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성능과 전력 효율 모두 잡은 듀얼 GPU
플래그십 듀얼 GPU는 발열이나 전력 소모 등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의 해결이 이루어진 이후에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하이엔드 싱글 GPU 등장 이후 몇 개월 또는 반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엔비디아 (NVIDIA) 역시 듀얼 GPU 발표는 하이엔드 싱글 GPU 등장 이후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난 후 이루어졌는데 이번에는 그 공식을 깨고 28nm 기반 하이엔드 지포스 GTX 680을 공개한지 불과 두달여만에 지포스 GTX 690을 발표해 최상위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처럼 엔비디아가 듀얼 GPU 기반 그래픽카드를 빠르게 시장에 투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케플러 (Kepler) 아키텍처의 전략 변화와 향상된 전력 효율에 있다.
페르미 (Fermi) 아키텍처는 그래픽과 GPGPU 연산을 모두 고려해 성능은 보장되었지만, 전력 효율은 불리했다. 이로 인해 페르미 아키텍처는 항상 전력 효율 문제가 지적되곤 했다. 그러나 케플러 아키텍처는 페르미와 달리 게이밍 성능에 보다 집중하는 한편 작은 다이 사이즈, 그리고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해 경쟁사에 준하거나 우수한 전력 효율을 제공해 이를 해결했다.
엔비디아의 이같은 전략 변화는 플래그십 듀얼 GPU의 빠른 등장 외에도 경쟁사가 이미 구축한 라인업에 대응해 하이엔드 이상의 라인업을 먼저 구축함으로써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용자들에게 어필했다는 점이 케플러 아키텍처의 또 다른 변화다.

[게임 성능과 전력 효율 고려한 GK104 듀얼 GPU 기반 GTX 690]
지포스 GTX 690은 케플러 아키텍처 중에서도 하이엔드 시장에 먼저 등장한 지포스 GTX 680과 같은 GK104 GPU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지포스 GTX 680이 제공하는 GPU 부스트 (GPU Boost)뿐만 아니라 게임 프레임과 효율 개선을 위한 Adaptive VSync, 그래픽 후처리 기법인 FXAA와 하드웨어 MSAA를 조합한 TXAA, 3대의 디스플레이 및 3D 비전 서라운드 (3D Vision Surround), Directx 11.1과 차세대 인터페이스인 PCI-Express 3.0 등의 특징을 모두 지원한다.
이 외에도 멀티 GPU 기술인 Quad-SLi를 비롯해 듀얼 GPU 구성에 따라 발생되는 프레임 불안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터링 메카니즘을 도입해 프레임 차이로 인한 스터터링 및 셔터링을 완화해 안정적인 속도를 일정하게 내줄 수 있도록 개선했다.
플래그십 GPU인 만큼 성능 역시 중요하게 작용되는데 지포스 GTX 690은 내부 효율 개선과 재배치, 와트당 성능비 개선에 주안점을 둔 케플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지포스 GTX 690은 발열이나 전력 소모 등의 기술적인 문제로 하이엔드 싱글 GPU의 온전한 클럭이나 스펙을 제공하지 못했던 기존의 듀얼 GPU와 달리 동작 클럭에만 약간의 차이를 두었다.
결과적으로 두 개의 지포스 GTX 680 2GB를 SLi로 구성한 상황과 거의 근접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전력 소비는 이전 세대 듀얼 GPU와 유사하거나 조금 더 낮아져 듀얼 GPU 구성에서도 케플러 아키텍처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경쟁사의 듀얼 GPU가 등장해야 정확한 판단이 이루어지겠지만, 몇 달 동안은 지포스 GTX 690이 단일 카드로는 가장 높은 성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과 전력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지포스 GTX 690]
지포스 GTX 690은 그만큼 성능과 전력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균형이 잘 잡힌 제품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지포스 GTX 690은 국내에서 갤럭시 (Galaxy)와 기가바이트 (GIGABYTE)를 통해 소수의 제품만 우선 공급될 것으로 알려져 지포스 GTX 680과 마찬가지로 TSMC의 28nm 공정 수율 문제는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TSMC가 엔비디아에 28nm 공정 우선권을 배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만큼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은 수급 문제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8nm 공정 적용 문제는 제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지포스 GTX 690은 기존 듀얼 GPU보다 높은 999달러 ($999)의 가격을 책정했다. 시스템 한 대에 준하는 높은 가격이지만 이전 세대 듀얼 GPU 대비 향상된 성능과 전력 효율, 그리고 한층 고급스러워진 지포스 GTX 690은 고성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어필하는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다만 28nm 신공정 도입에 따른 수율 문제는 지포스 GTX 680과 오늘 살펴본 지포스 GTX 690, 그리고 경쟁사의 라데온 HD 7000 시리즈 모두에 해당해 빠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이며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높아진 가격 등은 양사 모두 해결해야 할 숙제다.
어쨌든 지포스 GTX 690은 경쟁사보다 빠른 등장과 성능, 전력 효율 개선, 그리고 케플러 아키텍처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만큼 충분한 공급이 이어진다면 지포스 GTX 680에 이어 하이엔드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