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 트래픽 해결 위해 5GHz 무선랜 도입
현재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무선 네트워크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3G 통신의 경우 SKT와 KT가 최근 HSPA+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다운로드 속도를 21Mbps까지 끌어올렸다. LG U+ 역시 CDMA EV-DO Rev.B 서비스를 도입해 기존보다 3배 빨라진 9.3Mbps 속도를 구축했다.
그러나 이들 빨라진 통신망 속도 역시 그보다 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무선 인터넷 사용자들을 수용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 실제로 SKT의 올해 1분기까지 스마트폰 누적 가입자는 535만명으로 지난 해 연말에 비해 3개월만에 무려 36% 증가했으며, 3G 고객의 데이터 통화량 역시 3개월 동안 57%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으로 서울 강남이나 신촌 등 인구 밀집 지역 등에서는 특정 시간대에 무선인터넷 속도가 상당히 느려진다거나 3G 통신이 자주 끊기는 등 통화 품질까지 영향을 주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통사들은 이에 대해 LTE 조기 도입과 3G 데이터망 확충, 펨토셀 구축 등의 통신망 정비에 나서는 한편, 이동통신망으로 몰리는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기 위해 5GHz 와이파이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기존 2.4GHz와 다른 5GHz 무선랜의 특징
현재까지 도입된 무선랜(Wi-Fi) 규격 가운데 가장 최신 규격인 802.11n은 기존 규격에 비해 빠른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한편, 기존 규격과 호환성을 유지하고자 2.4GHz와 5GHz의 2종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파수 특성상 파장이 긴 낮은 주파수를 사용하면 데이터 전송량은 줄어드는 대신 장애물을 만나도 자연스럽게 굴곡되어 먼 거리까지 수신이 가능하다. 반면 파장이 짧은 높은 주파수 대역은 정보 전송량이 높기 때문에 대량의 데이터 전송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대신, 장애물을 만나면 반사되어 수신 거리가 짧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그 동안 무선랜의 수신 범위가 중요했던 국내에서는 2.4GHz 대역의 무선랜이 주로 구축되어 왔다. 물론 여기에는 2.4GHz와 5GHz를 모두 지원하는 듀얼 모드 장비의 가격이 고가라는 점과 국내에서 5GHz 무선 주파수 대역에 대한 802.11n 규격 관련 제한이 늦게 풀렸기 때문이라는 점도 작용했지만, 비용과 범위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2.4GHz가 적당한 선택이 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무선랜 설치 지역이 점차 늘어나 주요 지역에서는 무선랜이 수신되지 않는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고,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으로 무선인터넷의 범위와 장소에 대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자 다시 대량 데이터 전송을 위한 5GHz 무선랜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5GHz 무선랜 서비스가 가져올 이득
5GHz 대역의 무선 주파수는 앞에서 언급한 주파수 특성상 장애물을 통과하는 등 수신 범위에서 현재 서비스 되는 2.4GHz 무선랜 서비스보다 떨어진다.
대신 개방된 일정 공간에서는 2.4GHz 무선랜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무선랜 이용자들이 특정 공간에서 모여있는 경우 유리하다. 예를 들어 카페나 음식점, 서비스 센터, 영화관 등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계속 머물러 있는 곳에서는 좁은 범위에 높은 속도를 제공하는 5GHz 무선랜이 더 유용하다.
특히 기존의 2.4GHz 주파수 대역은 무선랜 뿐만 아니라 키보드, 마우스 등 무선 연결 기기들도 함께 쓰고 있는데다 각 이통사별 무선랜 AP와 가정 및 직장에서 쓰는 무선 공유기, 인터넷 전화 등이 난립해 있어 간섭현상이 심하고 연결할 AP 숫자도 많다보니 빠른 접속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5GHz 주파수 방식의 무선랜은 아직 서비스를 제공하는 AP도, 서비스에 연결하는 단말 장치도 많지 않다보니 2.4GHz 무선랜보다 간섭이나 속도 저하 문제가 비교적 적다.
여기에 기존 3G망과 2.4GHz 무선랜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별개로 쓰이기 때문에 이들 두 곳에만 집중되던 네트워크를 분산시켜 망 부하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5GHz 무선랜을 지원하는 기기 필요
대신 5GHz 무선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노트북의 무선랜카드가 5GHz Wi-Fi 연결을 지원해야 한다.
802.11n 무선랜 규격을 지원하는 기기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2.4GHz 주파수의 802.11n 수신 기능만 탑재해 5GHz 주파수에서 서비스되는 802.11n에는 연결하지 못한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가운데 일부 제품들이 5GHz 802.11n 연결이 가능하며, 애플 아이패드 시리즈와 삼성 갤럭시 탭, 모토로라 줌과 같은 태블릿 제품들도 2.4GHz와 5GHz 무선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5GHz 주파수 대역의 무선랜은 802.11 기존 규격 802.11a가 사용하던 것이고, 2.4GHz 주파수는 802.11b/g 규격에서 쓰던 것이다. 이 때문에 2.4GHz 주파수 802.11n 수신만 가능한 기기들은 대개 802.11b/g/n 지원이라고 표시되며, 2.4GHz와 함께 5GHz 주파수까지도 지원 가능한 기기는 802.11a 규격도 수신이 가능하므로 802.11a/b/g/n이라고 a가 추가된다.
다만 2.4&5GHz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는 기기 가운데고 일부 제품은 802.11a 지원을 빼고 802.11b/g/n이라는 표시에 별도로 5GHz 지원이라고 명시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모토로라 아트릭스와 줌은 2.4GHz와 5GHz 무선랜을 모두 지원하지만, 해외 사이트에서는 802.11a/b/g/n이라고 표기하고 국내 사이트 스펙에서는 802.11b/g/n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통3사 모두 5GHz Wi-Fi 서비스 구축
SKT는 별도의 회선/전원 공사 없이 무선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AP 기술을 적용해 강남, 신촌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5GHz T 와이파이' 서비스에 들어갔다. SKT가 제공하는 5GHz T 와이파이는 번화가 70곳을 중심으로 구축되며 길거리는 물론 반경 20M~30M내 번화가 주변의 상점 안에서도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
5GHz T 와이파이 서비스는 기존 2.4GHz 무선랜 서비스의 실제 속도가 약 15Mbps 정도였던 것이 비해 최대 5배 가량 더 빠른 약 70~80Mbps 속도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3월말까지 전국에 5만곳이 넘는 무선랜 서비스를 구축한 KT도 기존 2.4GHz 대역에 추가로 5GHz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와이파이' 서비스를 설치하고 있다. 프리미엄 와이파이는 기존 2.4GHz AP 대비 속도는 8배가 빨라졌고 접속 수용 용량은 3배 더 늘어난다.
연초부터 설치를 시작한 프리미엄 와이파이는 대학, 도심, 지하철역 등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한 지역을 우선으로 3월말까지 90여곳에 총 1,000대 이상이 설치되었으며, 올해 안에 2만대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LG U+에서도 2.4GHz와 5GHz 대역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밴드(Dual Band) AP로 무선랜 서비스 구축에 나선다. 다른 이통사들과 마찬가지로 듀얼밴드 AP는 서울 강남, 명동, 홍대 등 인구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되었으며, 무선랜 커 버리지를 대폭 확대하고 한 지역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마을 개념의 '와이파이 빌리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듀얼밴드 AP는 채널 용량을 기존 2.4GHz 대비 4배 이상 확대해 다른 기기와의 주파수 간섭도 최소화했다. 또 하나의 AP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입자도 기존 AP 대비 3배 이상 늘어나 100여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다.
통신망과 무선랜 사이의 끊김없는 연결이 과제
한편, 일단 5GHz 무선랜을 도입해 기존 2.4GHz 무선랜 서비스의 문제점이었던 주파수 간섭 현상과 낮은 속도와 접속자 숫자를 해결한 이동통신사들은 한발 더 나아가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통신망과 무선랜 사이의 전환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기술을 도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G 통신과 무선랜 사이로 전환될 때 연결 시간이 소요되거나, 연결이 허용되지 않는 무선랜 등을 검색하거나 계속 연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선인터넷이 멈추거나 끊기는 일이 발생해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3G 이용자들이 무선랜 기능을 아예 꺼 버려서 3G망 쪽으로 트래픽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미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도입으로 데이터양과 관계없이 고정 비용을 얻고 있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데이터 무제한 정책을 폐지하고 통신요금을 낮추는 것보다 현재의 요금제를 유지하면서 이동통신망 쪽에 집중된 무선인터넷 연결을 최대한 다른 네트워크로 내보낼 필요가 있다.
SKT는 3G와 무선랜 가운데 최적의 네트워크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가입자망 선택 제어(ANDSF) 기술을 개발해 3G망에서 시험 중이며 향후 3G 뿐만 아니라 LTE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KT는 '올레 와이파이 릴레이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무선랜망에 핸드오버 기술을 적용해 지난 2개월 동안 현장 시험 및 검증을 거쳐 4월 말부터 확대 적용했다. 올레 와이파이 릴레이 서비스는 모든 KT 올레 와이파이존의 AP를 NAT 모드로 처리하고 가상 라우터 기술을 도입해 인접한 무선랜 AP 또는 퍼블릭에그 간에 접속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도록 했으며, 접속 불가능한 와이파이 네트워크 신호를 잡는 간섭현상도 낮췄다.
이동간 3G와 무선랜의 끊김없는 연결은 장애물 통과가 쉽고 수신 범위가 넓은 2.4GHz 무선랜이 주축이 되겠지만, 추후 5GHz 무선랜 서비스 지역과 지원 단말기가 늘어나면, 3G-LTE와 같은 통신망과 2.4&5GHz 무선랜을 넘나드는 끊기지 않는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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