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제)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인터넷 실명제로 불리던 제한적 본인 확인제는 일일 평균 이용자수가 10만명이 넘는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게시판을 운영하기 위해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는 게시자 본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으로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수집 및 보관을 의무화하는 법률이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8월 23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터넷게시판을 설치,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과하여 게시판 이용자로 하여금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본인확인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29조, 제30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터넷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헌법재판소: 공익 효과 적고 표현의 자유만 제한
헌법재판소는 본인확인제가 인터넷게시판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불법정보를 게시하는 것을 억제하고 불법정보 게시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함으로써 건전한 인터넷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본인확인제가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으로 하는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불법정보 게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기해자 특정은 인터넷 주소 등의 추적 및 확인을 통해, 피해자 구제는 정보의 삭제/ 임시조치, 게시판 관리/운영자에 대한 불법정보 취급의 거부/정지 또는 제한명령 등 기존의 법률로도 불법정보의 유통 및 확산을 차단하거나 손해배상 또는 형사처벌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본인확인제 대상인 게시판 이용자가 '정보의 게시자'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를 할 가능성이 없는 '정보의 열람자'도 포함하고, 본인확인제 적용 대상 선정방법도 정확성과 기준이 불분명한 이용자수 산정 결과에 따라 정해지는 등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적용범위를 광범위하게 정함으로써 법집행자에게 자의적인 집행의 여지를 부여했다고 보았다.
여기에 본인확인제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본인확인정보를 보관해야 하는 기간이 정보의 게시가 종료된 후 6개월이 경과하는 날까지로, 게시자가 글을 일부러 삭제하지 않았을 경우 본인확인정보 역시 무기한으로 보관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헌법재판소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표현의 자유를 사전 제한하는 본인확인제가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 제한으로 인해 달성하려는 공익의 효과가 명백해야 하나 본인확인제 시행 이후에도 개선된 점이 적고, 오히려 본인확인제로 인해 인터넷 이용자가 규제나 처벌 등을 염려해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고,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이나 재외국민의 게시판 사용 봉쇄, 본인확인정보 보관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방통위: 헌재 결정 존중, 보완책 마련하겠다
한편, 그 동안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해온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이미 2012년 연두 업무 보고시 기술 및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재검토 방침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인터넷 실명제 효력이 상실됨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내용과 취지를 바탕으로 명예훼손 분쟁처리기능 강화, 사업자 자율규제 활성화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방통위가 지난 2008년과 2009년 방송법 개정 문제를 다룬 MBC 프로그램에 대해 공정성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대해서도,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대체하는 새로운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 방송법 개정 등을 심의위와 협의해 조속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