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정상제품으로 위장한 가짜그래픽카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정상 제품으로 위장한 가짜 그래픽카드의 속내
앞서 CUDA 코어 개수가 엔비디아가 발표한 공식 기준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성능 마저 정상적인 제품보다 현격히 떨어지는 점은 글쓴이가 장착한 지포스 GT 630 그래픽카드가 절대 지포스 GT 630 그래픽카드가 아닌 '가짜' 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그래픽카드의 동작 클럭 외 CUDA 코어의 개수 등 기본적인 기능 요소 조차 제대로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 630'이라 말할 자격도 없다. 이른바 '가짜 그래픽카드'인 것인데 글쓴이는 이를 사실상의 '리마킹 GPU'를 사용한 그래픽카드로 부르겠다. 왜 가짜 그래픽카드를 '리마킹 GPU'를 사용한 그래픽카드라 부르는 것인지는 아래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지포스 GT 630이라 믿고 그래픽카드를 샀는데 당연히 정상적으로 실행되어야 하는 프로그램이 실행조차 되지 않고 성능 조차 떨어지니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기막히는 일이다. 이 사단이 벌어진 원인은 무엇으로 볼 수 있을까? 바로 지금의 가짜 그래픽카드를 있게 한 GPU 칩이 원인이다.
▲ 좌측은 지포스 GT 630, 우측은 지포스 GT 220, 가운데 사진은 AFOX 지포스 GT 630 1GB의 GPU 칩이다. GPU 칩 주변의 배열이 지포스 GT 220의 GPU 칩과 매우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표 내용과 같이, 글쓴이가 구매한 지포스 GT 630 그래픽카드의 제원은 본래의 지포스 GT 630보다 우측의 지포스 GT 220 그래픽카드에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근원적으로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는 GPU가 아니었으며 CUDA 코어갯수도 일치하지도 않았다. 기준으로 제시된 GT 630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은 동작 속도 또한 GT 630보다는 GT 220에 무게가 실린다.
이로서 해당 제품은 넓은 의미에서의 '리마킹 GPU' 범주에 속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아니, 사실상 '리마킹 GPU'를 사용한 가짜 'GT 630 그래픽카드'라 봐도 무방하다.
본래 '리마킹 GPU'의 뜻은 엔비디아가 공식 발표한 그래픽카드 기준에 의거해 사용할 GPU 칩을 임의로 상위 그래픽카드에 사용되는 GPU 칩으로 이름을 바꾼 행위를 의미한다. 과거엔 지포스 8600GT가 9600GT로 위장하는 등 그저 이웃 나라에서 벌어지는 남의 일, 국내서도 일부 업체에만 국한된 문제일 것이라 다뤄졌었다.
그런데 과거와 지금이 다른 게 무엇인가? 글쓴이가 가짜 그래픽카드에 사용된 본래의 GPU 칩을 확인할 수 없기 떄문에 '리마킹 GPU'를 사용한 것이라 단언할 수 없으나 이러한 정황과 증거들을 놓고 봤을 때 사실상 '리마킹 GPU'를 사용한 그래픽카드와
다르지 않다 볼 수 있는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린 '가짜 GT 630', 이 제품만 그렇지 않을 듯
이번 GT 630의 경우는 수 년 전 단종된 지포스 GT 220 그래픽카드에 웃돈을 주고 산 것이나 다름 없다.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선 이런 그래픽카드를 다른 GT 630보다 몇 천원 더 싸게 사왔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것은 오산이다. 이는 '눈 뜨고도 코 베어간다'는 옛 속담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조금 더 일찍 다뤘어야 했지만 당시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글쓴이는 이 점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는 바다. 이른 시기에 파악을 하고 해당 문제를 다뤘다면 이렇게까지 번지지 않았을 텐데 위의 '가짜' 지포스 GT 630처럼 보급형 그래픽카드 시장을 뒤흔들고 있을 줄은 몰랐다.
글쓴이는 이런 사태를 좌시할 수 없어 현재 이같이 의심되는 제품들에 한해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며, 곧 보강 기사로 충격과 공포로 얼룩진 'GPU 리마킹'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칠 예정이다
글 / 곽준혁 기자 /
jh1718@kbench.com
감수 / 장홍식 기자 /
potatotree@bodnara.co.kr
이 기사는 보드나라와 케이벤치 공동으로 기획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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