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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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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 2003-06-2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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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가 사라진 시대, 출구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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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을 다룬 상도를 보아도 (드라마든 소설이든) 밑지고 파는 것이 상도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세상에 밑지못할 말 중에 하나가 장사꾼의 '밑지고판다'라는 말이라는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용산에서는 '밑지고 파는'
것이 아주 당연히 되어 버렸다.
물론 우리가 아무리 이야기해 봤자,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머리에 핏발세우며
반박하는 사람들에게는 할말이 없다. 중요한것은 현실이 정말 그렇다는 것이고, 아주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진실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법이라고 했는데 용산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용산의 불경기가 지속적으로 오래된것은 벌써 1 ~ 2년이 넘는다. 많은 상인들은
마치 인터넷의 가격비교 사이트가 사태를 이지경으로 만들어놓았다고 푸념하는 소리를 가끔 듣지만, 그것은 사태의 일부분일 뿐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 바로 불신이다.
시장에서는 소비자와 달리 '여신'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용산에 나가서 물건을
사보신 분이면 한번쯤 이런 광경을 보셨으리라 싶다. 물건을 시켜놓고 기다리면 전표만 주고 돈을 받아가지 않는것을 자주 보셨을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 '외상'을 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이 여신기간은 거래등급에 따라 나뉘며 결제일을 철저히 잘 지키는 회사는 A급,
그보다 못한 곳은 B급 이런식으로 등급을 매기고, 이에대한 여신기간도 다 달라진다.
상식적으로 외상을 했으면 바로 갚아야 하는것이 당연한 상식이지만, 요즘
용산에서는 이런 기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많은 업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 물건을 받고 돈을 주지 못하는 사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결국에는 거래가 끊기고, 이에따라 자금회전이 중단된다. 돈을 받지 못한 업체는 이를 메우기 위해 가격을 쳐서 현금을 만들려
하지만 (내린다는 뜻의 시장 속어) 요즘같이 물건이 돌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마저 불가능해져 버린다.
물건을 땡겨다 쓴 곳은 더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현금을 만들기 위해 비
상식적인 방법을 동원하게 되고, 여기에서 불법도 공공연하게 진행된다. 역시 많이 팔려면 가격이 싼게 장땡. 현금을 만들기위해 재고를
원가 이하에 팔게되고, 여기에서 세금계산서 등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버린다. 흔히 계산서를 판다고 하는데, 계산서를 팔면 물건값의
5%정도의 마진을 더 볼 수 있고, 마진보다 팔리는게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원가 이하에 제품을 서슴없이 내놓는다.
설상가상으로 물건을 땡겨다 쓴 곳이 부도를 맞거나 자취를 감추면 이로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상위 판매업체로 전가되고, 업체의 재무환경이 극도로 나빠진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가 한번 '터지면', 업체당
작은곳은 1천 ~ 2천만원, 큰곳은 3천 ~ 5천만원의 손해를 본다. 그동안 보드팔아서 모은 마진을 다 날리는
셈이다.
시장상황이 극도로 안좋아지다 보니, 이런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4 ~
6월달은 하루에도 1 ~ 2군데씩 이렇게 사건이 '터졌다'. 이러다보니 남아있는 업체들의 자금사정은 더욱 위축받게 되고, 자금 회전을
위해 남아있는 업체들은 더욱 가격을 내린다. 아이러니의 반복이다.
덕분에 소비자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소비자의 권리가 한층
강화되었다. 마진은 둘째문제고 팔리는 것 자체가 중요한 '생계의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기에, 남아있는 곳은 울며 겨자먹기로 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경기가 안좋고 가격공개 사이트때문에 용산이 이지경이 되었다고 하지만,
진짜 속내는 따로 있다. 시장의 불신. 서로 믿지못하고, 누가 먼저 도망갈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장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그나마, 제품의 값이 몇만원대가 아니라 몇십만원 대이기 때문에, 1000개만 되도 벌써 10억이 된다. 마진이 아무리 없어도 월 매출
몇십억은 용산에서 우습다. 자금회전 자체가 타 시장보다 크기때문에 이정도 버티고 있을 뿐, 벌써 속은 곪을대로 곪았다.
상인들은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된 이유가 내가 못나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탓, 가격비교사이트 탓이라고 한다. 그러나, 불신만 남기고 시장을 떠난 사람들을 다시 생각해보라.
그들이 없었다면 과연 이정도로 심하게 위축 되었겠는가? 결국 시장을 이렇게 만든것은 상인들 자신이다. 자신들 스스로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었고, 소비자를 시장에서 쫓아버렸고, 그들이 시장을 점점 더 병들게 하고 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어쨌든 소비자는 싼값에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더더욱 바랄 것 없다.
남의 탓 하지말고 자신부터 뒤돌아 보라. 소비자가 싼것을 찾기때문에 가격을 내린다는 말은 하지마라. 아직도 홈쇼핑에서는 RADEON
7000이 최고의 그래픽카드라는 문구가 여전히 돌아다닌다. 소비자는 자신이 쓴 돈만큼의 대우를 받기 원한다.
그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라. 그러면 답은 나온다. 아직도
대기업 PC만이 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을 명심하라. 그들을 용산에서 쫓아버린 사람은 바로 상인들이다. 結者解之. 오늘의 용산 상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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