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 PC 시장이 고성능 게이밍 PC 트렌드로 바뀌면서 PC 케이스들도 확장성과 튜닝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부분의 게이밍 PC 케이스를 표방하는 제품들은 측면에 내부 부품을 볼 수 있는 강화유리를 달고 전면에는 화려한 RGB 조명 팬을 3개
정도 나란히 장착하며, 상단에는 수랭 쿨러 라디에이터 설치 공간을 제공한다. 고사양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기 위해 HDD 설치 공간은 없애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런 특징을 맞추기 위해 제조사는 달라도 케이스 디자인은 비슷해지고 소비자 입장에선 조립 PC 부품 구성도 케이스 기준에 맞춰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어차피 PC 조립이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는 거라면 좀더 비용을 들이더라도 개성넘치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제품을 원하는 수요도
존재할텐데, 서린씨앤아이에서 국내 유통하는 '프렉탈 디자인 벡터 RS 강화유리(Fractal Design Vector RS Tempered
Glass)'가 그런 유저들을 위한 빅타워 케이스다.
세련된 디자인 안에 갖춘 유연한 확장성
(이미지 출처: FractalDesign)
프렉탈 디자인 벡터 RS 강화유리 케이스(이하 벡터 RS)는 RGB 케이스 팬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PC 케이스와 달리 상단에서 전면으로
이어지는 ARGB 스트립(Adressable RGB Strip)을 따라 강화유리와 일반 케이스를 구분짓는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하고
있다.
특히 양쪽 측면 패널은 2개의 핸드 스크류 나사만 빼면 쉽게 열 수 있도록 Push-to-Lock 래칭 방식을 사용하며, 상단 패널은
강화유리와 에어플로우 두 가지 방식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 전면 패널 쪽 ARGB 스트립도 케이블이 아니라 접점 방식을 써서 탈부착 과정에서
ARGB 기능이 손상될 위험이 사라졌다.
측면 - 상단 - 정면 일부로 이어지는 3면 강화유리는 볼트를 쓰지 않고 고정시켜 파손 위험을 줄였고, 틴트 처리를 해서 내부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않고 RGB 조명 밝기도 적절하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
케이스 상단에는 전원 버튼과 2개의 USB 3.0 포트, 최대 10Gbps 전송 속도를 지원하는 USB 3.1 Gen2 Type-C 포트, 그리고 3.5mm 마이크, 헤드셋
단자와 리셋 버튼이 들어갔다.
벡터 RS의 최대 장점은 유연한 확장성이다. E-ATX 메인보드를 지원하는 빅타워 케이스라 해도 다양한 위치에 수랭 쿨러 라디에이터 장착이
가능한 제품은 대부분 저장장치를 위한 드라이브 베이가 적고, 반대로 드라이브 베이가 많은 케이스는 수랭 쿨러 장착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벡터 RS는 120mm 또는 140mm 팬을 전면에 3개, 상단에 3개, 후면 1개, 하단 2개 등 최대 9개까지 장착 가능하며,
수랭 쿨러를 위한 라디에이터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전면에 360mm, 상단 420mm, 하단 280mm, 후면 120mm 크기까지 설치할 수
있다.
드라이브 베이 디자인도 밖에서 지저분한 케이블이 보이지 않게 커버로 가리면서 기본 6개의 3.5인치 HDD 드라이브 베이와 2개의
2.5인치 SSD 베이를 제공한다. 그래픽 카드 장착 위치의 HDD 드라이브 베이를 비워 고사양 그래픽 카드 장착에도 대비했는데, 브라켓을
별도로 추가하면 최대 11개의 HDD와 4개의 SSD까지 확장할 수 있다.
드라이브 베이는 전후면 케이스 팬을 통해 자연스러운 냉각이 가능하도록 개방형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벡터 RS에 들어간 기본 케이스 팬은
140mm 크기의 프렉탈 디자인 다이내믹 X2 GP-14 쿨러로 새로운 LLS 베어링 적용으로 10만 시간의 뛰어난 내구성과 공기 역학 요소를
고려한 팬 블레이드로 소음이 적다. 1000 RPM 회전 속도에 팬 소음은 18.9dB(A), 최대 풍량은 68.4 CFM이다.
7개의 확장 슬롯에 2개의 버티컬 VGA PCI 슬롯이 구성되어 별도로 판매되는 라이저 카드(Flex. VRC-25 PCIE x16)를
장착하면 무거운 그래픽 카드를 수직으로 장착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케이스 하단에는 먼지와 이물질 유입을 방지하는 먼지 필터를 장착했는데, 손쉽게 탈부착이 가능하고 천이나 스펀지 재질이 아닌 나일론 재질이라
흐르는 물에 씻어서 말려서 다시 장착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케이스 하단에도 120mm 또는 140mm 쿨링 팬을 2개 장착할 수 있고 120/140/240/280mm 라디에이터 설치도 지원한다.
케이스 받침대는 메탈 재질로 만들고 높이를 띄워 하단으로도 원활한 공기 흐름이 이뤄지도록 했다.
저장장치 설치 및 각종 케이블 정리는 케이스 밖에서 보이지 않게 반대쪽 측면에서 모두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하단 파워 서플라이는 최대
300mm 길이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브라켓에 파워를 먼저 고정한 다음 케이스에 밀어넣고 핸드 스크류 나사로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
벡터 RS에 들어간 nexus + smart 허브는 쿨링 팬 및 ARGB 스트립 제어와 전원 공급에 사용된다. 파워 서플라이의 SATA
전원 커넥터 및 메인보드 4핀 CPU FAN 커넥터에 연결하면 허브에서 4핀 CPU 쿨링 팬 또는 수랭식 라디에이터, 2개의 4핀 쿨링 팬,
6개의 3핀 쿨링 팬 등 총 9개의 팬을 컨트롤 할 수 있다.
nexus + smart 허브와 상단 I/O 포트, 그리고 ARGB 스트립 기능을 위해 전원 스위치, 리셋 스위치, 전원 LED 같은 기본
커넥터 외에도 HD 오디오 커넥터, USB 3.0 커넥터, USB 3.2 Gen1 Type-C 커넥터, 5V ARGB 커넥터 등을 연결할 수
있다.
벡터 RS는 ASUS, GIGABYTE, MSI, ASRock 등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의 RGB 동기화 소프트웨어와 연동하지만, 만약
메인보드에 ARGB 헤더가 없는 경우 구성품으로 포함된 ADJUST R1 컨트롤러를 사용해 RGB 조명을 동작시킬 수 있다.
Adjust R1을 파워 서플라이 SATA 전원으로 동작하며 케이스의 ARGB 케이블을 이쪽으로 연결하면 유선 리모콘터럼 RGB 조명
모드와 색상, 밝기를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조절할 수 있다.
그 밖에 벡터 RS 액세서리 박스 안에 에어플로우 방식의 상단 교체 패널 부품과 다양한 케이스 조립 부품들, 그리고 다국어 유저 가이드가
들어갔다. 프렉탈 디자인 국내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제품 구매 후 2년 동안 보증 서비스가 제공된다.
슬라이드 섀시 구조으로 손쉬운 업그레이드
프렉탈 디자인 케이스의 특징은 조립 과정이 일반 케이스보다 조금 번거롭게 느껴져도 조립 후 만족감이 높다는 점이다. 벡터 RS도 PC
조립이나 케이블 정리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도 설명서를 따라 차근차근 진행하면 깔끔하게 완성된 결과물을 볼 수 있다.
넉넉한 내부 공간을 갖춘 벡터 RS는 CPU 쿨러 장착 높이가 최대 185mm로 타워형 고성능 CPU 쿨러도 충분히 설치할 수 있으며,
그래픽 카드 역시 기본 설치 길이는 300mm까지로 되어 있으나 HDD 드라이브 베이나 전면 케이스 팬 위치 등을 조절하면 최대 465mm
길이까지 확장 가능하다.
스토리지와 각종 연결 케이블 정리는 케이스 반대쪽에서 이뤄진다. 근래에 나오는 케이스는 대부분 3.5인치 드라이브 베이 갯수가 2~3개
정도로 줄었으나 벡터 RS는 넉넉한 3.5인치 HDD 장착이 가능하고, 2.5인치 SATA SSD도 2개를 나란히 설치할 수 있다.
강화유리가 들어간 대부분의 케이스는 측면에만 강화유리 패널을 쓰고 상단은 수랭 쿨러 라디에이터 또는 상단 배기를 위해 외부 공기가 통하도록
뚫어놓는 경우가 많다.
벡터 RS는 케이스 상단에도 강화유리 패널을 써서 PC 내부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고 상단 RGB 스트랩과 함께 케이스가 책상 아래에 있을
때도 튜닝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도와준다.
케이스 내부의 원활한 열 배출을 위해 상단 강화유리 패널을 에어플로우 패널로 교체할 수 있다. 좌우 측면 패널을 분리한 상태에서 전면
베젤을 떼어낸 다음 상단 강화유리 채널을 고정하고 있는 나사 2개만 풀면 된다.
슬라이드 방식으로 강화유리 패널을 분리하고 라디에이터 및 쿨링팬 장착을 위한 메탈 프레임을 케이스에 설치한 다음 먼지 필터, 상단 커버
순으로 조립하면 된다.
에어플로우 패널 교체시 상단 라디에이터는 케이스 전면이나 하단에는 설치할 수 없는 최대 140/280/420mm 규격까지도 장착 가능하다.
다만 그래픽 카드와 마찬가지로 길이가 긴 3열 수랭 라디에이터를 쓰려면 3.5인치 드라이브 베이 배치 등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내부 섀시 구조가 Define R6C와 동일하기 때문에 상단에 240mm 이상의 라디에이터를 장착하려면 드라이브 베이를 제거한 냉각 특화
사양으로 변경해야 하므로 3.5인치 드라이브 베이는 하단에 위치한 2개만 쓸 수 있다.
벡터 RS에 달린 140mm 프렉탈 디자인 다이내믹 X2 GP-14 쿨링 팬은 RGB LED가 들어가지 않아 케이스 상단에서 전면으로
이어지는 ARGB 스트립으로 튜닝 효과를 보여준다.
메인보드 ARGB 헤더에 연결하면 ASUS, 기가바이트, MSI, ASRock 등 주요 제조사의 RGB 동기화 프로그램으로 다른 부품들과
RGB 색상이나 조명 효과를 맞추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조명을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보다 화려한 RGB 조명 시스템을 구축하길 원한다면 메인보드를 비롯해 CPU 쿨러와 메모리, 그래픽 카드, 추가 케이스 팬이나 RGB
스트립 등을 활용하면 된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프렉탈 벡터 RS
프렉탈 디자인 벡터 RS 강화유리 케이스는 쿨링과 튜닝에 중점을 두면서 비슷비슷한 형태로 식상해지기 쉬운 PC 케이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디자인과 실용적인 설계로 다양한 사용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이다.
상단에서 전면으로 이어지는 ARGB 스트립을 중심으로 적용한 강화유리 패널은 가볍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고,
상단 패널은 필요에 따라 강화유리와 에어플로우 버전으로 교체할 수 있다.
요즘 케이스에서 내부 공간 확보를 위해 줄이고 있는 드라이브 베이도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고도 타워형 공랭 쿨러와 고성능 그래픽 카드, 기본
장착된 140mm 저소음 고성능 쿨링 팬에 추가로 케이스 팬 및 수랭 쿨러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수 있다.
20만원대 후반의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오래 쓸 수 있는 케이스를 찾는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영상] PC케이스(폼팩터)의 크기가 더 작고 다양해져야 하는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