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내 한 복판에 나가 스마트폰을 켜보면 십 수개의 WiFi 망이 잡히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만큼 곳곳에 공유기(라우터)를 쓰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이고,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누구나 쉽게 접속 시도를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사방으로 흩뿌려지는 Wi-Fi 신호 특성상, '접속 시도'를 막는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리적 연결이 필요한 유선 네트워크와 달리 누구나 접속 시도가 가능한 무선 네트워크의 특성 때문에 무선 네트워크의 보안 이슈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사방 팔방 흩뿌리는 무선 신호의 특성상 불특성 다수의 접속 시도를 방지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허가 받은 사람만 접속할 수 있도록 연결 가능한 기계를 공유기에 등록하는 방법이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법이 쓰이며,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대결에 일반인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새로운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대기업도 빵빵 털리는데 내가 대비한다고 되겠어?' 하는 안전 불감증도 문제
하지만 수시로 언론/ 금융/ 정부 기관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중대형 사이트의 해킹 사건은 사용자들에게 '보안 솔루션을 사용한 대형 회사도 털리는데 내가 비밀번호 걸어봐야 무용지물' 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고, '털어갈 것도 없는 내 집에 설마...' 하는 '안전 불감증'은 오늘도 보안 설정되지 않은 Wi-Fi를 만들고 있다.
안전한 무선 환경을 위한 비밀번호 설정, 사용자가 안 한다면 제조사가

만일 지나가는 행인 A가 에이든 피어스라면? (너는 이미 털려있다)
물론, 일반 가정집 Wi-Fi에는 비밀번호가 없어도 행인 A가 지나가다 잠깐 인터넷 용도로 쓰는 경우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 지나가는 행인 A가 만일 해커라면? 그 순간 당신의 PC는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좀비 PC가 될 수 있다.
좀비 PC가 아니더라도 해커의 비트 코인 채굴을 위한 채굴기가 될 수도 있고, 다른 곳을 해킹하는데 경유지로 사용되어 어느 날 갑자기 사이버수사팀이 당신의 집에 소환장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위 예가 좀 과장되었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 최악을 가정하고 대비해야 하는 법. 하지만 앞서 든 예와 같이 여기 저기 터지는 해킹 사건으로 무감각해진 보안 의식과 안전 불감증, 공유기 설정을 만지는데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은 오늘도 비밀번호 없는 Wi-Fi를 만들게 된다.

Wi-Fi 암호를 안걸어 놓은 공유기에 연결된 당신의 PC는 공공재나 마찬가지?
그렇다면, 안전 불감증과 귀차니즘에 물든 사용자를 대신해 공유기 제조사가 직접 초기 Wi-Fi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건 어떨까?
이 경우, Wi-Fi 비밀번호 설정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못하는 초보 사용자라도 안전한 Wi-Fi 환경을 구축할 수 있으며, Wi-Fi에 기본적으로 비밀번호가 걸려있으니 제 3자의 접속이 차단되어 사용자가 온전하게 공유기의 제 성능을 사용할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공유기에 많은 기기가 연결되어 있으면 그만큼 네트워크 대역폭이 나눠지므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Wi-Fi에 들어오면 그만큼 자신의 인터넷 속도와 안정성이 떨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Wi-Fi 비밀번호 설정은 필요하다.
공유기의 Wi-Fi 비밀번호를 기본 지원하는 제조사는?
그렇다면 이렇게 공유기의 Wi-Fi 기능에 비밀번호를 기본 지정해주는 제조사는 어느 곳이 있을까? 아쉽게도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다.

비밀번호 없이 Wi-Fi를 쓴다는 건, 담도 없이 문을 활짝 열어놨다는 것
국내 대표적인 공유기 업체인 E사나 B사, N사, S사, D사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곳들도 비밀번호 없이 회사 이름이나 제품 이름을 기본 SSID로 이용하고 있어, 전원과 인터넷 선을 연결만 하면 Wi-Fi를 이용하기 위한 기본 준비가 끝나지만 보안 면에서는 썩 좋다고 하기 어렵다.
물론 이들 제품도 관리자 메뉴를 통해 다양한 최신 보안 기술을 활성화하고 Wi-Fi 비밀번호도 설정할 수 있지만, 공유기에 대한 생 초보자라면 생전 처음 보는 전문 용어와 약자로 점철된 설정 화면에 질려 그냥 쓸 가능성이 다분하다.
여기에 기사 초반에 언급했던 안전 불감증과 귀차니즘이 결합되면? 최악의 경우가 오지 않길 운에 맞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티피링크 공유기는 제품 하단에 Wi-Fi 접속에 필요한 기본 비밀번호가 표시된다
반면, 버팔로와 티피링크, 넷기어 등에서는 Wi-Fi에 기본적으로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어, 공유기 사용자 외에는 일단 기본적으로 Wi-Fi에 접속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이렇게 되면 생 초보 사용자일지라도 복잡한 설정 화면을 보지 않고도 보안 설정된 Wi-Fi 환경을 구축할 수 있으므로, 보다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꾸릴 수 있다.

제조사가 공유기에 Wi-Fi 비밀번호를 기본 설정하면, 간편히 Wi-Fi를 안전하게 쓸 수 있다.
물론, Wi-Fi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다고 해도 해커가 작정하고 깨고자 한다면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개인적 원한이나 돈 되는 기밀 정보를 다루지도 않는 일반인의 Wi-Fi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죽기 살기로 해킹하려는 해커가 얼마나 될까?
안전하고 편리한 Wi-Fi 환경, 사용자 뿐 아니라 공유기 업체도 노력을...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도입이 앞으로 IT 계의 화두가 되면서, 미래에는 공유기 없는 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이다. 지금 쓰이는 PC나 노트북,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아니더라도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지, 로봇 청소기,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 등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오류를 고치며,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능과 성능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을 얼마나 편하게 쓸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사물 인터넷이 환경이 다가오면 PC와 모바일 기기만 연결되는 지금보다 추가되는 기기의 종류가 늘어나는 만큼, 그 중심에 있는 공유기에서 사용자가 손봐야 할 기능과 설정 또한 종류가 더욱 늘어나며, 공유기의 보안 또한 더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생소하고 전문적인 용어로 가득한 공유기 설정에 Wi-Fi 비밀 번호 설정도 안하고 쓰는 환경이 간간히 보이는데, 사물인터넷 환경이 정착하면 그만큼 손볼 설정이 많고 어려워질 공유기의 설정을 직접 바꿔보려는 사용자가 과연 지금보다 늘기는 할까?
이번 기사에서는 사회적 이슈인 보안과 관련된 공유기의 Wi-Fi 비밀번호 기본 설정에 여부로 이야기를 풀어보았지만, 공유기의 다른 기능은 물론 여타 IT 기기 제조업체들 역시 단순히 기능과 성능만을 내세우기 보다 중요하지만 놓치기 쉬운 부분을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소비자와 보다 가까워지는 길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