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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홈네트워킹을 지원하는 가전제품에 탑재하는 미들웨어의 표준으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UPnP를 사용할 예정이어서 독자규격인 홈와이드웹(HWW;Home Wide Web)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쇼에서 홈네트워킹의 중심제품이 될 홈서버인 ‘홈미디어센터’를 처음 소개한 이후 올 연말 상용화를 목표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4일 “우선 데이터 통신, AV 컨트롤 등의 기능을 갖춘 홈미디어센터를 오는 11월 먼저 출시할 예정이며 향후 디지털 가전기기 제어 및 운용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홈미디어센터의 표준은 UPnP이며 관련 네트워크 제품의 표준도 궁극적으로는 UPnP 기반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UPnP는 MS가 밀고 있는 홈네트워크 가전제품용 미들웨어 표준으로 소니의 하비(HAVi),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지니(Jini) 등과 표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HWW, LG전자가 LnCP라는 독자 미들웨어를 개발한 상태이다.
따라서 삼성이 자사의 홈네트워킹용 핵심제품인 홈미디어센터의 미들웨어를 MS 주도의 UPnP로 채택한다면 이에 연결하는 가전제품도 동일한 미들웨어를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독자규격의 HWW는 ‘국내용’으로 전락하거나, 아예 설 땅이 없어지게 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UPnP 위에 HWW를 올릴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UPnP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이같은 지적을 드러내놓고 인정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초 이와 관련한 제휴를 맺은 소니와의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홈네트워킹 제품개발과 관련해 지난해 초에는 소니와, 같은 해 10월에는 MS와 각각 제휴를 맺었다.
소니가 밀고 있는 HAVi는 인터넷과 연동되는 기능이 없어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고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반면 삼성의 HWW은 TV·AV 기기· PC 등 가정내 정보·가전기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쉽게 제어할 수 있는 홈네트워킹 기술규격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표준으로까지 채택됐다.
IP(인터넷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한 이 프로토콜은 IEEE1394 표준을 채택해 다른 기술규격보다 확장성과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HWW는 이러한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세계 유수업체들의 동조를 얻는데 실패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는 삼성이 홈네트워킹 분야에서 MS와 손잡은 것은 세계시장에서의 표준 경쟁이 MS의 UPnP로 기울어지는 것을 간파하고 이를 채택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 관계자는 “삼성은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HWW를 주도했지만 결국은 대중성이 있는 UPnP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의 또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HWW 표준을 포기한다고 해도 손해볼 것은 없다”고 말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2002년 2월5일 오전 4:24
김양희 (emil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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