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부터 군대는 내 가족과 사회를 외부로부터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다.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회의
약자를 외부의 강자로부터 보호하는 데 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군대'의 존재 이유이다.
그러나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존재 이유인 조직이, 정작 조직 내에서도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고, 강자가 자신이 가진 힘을 기득권을 유지하고 약자를 억누르는데 사용하면, 더 이상 그 조직은 존재 명분을 상실하게 되며 그 순간 그 행동은 조직의 존재가치를 역설적으로 부정하는
행동이 된다.
조직내의 강한 권력은 약자를 억누름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강자가 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노력하게 만들때 더욱 강해진다는 단순한 진리를, 기득권을 주장하며 '전통'이라는 허울 삼아 부당한 권력이 정당하다 주장하는자 들은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는 그 조직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음을 아직도 모르고 있음이 틀림없다.
어디 군대 뿐인가
어디 이러한 논리를 모르는 조직이 군대 뿐인가. 지난 30일 mbc 스페셜에서 방송한
'안철수와 박경철2' 를 보면 이러한 존재가치의 부정이 군대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전체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이라 주장하는 두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더이상 약자를 윽박지르고 누르는 '구시대형 리더십'으로는 더이상 지금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논파한다.
안철수와 박경철은 현재 지방대를 돌며 리더십과 관련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특강을
들어보면 어쩔때는 재벌의 독과점을 비판하기도 하고, 청년실업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하며, 독서를 강조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주요 초점은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에서 어떻게하면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는가' 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로 정리된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시대는 더이상 강자가 자신의
힘을 계속 약자를 짓밟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는데 사용한다면 그 힘을 스스로 잃어버릴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로 지금 시대는 정보가 통제되어 있지
않으며 누구나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중이 스스로 따라갈 지 말지를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가 정보를 통제하던
시대에는 강자가 자신이 가진 정보를 이용해 약자를 통제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통제가 더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IT 기술의 발전, 탈권위를 부르다
이러한 통제가 더이상 불가능한 '탈권위'시대를 도래하게 만든 결정적 역할은 바로
IT기술의 발달이라 할 수 있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네트워크는 정보 유통의 흐름을 수직적 흐름이 아닌 수평적 흐름으로 돌려 놓았으며 이러한
정보의 수평적 흐름은 정보의 통제로 효과를 발휘하는 권위주의의 해체로 달려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미디어의 등장으로 끝날줄알았던
언론권력은 이제 스마트폰과 SNS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로 인해 이미 상당부분 약화되었으며, 특정분야 전문가, 대학교수라는 타이틀 역시
파워블로거들로 인해 그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아무리 언론을 장악하고 경찰이 시위대에 맞는 모습만 틀어줘 봤자, 인터넷과 SNS에는 경찰의
시위대 과잉 진압 영상만 도배되어 있다. 모두 탈권위주의 시대적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앞서 언급한 군대 조직이 여전히 강자가 약자를 억누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정보가
폐쇠되어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정보의 폐쇠는 권위주의를 낳고 이러한 권위주의는 불합리하고 부당한 사회를 만들기 쉽다.
탈권위주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 공감
우리가 지금껏 살아온 시대는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시대였다. 자리와 지위를 이용해
억누르는 것이 당연하고, 대화의 논리보다는 물리적 힘의 논리가 우선시되는 시대였다. 물론 그러한 잔재는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고 새로운 가치관과
충돌하여 사고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제 한달이 되어가는 해병대 사고 역시 그러한 권위주의 가치관과 탈권위주의 가치관의 충돌로 보아도 충분하다.
(아직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우리는 이를 잊고 있진 않는가? 뒤늦게나마 고인의 명복을 빈다)
더이상 권위주의에 기대어 정보를 통제하려는 노력은 더욱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우리가 주로 다루는 제품만 보아도 출시되지 얼마 되지 않더라도 제품에 대한 본질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아무리 통제하려 해도 더이상 통제되지
않는 것이 정보의 흐름이다. 이는 구 기득권의 해체를 의미한다.
필자는 이러한 탈권위주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공감'이라 꼽고 싶다. 권위주의에
기대지 않고 쉽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공감대 형성'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존중과 경청이라는
합리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누가 더욱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필자를 포함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