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를 위한 안드로이드 태블릿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NVIDIA Shield
Tablet)이 12월 초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PC 그래픽 카드에 쓰이는 GPU 아키텍처를 사용해 다른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자랑하는 쉴드 태블릿은 미국에서는 이미 7월에 출시되었지만 다른 국가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국내 시장에는 연말에서야 출시가 이뤄진 것이다.

늦어진 국내 출시로 소비자들이 얻은 이점이 있다면 최신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운영체제가 설치된 제품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 게임에 필요한 무선 컨트롤러 및 커버 액세서리 구입이 가능해진 것, 해외
구매와 달리 조텍 코리아를 통해 공식 출시되어 A/S를 받기가 쉬워졌다는 것이다.
태블릿, 게임패드, 커버가 뭉쳐 게임 머신으로 변신

쉴드 태블릿 자체는 보드나라에서 9월에 리뷰했던 쉴드 태블릿 16GB Wi-Fi 해외판과
다르지 않다. 이전 세대에서 스타일러스를 내장한 태블릿(테그라 노트7)과 휴대용 게임기(쉴드 포터블)로 구분했던 테그라
레퍼런스 라인업을 '게임 태블릿'으로 통합시켰다.

쉴드 태블릿은 2.2GHz ARM Cortex-A15 쿼드코어 CPU와 192코어 케플러
GPU가 들어간 엔비디아의 테그라 K1 모바일 프로세서, 2GB RAM, 16GB 내장 스토리지, 전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 MIMO 안테나가 들어간 802.11n 무선랜, 블루투스 4.0 LE, GPS/GLONASS, 9축 모션 센서,
19.75Wh 배터리를 탑재했다. 16GB Wi-Fi 모델 외에 32GB Wi-Fi + 4G LTE 모델도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가로 기준으로 좌우 측면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으며 micro-USB 2.0
포트 옆에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이 가능한 Mini-HDMI 포트를 갖췄다. 그 옆에는 3.5mm 오디오 잭이 자리잡고
있다.
쉴드 태블릿에 대한 리뷰는 보드나라의 이전 기사 "테그라
K1에 노트와 게임 기능을 합체,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을 참조하기 바란다.

쉴드 태블릿은 8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케플러(Kepler) 아키텍처 지포스
GPU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태블릿, 테그라 노트7에서 가져온 다이렉트스타일러스(DirectStylus) 펜이 장착된
노트/그리기 기능, 쉴드 포터블에서 이어진 무선 컨트롤러와 HDMI 연결로 콘솔 게임기 스타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쉴드 태블릿 전용 무선 컨트롤러와 태블릿 커버는 별도로 판매되는 액세서리다. 보통 태블릿
액세서리들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딱히 불편하진 않으나 쉴드 태블릿의 다양한 게임 기능을 모두 활용하려면 액세서리도 꼭
필요하다. 전용 액세서리 외에 다른 제품을 고려해봐도 쉴드 무선 컨트롤러는 블루투스보다 응답 속도가 빠른 Wi-Fi
Direct로 본체와 연결되고 태블릿 커버는 쉴드에 맞춰 설계되어 대체품을 찾기 힘들다.

쉴드 태블릿용 무선 컨트롤러는 해외에서는 59.99달러, 국내에서는 6만9천원에 판매되어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블루투스가 아닌 Wi-Fi Direct 방식으로 연결되어 응답 속도가
개선되었으며, 콘솔 게임기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컨트롤러 구성을 하고 있다. 컨트롤러의 상단에 전원/연결을 위한 엔비디아
로고 버튼과 안드로이드 터치 센서 버튼이 들어갔고, 하단에는 마우스 동작이 가능한 터치패드와 볼륨 버튼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앞쪽에는 내장 배터리 충전용 micro-USB 포트와 3.5mm 오디오 잭이 보인다.
엔비디아 로고 버튼의 위로 마이크가 내장되어 헤드셋을 연결하지 않고도 컨트롤러를 사용해 음성 명령 기능을 지원한다.
Wi-Fi Direct에 내장 배터리 + 터치패드 + 마이크 등 추가 기능을 고려하면 무선 컨트롤러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니다.

쉴드 태블릿 커버는 디스플레이만 덮을 수 있는 방식으로 쉴드 태블릿에 맞춰 설계되었으며
애플이나 구글 태블릿 커버처럼 자석으로 부착하고 자동으로 화면을 켜고 끈다. 커버를 접어서 스탠드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출시 가격은 3만9천원으로 애플/구글 정품 커버에 비해 좀더 저렴하다.

이전 모델이었던 테그라 노트7의 태블릿 커버는 플라스틱 가이드를 태블릿 측면에 슬라이드로
끼워넣는 방식이라 내구성/편의성이 아쉬웠는데, 쉴드용 태블릿 커버는 측면에 가까이 대면 자석으로 착 달라붙어 한결
편해졌다.

쉴드 태블릿 커버는 접어서 본체에 고정해 스탠드로 활용할 수 있다. 영화를 감상하거나
무선 컨트롤러를 연결해 게임을 즐길 때 유용하다. 이렇게 태블릿 커버와 무선 컨트롤러가 합쳐지면 쉴드 태블릿이 8인치 콘솔
게임기로 변신하는 것이다.
롤리팝 먹은 쉴드 태블릿, 깔끔한 디자인으로 변신


쉴드 태블릿은 구글 넥서스 다음으로 빠르게 최신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업데이트를
제공함으로써 구글이 강조한 매터리얼(Material) 디자인으로 UX(사용자 경험)이 완전히 바뀌었다. 잠금 화면에서도
알림 메시지를 리스트 형태로 보여주고 설정 메뉴도 훨씬 깔끔해졌다.


쉴드 태블릿에 들어간 구글 기본 앱들도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의 매터리얼 디자인에 맞춰
겉모습과 기능이 바뀌었다. 전체적인 반응속도가 빨라지고 주요 기능에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구글 기본 앱과 달리 엔비디아가 쉴드 태블릿에 추가한 앱은 롤리팝과 관계없이 기존
디자인과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테그라 노트 때부터 사용된 카메라 UX는 롤리팝 업데이트에 맞춰
매터리얼 디자인으로 바꿨으면 했지만 아쉽게도 변화가 없었다.


주요 벤치마크 앱으로 테스트 해본 결과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업데이트가 쉴드 태블릿의
하드웨어 성능에 영향을 준 것은 없어 보인다. 구글이 롤리팝부터 64bit 프로세서를 지원하지만 쉴드 태블릿에 들어간
테그라 K1 프로세서는 테그라 4에 사용했던 32bit Cortex-A15 CPU를 그대로 쓰고 있다. 64bit CPU가
들어간 테그라 K1은 구글 넥서스 9 (HTC 생산)에 들어갔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넘어선 게임 지원 기능

엔비디아가 쉴드 태블릿을 게임 태블릿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PC 지포스 그래픽 카드의
케플러 아키텍처 GPU가 적용된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밑바탕으로 삼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엔비디아의 다양한 게임 지원
기능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우선 쉴드 태블릿으로 일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똑같이 구글 플레이에서 안드로이드 게임을
설치해서 즐길 수 있다. 블리자드가 PC와 아이패드에 이어 최근 안드로이드 태블릿용으로 출시한 카드게임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도 쉴드 태블릿으로 잘 돌아간다.

일반 안드로이드 게임들이 저사양 하드웨어에 맞춰 쉴드 태블릿의 성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밸브의 하프라이프2나 포탈처럼 PC 게임을 그대로 안드로이드에서 돌아가게 만든 게임도 있다. 쉴드 태블릿
독점으로 출시되었으며 게임을 하려면 쉴드 무선 컨트롤러가 필요하다.

또한 쉴드 태블릿은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 카드가 장착된 PC에 설치된 게임을 스트리밍
형태로 플레이하는 게임 스트림(NVIDIA GameStream)을 지원한다. PC에서는 지포스 GTX 660급 이상의
그래픽 카드와 지포스 익스피리언스 소프트웨어,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필요하며, 쉴드 태블릿에 무선 컨트롤러를 연결해야 실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내 PC의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게임 스트림은 PC 게임을 직접 구매(설치)해야
하고, 스트리밍을 하는 동안 PC가 계속 켜져있기 때문에 전기세도 많이 든다. 그래서 엔비디아는 주문형 게임 서비스인
GRID 게임도 쉴드 태블릿으로 제공한다. 아시아 지역은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국내에서 접속 가능하다.

가정 내 PC 대신 엔비디아 GRID 서버에서 제공되는 AAA급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따로 게임을 구매하거나 설치할 필요가 없다. 유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지만 내년 6월 30일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에 공유 기능으로 자신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녹화하거나 스크린샷을 찍어 공유할 수
있으며, 태블릿에 내장된 전면 카메라와 마이크를 이용해 트위치에 게임 중계도 가능하다. 녹화 기능은 게임 뿐만 아니라
언제라도 쓸 수 있다.
고성능 게임 태블릿이지만 늦은 제품 출시가 발목 잡아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은 게임을 위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단순히 GPU 성능이 높은 테그라 K1 프로세서를 사용해서가 아니라 쉴드 태블릿 전용 고사양 안드로이드 게임,
고성능 무선 컨트롤러, 지포스 PC 게임 스트리밍, GRID 서비스 등 게임에 대한 엔비디아의 폭넓은 이해와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부분이다.

다만 서두에 밝혔던 것처럼 테그라 K1 발표 후 1년이 다 된 시점에 등장한 쉴드
태블릿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 어렵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애플 프로세서는 공식 발표와 제품 출시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이슈가 되고 주목을 받지만, 엔비디아는 일찌감치 프로세서를 발표한 뒤에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샘플링을
시작하고 이후 제품 개발과 생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충격은 사라지고 이슈는 희석된다. 대단한 프로세서로 시작해
비슷비슷한 제품 사이에서 끝맺는 셈이다.
만약 엔비디아가 매년 1월 CES에서 새로운 테그라 모바일 프로세서를 발표하는
전통(?)을 이번에도 이어간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한 달 만에 구세대가 될 테그라 K1 태블릿을 손에 넣게 된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이 간격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