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질게 터졌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분기보고서가 파문을 낳고 있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한국에서 판매되는 윈도에 대해 코드제거 또는 재설계를 요구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윈도를 철수하거나 새로운 버전 출시를 연기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이다.
사건의 본질은 한참 거슬러 올라가, 리얼네트웍스(리얼 플레이어 제조사)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윈도미디어플레이어를 윈도에 탑재, 제공하면서 자사의 리얼플레이어의 공정한 경쟁을 침해했다면서 신고한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한국의 다음커뮤니케이션즈 역시 MS의 MSN Messenger 가 윈도에 기본 탑재되면서 MS를 제소하면서 일이 커졌다. 현재는 리얼네트웍스의 경우 MS와 합의하여 고소를 취하한 상태이나,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아직 취하하지 않은 상태이다.
본질을 파고들어가면 문제의 양상이 약간 달라진다. 얼마전 EU에서 MS의 윈도미디어플레이어 끼워넣기가 공정한 경쟁을 해친다고 수정버전을 만들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올 11월 안에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에 있었다.
이런 와중에 일이 터졌다. MS는 MS한국지사의 의 비중은 전체 MS의 약 1%도 되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EU와 같은 결정을 내릴경우 철수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실제 2004년 회계연도에 한국 MS는 2억2천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MS전체매출은 약 370억 달러규모였다.
한국 MS가 차지하는 비중?
현재 IT업계에서 MS가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한국MS의 전체매출에서 B2C가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B2B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고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데스크탑 윈도의 판매도 각 제조사에 판매하는 OEM비중이 대부분이고, 서버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며, 모바일 시장역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B2B분야이다. 소비자가 주 대상이 되는 시장은 XBOX로 대표되는 게임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알기에 MS의 철수협박이 실제로 진행될경우 상당한 여파를 낳을 수 있음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기때문에 MS의 실제철수가 진행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실제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밖에 되지 않을지라도 한국에는 MS가 군침돌만한 양분이 상당히 많은 곳중에 하나이다. 가장 많은 인터넷 사용자를 가지고 있으며, MS가 눈독들이고 있는 핸드폰 시장에서도 세계적인 제조사 3사의 본국이며, 세계 최대 반도체메이커의 본국이기도 하고 MP3의 종주국이기도 하다. 특히 MS는 홈 모바일에서 이미 삼성-KT와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노력을 보였을 정도로 한국시장 철수가 MS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철수가 진행되는 것은 MS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결국 MS가 철수카드를 넌지시 흘린것은 일종의 협박용이라는 것 외에는 달리 생각할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미 MS는 유럽연합(EU)에서 시정명령을 받았다. 한국에서마저 시정명령을 받을 경우 제3, 제4의 같은 소송이 전세계에 퍼질 공산이 크다. 이는 MS의 이미지와 사업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불러오는 최악의 상황이기때문에 이를 막아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을 가능성이 크다.
필자의 생각뿐인지는 몰라도 또하나 생각할수있는 것이 '감히 니네가' 식의 기선제압식 엄포일 가능성이다. '감히 1%도 안되는 조그만 나라가 EU와 같은 힘을 가지려 하는가?' 식의 깔보기식 시선이 '사업철수'로 연결되었을 가능성이다. 실제 MS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한국시장을 비하해 왔고, 그때마다 도마위에 올라왔다. 비록 유니코드로 결론이나기는 했지만 윈도3.1/95시절 독자적인 한글코드 발표로 시끄러웠던 적이 있고, 빌게이츠 방문시 KAIST에 제공한 NT코드도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년마다 한국을 방문하겠다던 그의 약속도 지켜진적도 없다.
SW산업 키울 계기로 삼아야...
그렇다고 감정적인 대응을 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애플과 리눅스가 있으니 떠나라' 등이나, '제발 떠나달라'는 식의 대응은 별로 효과가 없다. 문제는 데스크탑 시장이 아니다. 한국의 SW 업계는 상당히 취약한 업계중에 하나이다. 실제 MS철수로 인해 한국시장이 받을 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1.21 인터넷 대란도 따지고보면 윈도결함 아니던가?
아직 공정위의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그동안 산과 강이 마르고 닳도록 외쳐온 '자생력'을 갖춰야 할 시기이다. MS의 힘은 의외로 데스크탑 윈도에 있는것이 아니라 오피스 / 서버시장에 있다. 처음부터 MS 의존도를 떨어트린다고 OS를 개발하겠다고 외치는것보다, 자생적인 SW업계를 활성화시키고 다양한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성화시키는것이 급선무다. MS WORD가 워드프로세서에서 1위를 하지 못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다.
한국 MS의 한마디
사건이 터지자마자 한국 MS는 MS의 입장을 대신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남겼다.
"MS본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우리는 말할 수 있는게 없다. 단지 MS는 한국시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싶고 MS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의 의사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과연 MS가 그동안 한국시장에 '투자'를 했었나? 2004년만 2억 2천 400만 달러 (한화 2330억원) 의 매출을 올렸다고 했는데, 과연 얼마를 투자했단 말인가? 한국 MS는 10년동안 약 1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제 모든 시선이 이제 공정위에 집중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