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지포스 RTX 20 시리즈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던 AMD 라데온 그래픽 카드가
RDNA 아키텍처 기반의 RX 5700 시리즈로 반격의 실마리를 마련했지만, 아직 하이엔드쪽에서는 절대적인 성능 경쟁력이
부족해 아직은 가성비를 따져야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RX 5700 시리즈의 성능이 동일 가격대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제공하는 것이
다행인데, 그렇다면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모델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의 가성비를 보여줄까?
이번 기사에서는 라데온 RX 5700 XT 시리즈의 비레퍼 모델 중 최초로 제이씨현에서
국내 유통 중인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를 이용해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기가바이트 특유의 트리플 팬으로 조용한 게임 환경
라데온 그래픽 카드 레퍼런스 디자인의 고질병 중 하나는 바로 블로워 팬 기반 벽돌
디자인에서 피할 수 없는 쿨링 소음이다. 그래픽 카드의 발열을 바로 외부 배출하기 때문에 내부 발열 제어에 유리하지만,
근래 쉽게 접할 수 있는 100mm 급 대형 쿨링팬을 단 커스텀 모델들에 비해 그래픽 카드의 발열과 소음 제어면에서는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자체 내구 기준을 통과한 디자인인 만큼 실 사용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접하기
어렵지만, 흔히 비행기 이륙음으로 비견되는 소음을 듣고 있다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피하긴
어렵다.
이번에 나온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는 기가바이트 특유의
트리플 팬 디자인, 특히 중앙 팬의 회전 방향을 양 측면 팬과 반대로 설정해 경계 부위의 난류를 최소화하고, 그로 인해
소음과 쿨링 성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내부에는 다수의 히트파이프가 별도의 베이스를 거치지 않고 GPU의 발열을 직접 써멀 블록
전체에 고루 전달하는 DTH(Direct Touch Heatpipe) 방식이 적용되어 보다 빠른 열 분산이 가능하며, 통합
써멀 블록은 메모리와 전원부 모스펫의 발열도 함께 담당한다.
백플레이트는 그래픽 카드 손상과 오염을 방지하는 동시에 메모리와 VRM 발열을 제어하는
방열판의 역할도 병행한다. 제조사의 독자적인 쿨링 솔루션이 탑재된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는
레퍼런스 모델의 베이스 클럭 1605MHz가 1650MHz로, 게이밍 클럭은 1755MHz에서 1795MHz로 높아졌고,
부스트 클럭은 1905MHz로 동일하다.
참고로, AMD 라데온 RX 5700 시리즈에서의 부스트 클럭은 해당 GPU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클럭, 게이밍 클럭은 실제 게임 플레이시 유지되는 평균 클럭, 베이스 클럭은 극악한 조건에서 유지되는 최저
클럭을 의미하며, 당연히 같은 GPU라면 각각의 클럭이 높을수록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
측면에 새겨진 제조사 기가바이트 로고는 RGB Fusion 2.0 기술을 지원하는 동사의
메인보드나 메모리, 케이스 등과 함께 동기화한 RGB LED 색상과 조명 효과를 지정할 수 있고, 보조전원 커넥터에는
각각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상태 LED가 심어져 있다.
그렇다면 실제 발열 특성은 어떨까? 트리플 쿨러에 DTH 방식을 도입한 만큼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는 AMD 레퍼런스 디자인에 비해 상당한
쿨링 능력을 보여주었다.
실내 온도 약 32℃인 보드나라 사무실에서 퍼마크를 통한 GPU 부하 시 라데온 RX
5700 XT 레퍼런스는 약 80℃를 기록한 반면,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는 약 71℃를
기록했다. 핫스팟 온도는 각각 95℃와 96℃를 기록해 큰 차이가 발생하진 않았다.
위 사진의 GPU-Z 모니터링 상황을 보면 이때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는 레퍼런스 모델과 비교해 전력 소비량이 약 20W 더 높은데다 GPU 클럭도 약 100MHz 더 빠르게
동작하면서도 우수한 쿨링 솔루션의 능력을 증명하였다.
참고로, 퍼마크 진행시 각 그래픽 카드의 상태는 위 이미지를 클릭해 큰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의 성능?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의 게이밍 성능과 가성비는 어떨지
최신 게임 위주로 테스트했다. 결과 확인시 보더랜드 3와 컨트롤은 아직 DX12 호환성 및 성능 관련 이슈가 있는 점을
참고하기 바라며, 드라이버는 테스트 시점에서 최신 버전인 RSAE 19.9.2와 지포스 게임 레디 드라이버 436.15
WHQL 버전을 이용했다.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의 성능을 비슷한 가격대가 형성된 지포스 RTX 2070
Super와 비교하면 게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서로 엇비슷한 모습을 발휘한다.
기본 체급이 있는 만큼
Full HD에서는 최신 게임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며, QHD 해상도에서는 보더랜드 3와 컨트롤에서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이지만, 성능에 특별히 민감하지 않다면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발휘해준다.
4K에서는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로 썩 만족스런 게임 성능을 내주지 못하는 가운데,
보더랜드 3에서는 다른 테스트와 달리 예외적으로 지포스 RTX 2080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는 RTX 2080 Super에 자리를 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중인 RTX
2080에 비해 절대 성능은 뒤지지만, 라데온 RX 5700 XT의 전반적인 성능은 지포스 RTX 2080 대비 약
85%, RTX 2070 Super와의 성능 차이는 약 97%에 달한다.
이 결과를 보면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하이엔드에 경쟁할 마땅한 제품이 없던 AMD 라데온 시리즈에도 충분한 '고성능' 제품이 있음을 확인 시켜준다.
특히, 같은 제조사의 동급 제품인 '게이밍 OC' 시리즈를 비교할 때 RTX 2070
Super Gaming OC는 약 65만원, RTX 2080 Gaming OC는 약 86만원(2019년 9월 23일
가격비교 사이트 기준)에 비해 가격적인 메리트도 높아, 전통적인 가성비 우위도 제공한다.
여기에 라데온 이미지 샤프닝과 라데온 안티 랙처럼, 엔비디아의 대응 기술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는 기술을 지원하는 것도 주목해보자.
가성비 요구하는 하이엔드 게이머들의 새로운 솔루션
필요한 제품이라면 망설이지 않지만, 필수가 아닌 '선택'에 가깝다면 이것 저것 따져 보고
최상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은 비단 기자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게이머라면 가상화폐 채굴 열풍의 끝자락에서 이뤄진 그래픽
카드 세대 교체 주역들의 몸값이 전세대에 비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올라가면서 의도치 않게 가성비를 무시하게 되었지만,
말 그대로 '갑부'가 아닌 이상 가성비를 무시하는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물론 가성비를 무시하고 사이버펑크 2077이나 컨트롤, 울펜슈타인 영블러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등 주목받는 최신 AAA급 타이틀에 적용되고 있는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을 경험하고 싶거나, 순수하게
엔비디아를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지포스 계열 그래픽 카드를 선택할 자유도 있다.
하지만 기가바이트 라데온 RX 5700 XT Gaming OC는 하이엔드에 어울리는 절대
성능에 더해 엔비디아 지포스 RTX 시리즈에 비해 높은 가성비를 제공, 한동안 엔비디아 독주 체제가 이어져 온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 시장에 대안 솔루션으로의 잠재력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상] RTX4090 중국 수출 제재,국내포함 그래픽카드 시장에 불러올 나비효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