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초고속 인터넷 공유기 사용자들에게 추가요금을 물리는 것을 동시 이용자가 2명 이하일 경우에는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KT는 가정 가입자들의 컴퓨터 보유 대수가 평균 2대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추가 1대에 대해서는 추가 요금 부과를 유예하는
방식으로 2대까지는 그냥 연결해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 밝혔다. KT 관계자는 공유기를 이용하는 PC가 3대일 때부터 매월 대당 5천원씩의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KT의 공유기 사용자들에 대한 요금 부과 방침이 정해짐에 따라 다른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도 조만간 추가 요금 방식에 대한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KT의 PC 2대 요금 미부과는 KT측의 말을 해석하면 부과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유예하는" 방식이라 설명함에 따라
공유기 이용 요금 부과가 정착된 후에 언제든지 2대 사용자에게도 요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사용자가 스스로
비용을 지불하여 구입한 공유기에 대해 KT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인식도 심어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KT의 정책 변경은 인터넷 공유기 사용자들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2대의 PC 사용자들과, 3대 이상의 PC을
물려 사용하는 사용자들을 분리시켜서 소비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여 공유기 요금 부과를 관철시키려는 고도의 정책술로 보인다.
조삼모사라는 말이 있는데 원숭이를 아끼던 중국 송나라의 저공이 먹이가 부족해지자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겠다고
했다가 원숭이들이 화를 내자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주겠다고 속인 것을 뜻하는 4자성어다. 원숭이들은 단지 아침에 도토리를 많이
준다는 것에 기뻐 저공의 말에 속아넘어갔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할 문제는 아침에 도토리를 몇개 주느냐가 아니라 저공이 원숭이들에게 주는 도토리 갯수를 줄였다는 사실 부분이다.
민영화로 바뀌면서 이익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적어지고 서비스는 낮아졌다는 평을 듣는 KT가 인터넷 종량제에 이어 공유기 요금 부과
정책을 추진하면서 먹이가 남아도는데도 무조건 도토리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소비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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