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IDC나 가트너 같은 시장조사 기관의 발표를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PC 출하량의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PC 시장의 위기론이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전 세계 PC 시장의 축소는 시장 재편을 불러오고 있다
여기에는 PC 기본 성능의 향상에 따른 업그레이드와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모멘텀 부족도 한가지 요인으로 꼽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 및 태블릿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약진,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와 같은 신규 기술과 연관되어 PC의 필요성 자체가 감소되고, 기업들 역시 새로운 기술과 컨셉 기반의 신규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것도 PC 시장 침체의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이다.
IT 시장의 중심이 예전처럼 PC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게 되면서 대기업들은 점차 PC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현재 대부분 PC의 표준이 되는 'IBM 호환 PC'라는 기준을 만들어낸 IBM이 PC 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한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 대기업도 PC 사업을 구조조정 하는 와중에 그 틈새는 누가 차지하게 되나?
소니 또한 급격한 매출 감소에 바이오 브랜드로 이끌어 온 PC 사업 포기를 선언했으며,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는 여지를 남겨두기는 했지만 유럽 노트북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고 국내 PC 사업도 축소하는 모습을 보인데다, LG전자 역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PC 시장 철수 여부를 고민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철수냐 변화냐, PC 해법 못찾는 LG전자)
흔히 말하는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 세계적 대기업 조차 PC 사업 철수를 고민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어려운 것은 다른 IT 기기의 부상도 있겠지만, 약간의 지식만 있다면 개인이라도 직접 조립해 완성 PC를 만들어 쓸 수 있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낮은 PC 시장의 특성과 가격 경쟁으로 낮아진 마진 등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어지간한 대기업이 아니고는 규모의 경제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지경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이제 2015년부터는 조달 시장에서 대기업 PC를 찾아볼 수 없게 된다(출처 : 미디어잇)
특히,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에 데스크탑 PC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전체 3300억원에서 3500억원에 달하는 조달 PC 시장이 오롯이 중소 기업에게만 문을 열면서, 데스크탑 PC 시장에서 대기업의 위상은 더욱 축소될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IT 시장의 중심이 PC에서 다양한 신규 산업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여전히 PC는 그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칼럼] 모바일 태풍에 데스크탑은 고사할 것인가?), 개인은 몰라도 기업은 여전히 업무용 PC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PC 사업을 축소, 또는 축소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시선은 자연히 그 자리를 대신할 중소기업 조립 PC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구매부터 폐기까지 제품 활용에 필요한 TCO(Total Cost of Ownership)를 고려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 과연 이들 조립 PC가 대기업 PC 보다 메리트가 있을까?
대기업 빠져가는 PC 사업, 조립 PC 업체의 새로운 공략 시장
대기업과 똑같은 부품을 사용한 똑같은 중소기업 PC가 특별히 문제 있을 이유가 없다
일단, 조립 PC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또는 선입견 중 하나가 대기업 PC보다 성능이나 품질, 안정성이 낮다는 점인데, 인기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마찬가지로 PC 또한 기본적으로는 서로 다른 회사의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제품이므로, 부품 자체와 조립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면 동일한 부품을 이용한 PC는 대기업 PC나 조립 PC 모두 브랜드를 떼어놓고 보면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다.
지난해 발생한 가짜 그래픽 카드 사건 처럼 문제 있는 부품을 사용한 경우가 아니라면, 조립 PC라고 특별히 대기업 PC 보다 성능이 낮거나 불량률이 높거나 불안정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기업 PC보다 확실한 가격 경쟁력 갖춘 기업용 조립 PC
조립 PC의 품질에 대한 선입견을 버린다면 이제 기업 입장에서는 총소유비용(TCO)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여기에는 구매 비용과 함께 모든 전자제품의 숙명인 예기치 못한 문제로 인한 PC 동작 중지와 이에 따른 업무 중단, 차후 폐기 문제등이 모두 포함된다.
여기서 가장 먼저 신경쓰는 것이 바로 초기 구입 비용이 되겠는데, 이 경우 대기업 PC와 비교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조립 PC의 가격이 합리적이다.
사무용 조립 PC는 무료 운영체제인 윈도우 8.1 with Bing을 써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도 한다
자체 조립 PC만을 취급하는 쇼핑몰 업체의 경우 운영체제가 포함된 사무용 PC를 3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저가형 PC에 무료 라이센싱되는 MS의 윈도우 8.1 with Bing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대기업 사무용 PC가 보통 40만원 이상에 운영체제가 포함되면 50만원을 넘는 것을 고려하면 최대 20만원 가량 합리적인 가격에 사무용 PC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윈도우 8.1 with Bing으로 조립 PC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기업용 PC의 경우 한 번에 다량의 동일 사양 PC를 구매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10대만 교체한다고 해도 200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으며, 이 비용으로 만일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대비해 여분의 PC를 구매해 두거나 신규 창업 기업의 경우 키보드 마우스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이 기존에 사용하던 PC를 교체 목적으로 구매할 경우 키보드 마우스는 기존 것을 그대로 쓸 수 있으므로, 절약된 비용을 앞서 언급했던 비상 PC를 더 많이 확보하거나 추가 서비스 연장을 위해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같거나 비슷한 스펙이라면 대기업보다 조립 PC가 초기 구매 비용이 저렴하다
참고로, 위 이미지는 한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유사 스펙(펜티엄 G3240@3.1GHz/ HDD 500GB/ H81 칩셋 보드/ 5.1채널 사운드/ 기가비트 이더넷/ DVD 멀티/ 윈도우 7)의 중소기업 PC와 해당 쇼핑몰의 자체 조립 브랜드 PC다.
대기업 PC는 멀티 카드 리더기와 WiFi가 있는 대신 메모리는 2GB, 파워출력은 270W이며, 조립 PC는 멀티 카드 리더기와 WiFi가 없는 대신 메모리는 4GB, 파워출력은 450W으로, 기업 입장에서 보안을 위해 WiFi 사용을 꺼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 사용에 중요한 메모리 용량은 조립 PC가 더 많은데다 가격도 10만원 가까이 유리하다.
가격만 싸면 Ok? No! 기업을 위한 설치와 사후 서비스는?
TCO를 따져야 되는 기업 입장에서 단순히 구매 비용만 싸다고 덜컥 조립 PC를 구매할 수는 없는데, PC 설치와 교체 작업, 문제 발생 시 필연적인 업무 중단 기간을 최소화 하는 것이 TCO를 최적화 하는데 필수다.
개인도 그렇지만, 특히 기업은 PC를 빨리 받아 빨리 업무를 이어가는게 중요하다
기존 PC의 고장에 위한 교체이거나, 창업을 위해 필요한 경우 모두 업무용 PC를 구매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주문한 PC를 하루라도 빨리 받아야 업무 중단으로 인한 TCO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데, 이런 기업들을 위해 조립 PC 업체에서는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물론, 당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일반 택배 배송보다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긴 하지만, PC가 문제로 업무가 늦어지거나 아예 중단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보다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
직원의 업무 중단 시간을 최소화 하도록 조립 PC도 출장 방문 설치와 A/S가 제공된다
TCO를 줄이고자 하는 기업 고객을 위해 조립 PC 업체들에서는 자체적인 출장방문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용이 지출되지만 PC 설치를 위해 업무가 중단되는 시간 동안 직원을 다른 업무에 투입할 수 있어 TCO 면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조립 PC는 출장 A/S를 옵션으로 구매할 수 있도 있다
기업들이 기존에 조립 PC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PC를 선호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전국망을 통한 빠른 A/S 대응이 꼽히고 있는데, 대기업들이 PC 시장에서 철수 또는 규모를 줄이면서 기존 시장을 노리는 조립 PC 업체들도 이런 기업과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출장 A/S 서비스 또한 제공하고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이유로 조립 PC 업체 직원이 직접 출장 오는 것은 아니고 협력 업체를 통해 출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출장 서비스 지원을 이용하게 되면 직접 구매처로 반송하고 서비스 받은 후 다시 되돌려 받는 기간 동안 업무가 중단될 위험에 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된다.
애플 캐어 개념으로 1년 이상의 출장 A/S 기간 연장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출장 서비스는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1년 지원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애플 캐어와 같은 개념으로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추가적인 출장 서비스 기간을 제공하는 곳도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하는 업무용 PC의 고장이 우려된다면 출장 서비스 연장 지원 여부를 살펴보자.
조립 PC에 정품 인텔 CPU가 사용되었다면 무료 원격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인텔 CPU가 사용된 조립 PC의 경우 무료로 통합 PC 지원 서비스인 '셀프 PC 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는 콜센터 연락을 통한 원격 지원도 포함되어 있어 하드웨어 고장에 의한 문제가 아니라면 출장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고도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립 PC 업체들의 기업 PC 시장 선제적 대응 필요한 시점
PC 시장이 침체라지만 고정적인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C 시장이 침체되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발을 빼는 사양 사업이라는 인식되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사업 분야의 부상으로 인한 자연스런 현상일 뿐이며, 여전히 PC만의 확실한 역할이 있는 만큼 새로운 기기들과 공존하며 고정적인 시장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흥 IT 분야로 대기업이 눈길을 돌립에 따라 PC 시장은 자연스럽게 중소 기업과 조립 PC 업체들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양상을 보이는데, 특히 국내의 경우 PC 산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것이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다가, 조립 PC 역시 그동안 문제로 지적받아 왔던 사후 서비스가 규정상 대기업 못지 않은 수준까지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기업 브랜드 PC의 위상 축소로, 기업용 PC 시장은 조립 PC의 중요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대기업 브랜드 PC와 비교해 부족하다고 지적받던 조립 PC의 사후 서비스도 점차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으며(브랜드 PC와 조립PC의 서비스는 정말 차이가 심할까?), 조립 PC 업체의 경우 중소 기업보다 빠른 환경 대응 능력을 앞세워 기업 시장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해 본격적으로 기업 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초기 창업 비용이 부담되는 개인 사업자나, 다수의 PC를 동시에 교체하는 것이 부담되는 기업을 위해 리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텐데, 판매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매출은 크지 않아도 리스 기간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는 일시불로 판매했을 때 보다 높은 총 매출과 정기적으로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구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 투자를 아낄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참고로, 지난 2004년 말 한국 HP에서 개인 법인 및 소호(SOHO)와 중소기업을 위해 실시한 'HP 윈윈 리스프로그램'의 경우 14개월만에 300여 고객을 확보하고 연 18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복합기까지 확대 한 바 있다.(한국HP, 리스프로그램 확대)
기업용 PC관을 따로 만들어 전문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어떨까?
다른 PC 용도의 PC와 함께 분류가 노출되는 지금의 구분 대신 기업을 위한 전용 PC관을 만들어 회사 규모와 용도에 따른 맞춤형 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기업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한 방안이 될 것이다.
기업이라고 해도 단순히 문서 작업과 웹 서핑 같이 20~30만원 대 PC로 충분한 곳이 있는가 하면, 게임 개발사나 디자인, 설계 회사 같이 100~200만원 대 이상의 고사양 PC가 필요한 기업이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을 위한 맞춤형 브랜드 PC를 제공하는 것도 조립 PC 기업이 기업용 PC 시장을 공략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고객에겐 구매 수량 만큼 출장 A/S 기간을 연장 제공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또한, 현재 출장 A/S를 제공하는 조립 PC의 경우 상당수가 1년의 기간만을 제공하고 있는데, 기업의 사무용 PC는 개인용 PC보다 교체 주기가 긴 점을 고려해 출장 A/S 서비스를 구매하는 수량 만큼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도 업체들이 기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영상] 인텔과 AMD가 협력할 수도 있다?,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는 반도체 업계 정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