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능 향상을 위해 복잡해진 GPU 스펙


애플은 맥북 라인업에 그 동안 인텔 내장 그래픽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인텔 내장 그래픽이 애플이 원하는 성능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텔이 GPU 기능을 CPU 안에 통합시킨 코어 i3/5/7 모바일 프로세서를 출시하면서 GPU 스펙을 상당히 끌어올렸지만, 이전 맥북 시리즈에 탑재된 지포스 9400M G을 크게 앞서는 수준은 아니다.

보드나라에서 예전에 데스크탑용 코어 i3/i5 프로세서 클락데일에 들어간 인텔 HD 그래픽의 성능을 기존의 인텔 G45 내장 그래픽 및 모바일용 지포스 9400M G와 동급인 지포스 9300M과 비교했던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인텔 내장 그래픽은 G45에 비교해 큰 성능 향상이 있었지만 엔비디아 지포스 내장 그래픽과는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즉, 애플이 맥북 시리즈에 새로운 인텔 HD 그래픽만을 사용한다면, CPU 성능은 올라갈지 모르지만 그래픽 성능은 기존 맥북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신형 맥북 프로에도 여전히 엔비디아 GPU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인텔 HD 그래픽 기능이 들어간 코어 i5/i7 계열 맥북 프로에는 외장 그래픽 칩셋 형태로 엔비디아 지포스 GT 330M을 사용했다.
9400M을 대체하기 위해 신설된 지포스 320M

13형 맥북 프로는 코어 i5 시리즈 대신 이전처럼 코어 2 듀오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 칩셋을 조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대신 코어 2 듀오 기반 맥북 프로에는 지포스 9400M G보다 그래픽 성능을 올린 새로운 엔비디아 내장 그래픽 칩셋이 들어간다.

13형 맥북 프로에 들어가는 지포스 320M 내장 그래픽 칩셋은 엔비디아 공식 라인업에는 포함되지 않은 제품으로 엔비디아가 코어 i3/5/7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포스 9400M G급의 외장 그래픽 칩셋을 지포스 310M으로 발표한 것과 달리 거꾸로 지포스 GT 330M급의 48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코어 2 플랫폼용 내장 그래픽급으로 낮춘 버전이다. 내장 그래픽이기 때문에 별도의 그래픽 메모리가 장착되지 않고 맥북 프로의 시스템 메모리 256MB를 끌어다 쓰게 된다.
즉, 스트림 프로세서와 동작 클럭에서 기존 지포스 9400M G에 비해 큰 성능 향상이 없는 지포스 310M을 사용하지 않고 외장 그래픽인 지포스 GT 330M급 스펙을 가진 내장 그래픽을 13형 맥북 프로 전용으로 새로 만들어 제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내장 그래픽이라도 13형 맥북 프로에 들어간 지포스 320M은 기존 맥북 프로에 탑재된 지포스 9400M G보다 큰 성능 향상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애플은 13형 맥북 프로의 내장 그래픽이 이전 세대 맥북 프로에 들어간 지포스 9400M G에 비해 최대 1.8배 빨라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애플표 3세대 스위처블 그래픽이 들어간 15/17형 맥북 프로

한편, 인텔 HD 그래픽 기능이 CPU에 내장된 코어 i5/i5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15/17형 맥북 프로는 엔비디아 지포스 320M 칩셋을 쓰지 못하는 대신 인텔 내장 그래픽에 엔비디아 외장 그래픽을 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 채택되었다.
이는 코어 i3/5/7 프로세서용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 칩셋을 만들지 못한 엔비디아가 노트북 시장에서 인텔 코어 i3/5/7 노트북과 자사의 외장 그래픽을 연계할 수 있도록 발표한 3세대 스위처블 그래픽 기술인 엔비디아 옵티머스(Optimus)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옵티머스 기술은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 드라이버가 인텔과 엔비디아 그래픽 전환을 컨트롤하고, 외장 그래픽 출력을 인텔 내장 그래픽으로 넘겨 전력 소모가 높은 그래픽 전환과 출력 관련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다.
다만 옵티머스 기술은 실행되는 프로그램에 따른 내/외장 그래픽 전환이 GPU 부하가 아니라 드라이버 프로필에 따라 실행된다는 특징이 있는데, 엔비디아에서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공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애플이 맥북 프로의 스위처블 그래픽 기술을 엔비디아 옵티머스가 아니라 애플의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엔비디아 역시 맥북 프로에 들어간 그래픽 전환이 옵티머스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는 엔비디아 드라이버를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컨트롤하는 옵티머스 구조가 아니라 애플 OS X 차원에서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윈도우에서 엔비디아 드라이버 업데이트로 애플리케이션 프로필을 관리해줘야 하는 옵티머스 기술 대신 OS X 시스템에서 GPU 부하에 따라 처리하거나 OS X용 애플리케이션 프로필을 자체적으로 관리하도록 바꿔놓았다면, 내장-외장 그래픽 전환 방식은 동일하더라도 실제로 사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맥북 프로의 방법이 더 효율적이다. (필자도 엔비디아 옵티머스 발표회 당시 이런 방식에 대해 엔비디아에 제안한 적이 있기 때문에 OS 차원에서 개입하는 애플의 방식이 더 좋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