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두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통신 결합서비스 제도에 대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함께 2007년에는 다양한 통신 결합서비스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가 준비 중인 결합서비스제도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결합서비스 제도 개선안 중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세부내용과 실행방안에 대한 사업자간 이견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결합서비스의 등장은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등으로 구분된 시장에서 여러 서비스가 얽히며 상호 경쟁하는‘새로운 경쟁 시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결합서비스 구성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업자는 비교적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업자들은 제휴 및 M&A 등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양상에 변화 야기
결합서비스의 허용은 한동안 성숙기 및 안정지양 양상을 보였던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결합서비스가 보편화되어 많은 가입자들이 결합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경쟁사의 가입자를 획득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초기에 결합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자들은 신규 서비스와 기존 서비스 간의결합서비스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사업자들은 와이브로, 3세대 이동통신인 HSDPA(High-Speed Data Packet Access, 고속데이터패킷 접속)의 투자에 따라 신규 가입자를 조기에 확대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3세대 이동통신의 경우 보조금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의 결합서비스를 통한 가입자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 가장 유리한 고지의 KT
사업자 별로 변화를 보면, KT가 결합서비스의 선도적인입지를 확보할 전망이다. KT는 시내전화를 중심으로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그리고 자회사인 KTF를 통해 이동전화까지 제공하고 있어 결합서비스 제공을 위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KT는 시내전화 시장에서는 가입자뿐만 아니라 설비 면에서도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결합서비스 시장에서 공격과 수비의 모든 방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전화시장 상황은 KT를 더욱 유리하게 만든다. 저렴한 요금 덕분에 고객들은 요금에 민감하지 않다. 따라서 KT가 결합서비스 제도에 의해 동등접근을 제공하더라도 시내전화 요금이 싸기 때문에 경쟁사가 고객을 유인할 수단이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시내전화에 대한 번호이동성 제도가 실시된 지 4년이 경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가입자가 약 90만 명에 그친다는 사실이이를 설명하고 있다. 다만, 경쟁사가 시내전화 결합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KT와 직접적으로 경쟁 가능한 서비스가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KT에 다소 위협이 될 수 있다.
● 제휴 모색할 SKT
KT에 비해 이동전화만을 제공하는 SK텔레콤(이하SKT)의 경우는 결합서비스에 비해 다소 불리한 입장에 있다. 당장 제공할 결합서비스가 없으며,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한 할인 결합서비스를 제공하면 매출 등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SKT는 타사업자와의 제휴나 기타 사업자의 인수 합병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 합병의 경우 시내전화 시장은 성숙된 시장이고 초고속인터넷도 경쟁이 심하고 당장 수익을 내는 사업자도 없어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내전화를 중심으로 한 결합서비스에서는 KT 시내전화를 이용한 결합서비스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대안이다. 따라서 SKT는 SK텔링크의 인터넷 전화 사업을 활용하는 방안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 결합서비스의 다크호스 LG
결합서비스 시장에 다크호스로 등장할 사업자는 LG 통신진영이다. LG의 경우 결합서비스의 구성요소인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타사업자들에 비해 가입자 및 매출 시장점유율이 낮아 공격적으로 결합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동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되고 있어 결합서비스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결합서비스는 가입자 기반이 매우중요하고 시장 주도권을 가입자가 많은 선발 사업자에게 뺏길 경우 추후에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점은 LG진영의 약점이자 LG가 결합서비스 준비에 서둘러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의 기대를 맞추기는 더 어려워져
사업자들이 결합서비스 제공에 있어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우선 고객유치 시, 고객은 번호이동, 결제 변경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할 경우 고객들을 혼란시켜 자칫 결합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반감을 갖게 할 수도 있다.
통신서비스 자체의 서비스 품질 유지도 결합서비스 제공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한 회사에서 결합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업자는 타사업자와의 제휴 등으로 결합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결합된 서비스가 자사의 단일 서비스 품질보다 떨어질 수도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후 서비스도 사업자가 관리해야 할 항목이다. 결합서비스를 위한 사후 서비스 과정은 다양한 상품구성 만큼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국내 통신사업자의 경우, 대부분 별도의 법인이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회사의 운영 프로세스 및 IT 시스템 등 운영 시스템이 상이하다. 이러한 차이는 곧바로 사후 서비스의 미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합서비스 사업자는 고객지원 IT시스템, 고객 서비스 센터 등 결합서비스를 위한 만발의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
결합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품질이 관리되지 않으면 고객들이 결합서비스를 가입, 이용 시에 불쾌한 경험을 갖게 된다. 이렇게 누적된 불만은 그동안 쌓아 온 사업자의 브랜드 이미지 및 서비스의 품질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탄탄한 준비 필요
현재 준비 중인 결합서비스 개선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아직 법률제정까지 시간이 남아있다. 사업자는 결합서비스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그리고 정부는 결합서비스를 통한 산업발전과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을 모두 찾을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을 준비해야할 시점이라고 LG경제연구원측은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