌측), FK+ (우측)
측면 버튼은 양쪽에 2개씩 제공되며 EC 시리즈 A형 제품과 동일한 방법으로 마우스 LOD와 폴링레이트를 변경할 수 있다.
벤큐 FK1, FK1+, FK2
마우스 하단부에는 상하로 고무 재질 미끄러짐 방지 패드가 부착되었고 DPI 조절 버튼이 있다. EC 시리즈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벤큐 ZA11, ZA12, ZA13
마지막은 ZA 시리즈 마우스 3종이다. FK 시리즈처럼 좌우 대칭 구조이지만 높이가 조금 더 높고 길이와 너비는 다소 짧은 것이 특징이다.
버튼 변경, DPI 및 폴링레이트 조절 기능은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다.
자세한 크기는 ZA11이 세로 길이 128mm, 너비 60~67mm, 높이 27~40mm이며 ZA12는 세로 길이 124mm,
58~64mm, 높이 27~39mm이다. ZA13은 세로 길이 120mm, 너비 56~62mm, 높이 27~38mm이다.
벤큐 ZA11 (좌측), ZA12 (우측)
ZA 시리즈의 측면과 하단부는 FK 시리즈와 거의 차이가 없다. DPI 조절 버튼도 마우스 센서 우측에 있다.
광축 키보드 셀러리타스 2
벤큐 건박스에 있는 셀러리타스 2는 광축 키보드이다. 사용자가 키를 누르면 그 움직임을 내부에 있는 광 센서가 감지하여 인식하는 광축
스위치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계식 스위치처럼 물리적으로 내부 접점을 치는 방식이 아니므로 오래 사용해도 쉽게 손상되지 않고 응답 속도가
빠르며, 사용자가 너무 빠르게 키를 눌러서 두 번 친 것으로 인식하는 더블 클릭 현상도 생기지 않는다.
키보드의 오른쪽 Alt(알트) 키 옆에는 Fn 키(기능키)가 있다. F1~F12 키와 윈도우 키를 Fn 키와 함께 누르면 지정된 기능이
작동한다. 그리고 Fn 키 우측에 있는 App(앱) 키는 일반 키보드에 문서 아이콘으로 표시되는 메뉴 키이다.
Fn 키와 조합하여 F1 키는 음소거, F2와 F3 키는 음량 줄이기와 높이기, F4 키는 미디어 플레이어 재생/일시 정지, F5 키는
이전 파일 재생, F6 키는 다음 파일 재생, F7과 F8 키는 LED 백라이트 밝기 높이기와 줄이기 기능을 지원한다.
F9부터 F12 키는 반복 입력 속도를 지정하는 ZOWIE RTR 기능을 설정할 때 사용한다. 키에 표기된 숫자 만큼 반복 입력 속도를
지정할 수 있어서 특정 키를 반복해서 누르는 게임에서 빛나는 기능이다.
셀러리타스 2는 USB가 기본 인터페이스지만 ZOWIE RTR 기능을 사용하려면 PS/2가 필수이므로 기본 제공되는 PS/2 젠더를 이용해
PC와 연결해야 한다.
게이밍 키보드답게 LED 백라이트도 기본 탑재되었다. 전반적으로 붉은색이며 넘록(Num Lock)와 스크롤록(Scroll Lock),
캡스록(Caps Lock) 등 주요 기능키와 ZOWIE RTR 키는 활성화된 경우 흰색으로 빛나서 식별하기 쉽다.
소비자들의 체험 기회를 위한 벤큐 건박스
건박스는 벤큐의 게이밍 마우스, 키보드 제품군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종합 세트라고 정의할 수 있다. 벤큐는 사람마다 편하게 느끼는 마우스 구조와 크기가 다른 점에 집중하여 부가기능은 최소화하고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는데 크기를 아는 것만으로는 소비자가 자신에게 알맞는 제품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벤큐는 게임 대회 같은 행사장에서 다채로운 제품을 담은 건박스를 활짝 펼쳐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건박스에 담긴 마우스
10종과 키보드는 현재 시장에서 개별 구매할 수 있으므로 직접 체험해본 사람이라면 손에 딱 맞는 제품이 뭔지 기억해두고 구매하는 방식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향후 벤큐가 PC방처럼 여러 명이 게임을 위해 이용하는 곳에도 체험 기회를 주거나 업주에게 특별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도 제품을 홍보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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