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無十日紅, 노트북을 위협하던 넷북의 인기 변화

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정확히는 權不十年 花無十一紅(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하는데, '권력은 십년을 가지 못하고, 꽃도 열흘 동안 붉지 않다'는 뜻으로 오늘 날로 치면 아이돌 가수가 부른 신곡이 나오자마자 1위를 하고 며칠 못가 히트곡 순위에서 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저가형 노트북으로 태어났지만 한때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노트북 시장을 완전히 갈아엎을 기세였던 넷북은 올해 들어 대중의 관심에서 꽤 멀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넷북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PC 시장 자체가 새로 등장한 모바일 OS 시장에 한방 먹었다고 하는 것이 맞다.
아직까지는 단순히 컨텐츠를 보고 이용하는 수준에 그치는 모바일 OS 기기들을 일개 '재생기기(Player)'로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autoexec.bat 파일을 만지작거리고 DOS 명령어를 일일이 입력하던 시대에서 지금까지 컴퓨팅의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언제까지 사람들의 손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쥐어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필자가 지난 2009년 11월에 "넷북의 예상치 못한 선전"이라는 제목으로 넷북의 성공이 증명하는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했는데, 불과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혁신의 주인공은 이미 모바일 OS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타블렛으로 넘어갔으니 정말이지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다.
19년 연속 반도체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PC 시대를 이끌고 있는 인텔(Intel)의 CEO 폴 오텔리니(Paul Otellini)도 IDF 2010에서 스마트 시장의 대두가 인텔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면서 인텔은 더 이상 반도체 제조사가 아닌 컴퓨팅 솔루션 업체로 거듭날 것임을 강조했다.
PC 시장의 지속적이고 견고한 성장을 믿는 인텔조차 이미 PC와 동등한 비중으로 확산된 스마트 장치들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는 상황이니, PC 시장 혁신의 최전선에 있었던 넷북이 겪어야 할 변화의 바람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