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PC는 최신 기술의 집약체로 어디에 두더라도 "내가 PC다"라고 알아볼 수 있는 크기와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가전제품보다 싼 가격에 크기는 초코바 사이즈에 불과한 미니PC까지 나오는 세상이 되자 집안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는 PC는 어딘가에 잘 감추거나
숨겨두는 것이 미덕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모니터와 본체가 합쳐진 올인원(All-in-One, AIO) PC는 껍데기만 그럴 듯하고 성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과거의 오명을 벗고 전원 코드만 연결하면 바로 쓸 수 있는 간편한 PC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HP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은 지난 해 새로 출시된 인텔 스카이레이크 저전력 프로세서에 윈도우 10 운영체제 조합으로 다른 어느
때보다 올인원 PC에 적합한 환경에서 세련된 디자인으로 집안 인테리어와도 잘 어울리는 가구 같은 PC를 표방하고 나온 제품이다.
모니터로 착각하기 쉬운 초슬림 디자인 설계
HP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은 '슬림하게 생겼지만 결국은 PC'임을 어떤 식으로든 드러내던 이전 모델들과 달리 외형적으로
보면 모니터와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디자인에 신경썼다. 알루미늄 코팅 스탠드와 전면 디스플레이를 엣지 투 엣지(edge-to-edge)
형태의 유리로 덮어 깔끔한 27인치 모니터를 보는 듯 하다. HP가 제품 전면에 붙여놓은 스티커에서 "PC는 가구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도
최근 가정 내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바뀌는 가전 제품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키보드/마우스/네트워크를 무선으로 쓴다면
전원 케이블 하나만 연결하면 PC 설치가 끝나는 셈이다.
디스플레이는 27인치 1920x1080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WVA 광시야각 패널로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선명한 화면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적합하며 WLED 백라이트를 써서 소비전력을 줄이면서 적당한 밝기를 유지하고 있다.
전면 상단 좌측에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춘 HP PC 라인업에 들어가는 B&O(뱅앤올룹슨) 오디오 기능이 적용되었음을 알리는 로고가
보이며 중앙부분에 720p HD 웹캠과 듀얼 어레이 마이크가 들어갔다. 일반 데스크탑용이 아닌 TDP 35W짜리 저전력 인텔 스카레이크 기반
6세대 코어 i5-6400T 저전력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DDR3L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3D 게임 성능을 향상시키는 AMD 라데온 R7
A360 외장 그래픽 카드, 넉넉한 스토리지 용량을 위한 1TB HDD도 들어간다.
본체 후면은 곡선 형태를 띄면서 타공 패턴이 적용된 블리자드 화이트 컬러에 DVD 영화나 CD 음악을 손쉽게 감상하고 광디스크 기록도
가능한 울트라 슬림 트레이 형태의 DVD-RW 드라이브가 달려있다. 모니터 스탠드에는 케이블을 한 곳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중간 부분이 뚫려있고
세련된 본체 디자인을 해치지 않도록 각종 입출력 포트는 스탠드에 가려지는 후면 중앙 및 하단에 배치시켰다.
입출력 포트 구성은 하단에 USB 3.0 포트 2개와 3.5mm 헤드폰/마이크 콤보 단자, 3-in-1 카드 리더기가 제공되고, 그 위로
전원 어댑터 연결 단자, 기가비트 유선 LAN 포트, USB 2.0 포트 4개, 그리고 듀얼 디스플레이 구성을 위한 HDMI 출력 포트가
보인다.
전원은 일반 모니터보다 좀더 큰 150W AC 전원 어댑터를 사용한다. 모바일 트렌드에 맞게 저전력에 특화된 최신 하드웨어를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품 교체나 확장 기능을 고려할 필요없이 정확히 내부 부품의 설계 전력에 맞춘 전원 공급이 가능하니 일반 데스크탑 PC에 들어가는
파워서플라이보다 낮은 용량으로도 잘 돌아간다.
올인원 PC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도 본체 디자인에 맞게 위에는 블랙, 아래는 화이트 투톤 컬러를 적용하고 있다.
무선 키보드는 일정한 키 간격으로 타이핑시 오타 발생이 적은 아이솔레이션 방식을 적용했으며, 일반 풀사이즈 키보드보다 작은 크기를 구현하기 위해
자판과 키패드 사이에 위치한 방향키와 기능키들을 工자 형태로 재배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무선 광 마우스는 AA 배터리 2개로 동작하며
내부에 키보드/마우스 연경릉 ㅟ한 리시버 수납 공간이 있다.
HP 파빌리온 올인원 PC는 27인치 모델 외에 터치스크린 기능이 들어간 23인치 모델(23-q255kr)도 있다. 하드웨어 스펙은 두
제품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감상에 적합한 대화면과 업무 활용도가 높은 23인치 터치스크린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성능과 소비전력 균형을 맞춘 하드웨어 구성
HP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은 6세대 인텔 코어 i5-6400T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8GB DDR3L-1600MHz
메모리, AMD 라데온 R7 A360 4GB DDR3 외장 그래픽 카드, 씨게이트 1TB 바라쿠다 SATA3 7200RPM HDD, 브로드컴
802.11b/g/n Wi-Fi 및 블루투스 4.0 무선 네트워크, 리얼텍 기가비트 LAN 기능이 들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 홈 64비트 버전이 설치되어 있다.
인텔 코어 i5-6400T 프로세서는 14nm 공정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일반 데스크탑용 코어
i5-6400/6500/6600 프로세서가 TDP 65W, 오버클럭용 i5-6600K는 91W인 것에 비해 i5-6400T는 동작 클럭을 낮춰
TDP를 35W까지 줄인 것이 특징이다. CineBench R15 CPU 테스트 결과를 보면 클럭 차이에 따른 성능 변화 외에 기본적으로는
데스크탑용 코어 i5와 비슷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6세대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에 들어간 인텔 HD 그래픽스 530 내장 그래픽은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 정도는 풀HD 해상도에 안티 앨리어싱까지 설정해도 평균 60프레임 수준으로 돌릴 수 있다. 하지만 HP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은 여기에 추가로 AMD 라데온 R7 A360(M360) 그래픽 카드를 더해 인텔 내장 그래픽의 2배 가까운 성능을 보여준다.
다만 모바일용 R7 M360 성능은 데스크탑용 라데온 R7 360보다 떨어지므로 하이엔드급 이상 그래픽 카드를 요구하는 고사양 PC
게임에서는 해상도와 그래픽 옵션을 많이 낮춰야 한다. 톰클랜시 더 디비전(Tom Clancys' The Division)에서는
풀HD(1920x1080) 해상도에 그래픽 옵션 중간(Medium)으로 평균 20.5프레임, 라이즈 오브 툼 레이더(The Rise of the
Tomb Raider)는 같은 옵션으로 겨우 9.49 프레임을 기록했다.
최신 미니PC나 노트북이 보다 빠른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SSD를 많이 쓰고 있는데 HP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은 속도보다
용량을 택했다. 내부 스토리지로 1TB SATA HDD가 들어갔는데 3.5인치에 7200 RPM으로 HDD 중에서는 평균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신 SSD에 비해 반응 속도가 살짝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은 풀HD 27인치 화면으로 영화나 드라마, 각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하기에 적합하다.
풀HD 영상을 원본 화면으로 볼 수 있으며 H.264 포맷으로 만들어진 풀HD나 4K 동영상도 낮은 CPU 사용률로 원활하게 재생할 수 있다.
올해 초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Netflix)도 윈도우 10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화면 하단에 위치한 듀얼 스피커는 TV 아래에 달린 사운드 바를 연상시키는데 B&O PALY 기술이 들어가 음악, 음성, 영화 등 콘텐츠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소리를 들려주며 사숑자가 직접 사운드를 조절할 수 있다. 내장 스피커보다 강력한 사운드를 원한다면 3.5mm 오디오 잭을
이용해 스피커/헤드폰을 연결하거나 제품 특성에 맞게 블루투스 스피커로 무선 사운드 시스템을 꾸밀 수도 있다.
저전력에 특화된 하드웨어를 사용한 HP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의 장점은 일반 데스크탑 PC에 모니터를 연결했을 때보다 훨씬
낮은 소비전력이다. 외장 그래픽 카드가 돌아가는 고사양 게임을 할 때를 제외하면 인터넷이나 동영상을 볼 때도 소비 전력 차이가 거의 없다. 또한
시스템 소비 전력도 2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소모하는 것이 많아 화면 밝기를 줄이면 소비전력을 더 절약할 수 있다.
오랫동안 써온 PC, 이제는 편하게 쓸 때도 됐지
HP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은 직접 부품을 조립하거나 여러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 데스크탑 PC와 달리 박스에서 꺼내 전원
코드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간편함이 장점이다. 모니터를 옮기듯이 본체와 전원 어댑터만 이동시키면 어디에나 쉽게 설치 가능하고 무선
키보드/마우스만 놓으면 바로 PC 사용 준비가 완료된다. 인텔 최신 코어 i5 저전력 프로세서와 27인치 풀HD 모니터, AMD 외장 그래픽
카드 조합은 일반적인 PC 업무와 다양한 작업에도 문제없는 성능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올인원 PC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디자인이 이쁘다.
다만 23인치 터치스크린 모델과 비교해 Wi-Fi 기능이 802.11b/g/n 2.4GHz까지만 지원하는 것이 단점이고 완벽한 디자인을
추구하려고 입출력 포트 위치를 가장 쓰기 불편한 곳에 배치한 것도 편의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넉넉한 1TB HDD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빠른 속도를 위해 SSD + HDD 조합을 사용하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런 불평들은 이 제품을 고사양 게임이나 복잡한 주변기기를 주렁주렁 연결하는 '데스크탑 PC' 관점에서 봤을 때 할 수 있는 것으로
거실이나 외부 전시 공간에 놓고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올인원 PC라면 디자인과 설치 및 사용 편의성이 더 중요한 요소다. HP 파빌리온
올인원 27-n150kr은 바로 이런 올인원 PC의 목적에 잘 부합하는 제품이다.
[취재] M4 칩과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 새로운 iMac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