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면 볼수록 짜증만 나는 아이폰 논쟁
어디를 보나 아이폰 이야기이다. 국내 관련사이트들이 아이폰이야기로 넘쳐나는 것은 필자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단순히 '핸드폰'하나 출시된 것(?) 가지고 IT분야만 놓고 보면 거의 온 나라가 난리이다.
관련된 반응도 참 재미있다. '외산폰의 습격' 이라는 둥, 이 나라에 매국노가 판을
친다는 둥 (아이폰을 사면 매국노, 국산폰을 사면 애국자?) 의 과도한 아이폰 까기부터 역으로 매트릭스에 갇혀있는 국내사용자들을 매트릭스 밖으로
구원해낼 구원자가 등장했다거나, 오히려 아이폰 구입이 애국자라는 등, 진정한 한국의 IT 강국을 위한 시발마가 등장했다는 이야기 등의 찬반논란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잠잠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왜곡되고 추상화되며 본질을 벗어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과도한 억누르기가 낳은 부작용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러한 왜곡된 아이폰 논쟁은 결국 그 시발점이 과도한
시장폐쇄에서 기인한 점이라는 것이다. 굳이 자유경쟁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Adam Smith의 이론을 꺼내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진입과 퇴출이 이루어지는 시장이 건전한 시장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공감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 폭발된
유선인터넷 시장에 이은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장인 무선인터넷 시장 역시 단말기와 접속방법의 제한 없이 누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되었어야 했다. 결국 특정 몇몇 업체의 과도한 자기시장 지키기와 이러한 업체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정부가 낳은
'촌극'이 현재 산으로 가는 아이폰 논쟁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니들이 언제 스마트폰에 관심이나 가졌냐?
그냥 조용히 끝날 수 있을 수도 있었던 이야기는, 같잖은 오누이들이 대거
'필드'에 등장하시면서부터 이상하게 더 꼬여가고 있다. 그냥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정리될 일을 잘 알지도 못하는 '같잖은'
사람들이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부터 더 심하게 꼬여버렸다.
그들이 기존 독점체제 안의 이익단체들과 이해관계가 얽혀있기에 감놔라 배놔라
하고 있다는 섣부른 추측은 하지 않겠다. 한가지, 뭘 알기나 하고 지껄이는 것 인지나 되물어보고 싶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Windows Mobile은
1996년 codename 'Alder'로 불리는 Windows CE 까지 그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 볼 수 있다. 어차피
Windows CE는 HPC (Handheld PC)를 위한 OS였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지만, 이
Windows CE에서 파생된 PDA 시장을 위해 이름을 바꿔 달은 Windows Mobile은 첫 출시된 Windows
Mobile 2000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Windows Mobile 2002와 이를 기반으로 한 PDA시장이 활성화되면서부터 이미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은 운영체계이다.
현재 데스크탑 Windows 운영체제의 문제점을 역시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Windows Mobile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안전성은 이미 PDA시절부터 수많은 얼리어답터들에게 지탄의 대상이었었고, 이를
기반으로 한 2003년 LG의 SC8000이나, HP의 IPAQ RW6100이 어떠한 평가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자료조사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 시점은 2009년이지만, 이미 6년 전부터 소비자들은 Wi-Fi 기능
미 탑재문제, 이동통신사 무선인터넷 컨텐츠의 네트워크 독점문제, Windows Mobile의 운영체제 불안전성과 기기 버그, 불안전성에
관해 끊임없이 불만을 토로해왔으며, 6년 동안 외쳐대었음에도 꿈적도 하지 않는 독점체제에 거의 불만수준이 아닌 경멸의 대상이
되어있던 점은 스마트폰, 혹은 PDA폰에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져보았거나 써보았다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만큼 흔한 일들이다.
한번이라도 제품을 써봤다거나,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았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이야기들을 얼굴에 철판 깔아가며 뻔뻔하게 지껄이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반응은 더욱 격해지고, 논쟁의
방향은 왜곡되어 갔다.
이제서야 스마트폰이 마치 대중화된 것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문제는 국내 최초의 PDA폰이라 할 수 있는 LG SC800이 출시된 2002 ~ 2003년부터 이미 제기된 '고일대로
고인' 문제이다. 지금 독점체제를 비호하는 그 누구 하나라도, 이러한 썩은 문제에 대해 당시에 관심을 가진 자들이 있었던가? 하려
했으면 그때부터 이미 같은 논리가 등장했어야 하는 것 아닌지?
독점체제가 비난 받아야 할 더 큰 이유
원래 아이폰이라는 제품이 가져다 주는 이슈는 무선인터넷의 개방문제도, 국내
제조사들과 애플의 자존심문제도 아니다. 아이폰이라는 제품이 한국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H/W 기반의 제조중심시장에서 이제는
S/W기반의 창조적 시대로 '패러다임 시프트' 하는데 있어야 했다.
국내 제조사나, 통신시장을 독점하는 통신업체들이 정말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그 동안 H/W의 발전에만 골몰해있었을 뿐 , S/W에 대해서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애플의 아이폰은 그 H/W적인 기능이나 S/W적인 기능 모두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약간의 발전이야 있겠지만 본절적인 기능은
이미 6년 전에 다 구현되어있던 것들이다.
애플이라는 회사의 전략이 언제나 그렇듯이, 애플은 H/W와 S/W를 둘로
나누어 보지 않는다. 애플은 언제나 H/W와 S/W는 언제나 하나라는 일체화된 전략으로 접근했다. (물론 그 전략 때문에 PC에서
실패하긴 했지만)
진정 국내 제조사들과 통신업체들이 비난 받아야 할 가장 큰 정책은 바로 이
S/W에서 제대로 된 정책을 개발해내지 못했다는 것이어야 했다. 통신업체들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에 코웃음을 치고 폐쇄정책으로
일관했으며, 제조사들은 MS의 Windows Mobile을 사다 장착하는데 바빴지 새로운 OS를 개발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OS를
찾아서 장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순수 국내산 OS와HW인 CellVic이 가져올 수 있는 파급력을 죽이는데 바빴다)
이미 2003년부터 실패의 조짐이 보인 MS Windows Mobile을
과감하게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산 스마트폰 OS를 개발하거나, 아니면 노키아의 심비안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라도 벤치마크하여
글로벌 기준에 승부가 가능한 한국의 스마트폰 OS를 선보이고 그 안에서 시장을 창출했더라면 지금의 Windows Mobile 기반
제품처럼 욕이나 먹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 폐쇄성은 지적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언론의 아이폰까기, 문제를 왜곡하다
정말 아이폰을 까고 싶다면 애플이 어떤 회사인지 조금 더 조사해보고 나서
글을 쓰길 바란다. 1980년대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의 애플부터 현재의 애플까지 애플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만 공부한다면, 현재의
아이폰에 그렇게 열광하는 것이 앞으로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점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오히려 현재의 왜곡된 언론의 아이폰 까기는 애플의 모든 것을 '善'으로
간주해버리는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지만 애플은 절대로 '善'의 위치에 있을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 (모든
회사가 다 마찬가지이지만) 물론 국내 현명한 유저들이 그것을 눈치 못 챌 만큼 무지한 사용자들도 아니지만, 왜곡된 아이폰 논쟁은
건전한 애플과 아이폰의 비판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다.
사실 아이폰이 국내 이동통신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과 아이폰의 기존
제품과 비교한 상대적인
혁신성 때문에 아이폰을 반기는 것이지, 애플과 아이폰의 정책은 비판 받을 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현재의 왜곡된 아이폰 논쟁이 짜증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오히려
건전한 아이폰 사용을 막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를 왜곡되게 바라보도록 언론이 그 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지금까지의 어떠한 PDA폰이나 스마트폰이 제공해주지 못했던 새로운
스마트폰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일으킬만한 파급력을 갖춘 제품이긴 하지만, 공이 있으면 과가 있듯, 세상에 문제가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없다. 애플과 아이폰은 그 파급력과 제품성이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공이 크듯, 과도 역시 클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상기해야할 만한 제품이다.
그냥 뭣도 모르시는 분들은, 시장 참여자와 IT 종사자들이 아이폰과 아이폰으로 변화될
스마트폰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깔려면 뭘 좀 알아보고 제대로 까든가, 그것이 아니라면 좀 입다물고 조용히 계셔주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